농장 생산성 좌우하는 가축질병관리…
국가주도 관련연구·보상체계·근절대책 시급하다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송형근·김소연 기자]

한우, 브루셀라·결핵·설사병 발생 여전
법정전염병에 비해 소모성 질병은
제대로된 관리도 안 되는 상황

돼지, 호흡기·장염 빈번해
질병 컨트롤 없인

MSY 증가도 어려워

가금, 닭진드기·가금티푸스 예방 위해
농장 위생관리 철저히 하고 소독에 만전
경영 안정성 높여나가야

 

국내 축산에서 가축질병은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연례행사처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고 구제역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겹치면서 축산농가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영혁신에 나서고 축산업의 미래를 위해선 가축질병을 반드시 줄여나가야 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숙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방역과 관련해 집중 부각된 고병원성 AI, 구제역, ASF 외에 축종별로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주요 질병에 대한 해결방안 등을 짚어봤다.

 

한우, 브루셀라·결핵 등 발생 여전

소결핵은 만성적인 세균성 질병으로 쇠약, 미열, 허약, 식욕결핍 증상을 보인다.사진은 소결핵에 감염된 소의 림프절에 대한 육안적 소견.
소결핵은 만성적인 세균성 질병으로 쇠약, 미열, 허약, 식욕결핍 증상을 보인다.사진은 소결핵에 감염된 소의 림프절에 대한 육안적 소견.

최근 정부 통계 중 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질병은 바로 소결핵이다. 소결핵은 체중감소와 호흡기 질환을 야기해 농장에 경영적 손실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비살균 우유나 호흡기를 통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인수공통 전염병이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정기검진이 강화되는 등의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브루셀라는 인수공통감염병인 세균성전염병으로 암소에게 불임증 및 임신 후반기 유·사산을 일으키고 수소에게 고환염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사진은 브루셀라로 임신 후반기(6~8개월)에 유산된 태아(사체) 모습.
브루셀라는 인수공통감염병인 세균성전염병으로 암소에게 불임증 및 임신 후반기 유·사산을 일으키고 수소에게 고환염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사진은 브루셀라로 임신 후반기(6~8개월)에 유산된 태아(사체) 모습.

감염된 소의 유사산 태아, 분만시 태반, 양수 등에 의한 전파가 많은 브루셀라도 근절을 위한 대책들이 추진되는 한편 농장 정기 검사와 거래전 검사를 통해 브루셀라를 예방하려는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브루셀라병 검사를 하지 않고 소를 출하하는 가축의 소유자와 가축운송업자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제60조에 따라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 같은 근절대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소결핵과 브루셀라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더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시·도 방역기관의 제2종 법정 가축전염병 현황에 따르면 소의 경우 총 892건 중 결핵이 555건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고 소 브루셀라병이 209, 기종저, 요네병, 류코시스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브루셀라만 해도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청정화를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발병 개체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어 보다 세심하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수의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소결핵의 경우 방역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 바이러스 설사병, 농가에겐 직접적 피해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법정전염병에 비해 크고 작은 소모성 질병들은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검역본부 포유류 질병진단 실적보고서의 소 질병진단에 따르면 병성감정 73건 중 유사산 질병이 28건으로 전체의 38.4%에 해당하며 가장 많이 진단됐고 특히 소 바이러스 설사병(BVD) 유산형이 7건으로 전년도의 9건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BVD는 법정전염병이 아니지만 소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질병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특히 수 백종에 이르는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 임상증상도 거의 없으며 식욕이 없거나 열이 나고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에서 치명적인 점막병까지 일으킨다. 게다가 임신한 소가 BVD에 감염돼 송아지를 낳으면 송아지가 바이러스를 갖고 태어나 바이러스 전파개체가 된다. 유럽의 낙농 선진국에서는 BVD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국가적인 근절 사업을 펼친 곳도 있을 만큼 소 농가들에게는 치명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방훈 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장은 최근 BVD 청정화를 추진 중인 스위스의 경우 발생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BVD에 의한 직접적인 생산 손실액만 연간 70~140억 원으로 추정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BVD는 직접적인 생산성 손실에 유량감소, 미성숙 송아지 자발적 도태, 송아지 폐사, 유산 등 각종 피해를 야기시킬 뿐 아니라 진료와 치료비용, 추가되는 노동력까지 농가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BVD 백신을 개발하는 등 정책적으로 근절을 위한 노력들이 더해지고 있다. 문제는 현장에서 변이가 많아 새로운 형태의 BVD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질병진단 사업과 함께 BVD 백신 사업을 통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체로부터 바이러스를 받아 태어난 송아지, 즉 지속감염 소(PI)의 색출과 백신접종, 차단방역 등 위생수준을 향상시키는 노력들이 함께 행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만성 설사 유발 요네병 많아

