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입량 급증 · 환율 상승 …원가부담 심화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중국이 옥수수와 대두를 대량 수입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폭발적 상승을 시작했던 국제 곡물가격이 2012년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국내 사료업체들의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사료업계 전체가 지난해 4분기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과도한 원가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사료업체들은 상반기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 옥수수 9월 도착분 톤당 330달러 수준 이를 듯

최근 사료원료 가격 상승세를 보면 주원료 옥수수의 경우 사료업계의 지난해 구매평균단가는 톤당 약 200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1분기에는 약 240달러까지 수직 상승했고 지난달은 평균 248달러 선을 기록했다.

소맥의 경우 지난해 구매평균단가는 톤당 약 220달러에서 오는 7월 도착분 기준 약 310달러로 40% 이상 폭등했으며, 대두박도 지난해 톤당 350달러에서 오는 8월 도착분 기준 약 500달러로 43% 가량 상승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옥수수 9월 도착분 시세도 톤당 약 33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는 등 끝 모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환율·원유·해상운임까지 상승하며 경영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폭등의 원인으로는 중국의 수입량 급증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해 9월부터 자국 내 옥수수 재고 부족으로 내수가격이 꿈틀거리자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옥수수 760만 톤을 수입했는데 올해도 수입량을 꾸준히 늘려나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옥수수 수입량은 약 1000만 톤인데 이 추세라면 중국은 올해 연말까지 약 3배에 가까운 2800만 톤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 세계 옥수수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공급한 유동성 자금이 인플레이션과 상품시장 투기 과열을 유발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소맥, 대두 등도 주요 재배지의 기상이변으로 인한 작황 우려가 제기되고 옥수수 대체 수요까지 집중되면서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2010년 초반의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연일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팜박, 야자박, 채종박 등의 부원료 가격도 주원료 가격의 상승세를 따라 상승하고 있다.

 

# 국제곡물가 강세 당분간 지속될 듯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사상 초유의 곡물가격 초강세에 중국은 국가차원에서 위기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21일 중국 농림부는 ‘옥수수·대두박 사용량 감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지역별로 양돈·가금사료 대체 권장 배합비를 안내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옥수수는 소맥, 쌀, 수수, 카사바 등으로 대체하고 대두박은 채종박, 면실박 등 다른 박 종류나 곡물 주정박으로 대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응책 마련에 한창이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사료업계의 어려움을 촉발하고 이는 축산농가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응책의 일환으로 범 사료업계와 글로벌 곡물유통 체인을 보유한 포스코 인터내셔널, 팬오션 등과 함께 ‘수요자-공급자 협의체’를 구성해 사료업계 생존위기 해법을 함께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사료업계 한 관계자는 “곡물가격 강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 속에서 경영 안정을 위해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중으로 또 한차례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옥수수 파종이 끝난 브라질과 현재 파종을 진행하는  미국의 향후 작황 상황에 따라 하락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이미 원자재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한 상황에서 일부 하락하는 것으로 경영 위기가 해소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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