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기후변화 등으로 벌 등 야생의 화분매개자가 감소, 작물의 안정적인 생산이 어려워지고 있어 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효율적인 수정벌 활용기술 확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UN생물다양성과학기구에 따르면 화분매개자의 부족으로 연간 1600억~19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추정되고 있으며 화분매개곤충의 보호와 보전을 위한 다국적 국가연합(Coalition of willing)까지 결성돼 있는 상황이다.

국내 농작물 재배현장에서도 수정벌의 중요성은 크게 증대되고 있으며 꿀벌 작물수정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약 5조9000억 원(양봉총생산액의 18배)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화분매개 기술은 낮은 수준이어서 인공수분을 위한 배 꽃가루 연평균 수입량은 1919kg, 약 30억 원, 배 인공수분에 필요한 노동비용은 1만486ha에 35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작물의 안정생산과 인공수분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스마트 기술개발에 나섰다.

# 자동 꽃가루 부착기를 이용한 수정벌 이용기술

스마트 수정벌통
스마트 수정벌통

이 기술은 수정벌 벌통에 꽃가루부착기를 장착하고 수정벌이 나갈 때 자동으로 꽃가루가 떨어져 벌의 체모에 묻고 꽃가루가 묻은 벌이 암꽃 나무에 가서 수정을 하는 방식이다. 수분수가 없어 수정벌의 사용이 어려운 작물, 예를 들어 배나 키위 등에 효과적으로 수정작업을 할 수 있다. 부착기를 벌통에 장착하고 꽃가루를 넣어 주기만 하면 되므로 수정노동력이 절감된다.

꽃가루부착기를 이용한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노동비용이 10a당 95만 원에서 28만 원으로 70%가 절감됐으며 수확물 생산량도 10a당 1752kg에서 2102kg으로 20%나 증가했다.

# ICT적용 스마트 수정벌 적용기술

스마트 수정벌통 디지털 센싱 기술을 통한 수정벌 활동량 증대기술로, 벌통내부의 환경조건(온도, 습도, CO2)을 센싱하고 실시간 벌의 활동량 데이터를 수집, 수집된 데이터를 판단해 팬 등을 통한 자동 환경조절로 수정벌의 활동량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

고온 환경의 비닐하우스 작물(멜론, 참외, 채종용 작물)의 수정벌 증대효과가 있으며 벌통 내부환경 유지를 통해 수정벌의 수명이 연장되고 안정적인 작물생산이 가능해진다.

기존 스마트벌통은 모니터링만 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벌통내부 자동환경제어로 수정벌의 활동성을 개선하고 작물 수정률 증가효과가 입증됐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벌 활동량이 하루 31마리에서 71마리로 2.3배 늘었으며 작물수정률도 62%에서 76%로 1.2배 올랐다.

 

# 경제적, 기술적 파급효과 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경제적으로는 작물생산량이 증대되고 노동력도 절감돼 농가소득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실제 인공수분 노동력은 10a기준 관행 95만 원에서 8만 원으로 91%나 절감된다.

기술적으로는 양봉에서 농작물 수정벌 관련 산업확대와 스마트양봉 산업창출이 기대된다.

스마트 수정벌 적용기술로 스마트팜 기술을 고도화하고 양봉농가의 새로운 소득시장 개척과 수정벌 생산업체 사업확장도 기대된다.

이경용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과수 인공수분 노동력 수급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수정벌 기술 적용으로 안정적인 수분과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이 가능해 질 것”이라며 “스마트 양봉기술 확장으로 꿀 등 봉산물 생산과 벌 관리 효율화를 통한 농가소득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농업과학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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