요네병은 만성 장염 현상과 쇠약, 안구함몰 등을 유발하며 설사후 1주일 이내 사망하는 질병이다.사진은 요네병에 걸려 임상 증상을 보이는 젖소.
요네병은 만성 장염 현상과 쇠약, 안구함몰 등을 유발하며 설사후 1주일 이내 사망하는 질병이다.사진은 요네병에 걸려 임상 증상을 보이는 젖소.

소 질병 가운데 만성 설사를 유발하는 요네병은 잠복기가 길고 증상도 서서히 나타나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병원체가 농장에 잠복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질병이다. 치료 비용이 비싸고 완치가 어려워 감염소 도태를 유발하고 있다.

요네병은 소, , 산양, 사슴 등 되새김질하는 반추 동물에게 발생되는 만성 소모성 질병으로 국내에선 1983년 외국으로부터 수입된 젖소에서 처음 발생된 이래 매년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지속적인 설사, 체중 감소, 수태율 감소 등을 유발하며 어릴 때 감염돼 3~5세 때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감염소가 분변을 통해 요네균을 배출하기 때문에 전염성이 높아 농가에 감염된 소가 한 마리만 있더라도 농가 전체에 전파되기 쉽다.

제주도에서는 지역적인 특성상 2013년부터 전국 최초로 농가에서 소 요네병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 요네병 관리 농장 인증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1344농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65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참여농가의 요네병 양성률은 사업시행 초기 3.2%에서 지난해 1.2%의 양성률을 보이고 있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요네병 발생 농가는 가축 이동 금지명령과 함께 송아지 매매도 금지된다. 또한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우유 집유 시 해당 농가는 마지막에 방문이 이뤄진다. 젖소에게 발병되면 우유 생산량이 감소해 젖소 목장에서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으며 보상도 이뤄지지 않아 농가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농가에서는 요네병이 의심스러워도 검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조사보다 많은 농가에서 발병될 가능성이 높다.

요네병에 걸려 설사, 쇠약 증상으로 위축된 소의 모습.
요네병에 걸려 설사, 쇠약 증상으로 위축된 소의 모습.

요네병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감염된 소는 최대한 빨리 도태해야 하며 감염 소가 낳은 송아지도 도태해야 한다. 감염은 태어나서 처음 수 개월 내에 이뤄지므로 송아지 사육농가의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가능하면 송아지는 성우의 분변 오염이 없는 곳에 사육해야 한다.

요네병은 검역본부에서 질병 감염 여부만 관리하고 있고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낙농가에서는 우유 생산이 목적인 젖소 살처분 시 보상 기준이 가축평가 금액이 아닌 유대 값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두 전 강원대 교수는 외국에서는 자조금을 구성해 보상하지만 우리는 국가에서 직접 보상해 주며 살처분 소 가격에는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감안 돼 보상체계가 이뤄지고 있다많은 보상을 원하면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에 보상체계에 대해 균형적인 감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돼지, 호흡기·소화기 질병 여전

가설건축물로 지어진 가축양육시설의 외부 모습. 양돈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설건축물로 지어진 가축양육시설의 외부 모습. 양돈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양돈현장에서 호흡기 폐렴과 소화기 장염은 농장의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외에도 이들 주요 질병이 제대로 컨트롤 되지 못하면 단기적으로 모돈 마리당 연간출하마릿수(MSY) 1~2마리를 높이는 것은 사실상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바이러스, 돼지써코바이러스2(PCV2) 등을 비롯해 돼지유행성설사병(PED), 흉막 폐렴은 양돈농장에서 골칫덩어리가 된 지 오래다.

 

# 후보돈 순치 위한 가칭 방역돈사 필요

가설건축물로 지어진 가축양육시설의 내부 모습.
가설건축물로 지어진 가축양육시설의 내부 모습.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달 24일 현장 양돈질병 상황 공유와 현안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양돈질병 분야별 협의체를 영상회의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PRRS는 제3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신고를 기피하는 등 방역 관리에 애로가 많은 점을 감안, 신고 의무 질병 수준으로 전환 관리되도록 농식품부와 중장기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됐다.

또한 현장에서 문제되고 있는 돼지로타바이러스, PRRS, PED, 돼지인플루엔자(SI), 돼지 유·사산 질병 등 다양한 돼지 질병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있었다.

소모성질환 등 가축질병을 관리하기 위해선 후보돈을 순치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모성질환 등 가축질병을 관리하기 위해선 후보돈을 순치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관련 연구와 더불어 질병에 대한 보다 철저한 예방 접종과 함께 농장 순치에 보다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방훈 과장은 협의체를 통해 제안된 의견들은 내년도 신규 연구과제 선정에 반영해 인수공통전염병과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현장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로 가축질병 차단과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홍 대한한돈협회 부회장은 정부는 구제역 피내 접종을 조속히 도입해 전국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이상육 발생을 저감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농장에서 PRRS 등을 안정화하기 위해 수의업계에선 40일 가량의 순치를 얘기하고 있지만 가칭 방역돈사를 설치해 후보돈을 최소 수개월 순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닭진드기·가금티푸스 예방관리 중요

닭진드기는 한 번 농장 내 발생하게 되면 완전히 박멸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축사 내 발생하는 먼지를 수시로 제거하고 주기적인 소독을 실시하는 등 농장주의 기본적인 농장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닭진드기는 한 번 농장 내 발생하게 되면 완전히 박멸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축사 내 발생하는 먼지를 수시로 제거하고 주기적인 소독을 실시하는 등 농장주의 기본적인 농장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가금부문의 질병과 관련해 산란계농가의 경영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닭진드기, 육계농가에는 가금티푸스 질병이 꼽히고 있다.

닭진드기는 닭의 피부에 기생하는 외부기생충이 피를 빨아들이는 질병으로 스트레스 유발로 인한 산란율과 계란 품질이 낮아져 농가에 많은 피해를 입히는 질병이다.

김진현 검역본부 조류질병과 수의연구사는 여러 양계농가들이 정부 주도로 시행하고 있는 닭진드기 공동방제 지원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질병 예방, 계란 안전성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닭진드기는 한 번 발생하면 완전히 박멸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농가에서 구제제 사용빈도를 높이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수시로 계사 내 먼지를 제거하고 소독을 실시하는 등 농장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닭진드기 밀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살모넬라 갈리나룸에 감염되면서 설사를 하다 심하면 폐사까지 이어지는 가금티푸스는 종계가 감염되면 후대 병아리에게도 전파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산란계의 경우 예방백신 접종을 통해 가금티푸스를 예방하고 있는데 여름철 발생이 집중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농장에서 면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강민수 검역본부 조류질병과 연구관은 가금티푸스 예방관리는 종계의 경우 정기 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이 나오는 개체에 대해서는 설처분을 실시한 뒤 감염 종계군에 대해서는 도태를 권고하고 있다부화장과 농장에서의 기계적 수평전파를 막는 것이 중요하고 산란계의 경우는 중추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며 적정 시기에 예방백신 접종을 실시, 충분한 면역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닭진드기 감염에 의한 스트레스가 가금티푸스 발생에 연관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닭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고, 병원체의 유입과 전파를 차단하는 노력을 지속해 경영 안정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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