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예찰·사양관리·발골 등 AI 활용···노동형 산업에서 지능형 산업으로 업그레이드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송형근·김소연 기자]

빅데이터 활용해 축산농장에
솔루션 제공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

농협 축산경제
올해 데이터 기반 디지털 축산업 확산 계획
자체 보유 축산 관련 빅데이터 활용해
스마트팜 토탈 솔루션개발 예정

‘돈체 발골 대체 공정 개발을 위한 5G 기반 공정 자동화 로봇 기술개발’을 위해 관계자들이 기본적인 데이터 확보 작업을 하고 있다. 
‘돈체 발골 대체 공정 개발을 위한 5G 기반 공정 자동화 로봇 기술개발’을 위해 관계자들이 기본적인 데이터 확보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빅데이터(Big Data)와 인공지능(AI) 구축, 활용 등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에서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업 특히 축산분야에서는 빅데이터 수집과 서비스 제공, 활용 등의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질병예찰과 사양관리, 발골 등에 있어 AI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창출과 인력대체 움직임 등도 점차 시작되고 있어 주목된다. 사례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스마트팜으로 AI·빅데이터 관심 시작

축사 등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는 농장인 스마트팜이 핵심 기술의 발달에 따라 1세대 편이성 증진, 2세대 정밀생육 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서 3세대 로봇화, AI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옮겨가면서 최근 AI,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 따르면 축산 분야 ICT 도입 확산과 농가 빅데이터 활용 역량 강화로 스마트축사 농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축산분야 ICT 융복합 확산지원사업은 지난해 69600만 원이 투입, ICT장비도입 3단계 컨설팅, 스마트축사 데이터 활용 컨설팅, 축산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관리 등이 추진됐다. 정부는 축산농가 ICT 시설·장비 설치와 축산 스마트팜 시범단지 조성 등을 통해 스마트 축사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ICT 시설·장비 보급은 201423호를 시작으로 2017801, 20192390호에 이어 2022년에는 5750호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범단지 조성은 2019년 강릉, 당진, 울진, 2020년 경남 고성, 평창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를 활용한 축종별 컨설팅에 활용 가능한 축산 빅데이터 수집·저장·가공·분석을 위한 플랫폼 구축 완료와 관련해선 2019년 한우 35, 낙농 45, 양돈 37, 육계 37, 산란계 40개의 축종별 모듈을 개발했다.

유럽 등 낙농선진국에선 ICT로 개체별 빅데이터를 구축해 동물복지, 생산성 향상 등을 실현하는 스마트낙농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낙농분야 역시 최근 ICT 기술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ICT 데이터 수집과 공유체제가 마련되지 않아 여전히 데이터 활용도는 낮은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낙농진흥회의 한 관계자는 국내 낙농업계는 ICT 도입은 빨랐음에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이 낮다면서 개체별 사양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분석결과를 농가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낙농을 실현한다면 낙농산업은 노동형 산업에서 지능형 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로 빅 솔루션제공해

유라이크코리아가 UAE 알아인(Al Ain) 목장에서 바이오캡슐 ‘라이브케어’를 투여하고 있는 모습. 
유라이크코리아가 UAE 알아인(Al Ain) 목장에서 바이오캡슐 ‘라이브케어’를 투여하고 있는 모습. 

이런 와중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 제공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후방 산업을 대표하는 사료업계의 경우 빅데이터 수집을 위해 그동안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앞서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선진의 경우 양돈농가의 글로벌 경쟁력이 생산원가 확보와 농장 생산성 향상에 달려있다고 판단, 2014년에 개발한 웹 기반 양돈 관리 프로그램 피그온(Pig-On)’의 노하우를 스마트폰 플랫폼에 이식해 모바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피그온을 출시했다. 농장의 모돈기록을 현장에서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에 입력하면 보고서가 바로 차트로 구성된다. 선진은 모돈 3000마리 규모의 제일종축에서 이를 적용한 결과 연간 19일의 작업 일수를 단축할 수 있었다고 한다. 피그온 데이터를 활용해 연간보고서를 매년 발행, 양돈농장의 생산성과 관련한 지표를 수치로 표현하는 등 빅데이터 활용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선진은 축우 통합 맞춤 서비스 플랫폼도 개설, 데이터 관리 고도화를 진행해 농장의 사료요구율을 향상, 축산농가의 수익 안전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축산농장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축과 사람을 연결하는 생체데이터 기반 사물인터넷(IOT), AI, 블록체인 등 융합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도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는 유라이크코리아는 5억 건 이상의 가축질병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축 질병과 법정전염병을 전문 연구하는 라이브케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개발한 라이브케어는 사육용 소 등에 IOT 기술이 집약된 바이오캡슐을 경구 투여해 가축의 체온, 활동량 등을 측정, 개별 데이터로 수집한 후 딥러닝 기반 가축 생체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축의 질병 조기감지와 번식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돼지 전용 라이브케어 디바이스를 모돈의 자궁내 삽입하는 센서 형태로 개발, 수집된 데이터는 저전력 광대역 IOT 네트워크인 로라(LoRa)망을 통해 중계기 기준 약 100m 내외에서 서버로 전송되고 AI 분석을 통해 농장주에게 유용한 개별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졌다.

IoT, AI 등을 도입해 질병을 예찰하고 종합적인 농장관리 솔루션을 제시하는 스타트업 파이프트리는 양계농가 질병예찰과 농장관리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 오리, 거위 등 작은 가축들인 소가축 중심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장티푸스 등 8가지 질병에 대한 주요 징후를 파악해 농가가 조기에 대응하도록 하는 솔루션을 제공,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축산데이터의 경우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인 팜스플랜을 통해 주기적인 혈액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로 가축질병을 예방하고 있다. 60만 마리의 가축 바이오 데이터를 구축, 향후 돼지 외에도 소, 닭 등으로 팜스플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5G 기반 AI 활용 돼지 발골 자동화 로봇 개발 추진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과 목적을 설명하고 있는 안동천 성민글로벌 회장.
기술 개발에 나선 배경과 목적을 설명하고 있는 안동천 성민글로벌 회장.

AI를 활용한 돼지 앞다리와 뒷다리 발골 자동화 로봇 개발도 주목된다.

해외의 경우 AI를 활용한 발골 공정 자동화 기술은 사업화 시작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일본 마예카와(MAYEKAWA), 호주 스콧(SCOTT), 미국 타이슨 등 대규모 공장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육가공 자동화 로봇 1대당 한화로 약 66000만 원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산업용 로봇 자동화 솔루션 전문업체인 두림야스카와(), 3D 로봇 비전 전문기술업체인 ()씨메스, 식육포장처리업체인 성민글로벌, ()돈대돈,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농식품부 ‘2021년 고부가가치 식품 기술개발사업돈체 발골 대체 공정 개발을 위한 5G 기반 공정 자동화 로봇 기술개발연구과제 공동사업자로 선정됐다.

연구사업의 총 사업비는 419000여만 원(정부출연금 316000여만 원)을 투입, 2025년 말까지 돼지 지육 3분할과 전지, 후지 발골 로봇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과제 공동사업자측은 생산 효율 향상성, 2분도체 3분체 절단 정밀도, 2분도체 3분체 절단 속도, 후지 발골 속도, 후지 잔여육 비율, 전지 발골 속도, 전지 잔여육 비율 등 평가를 실시하되 1차년도 돈육 분체 공정 로봇 자동화 시스템, 2차년도 돈육 후지 발골 공정 로봇 자동화 시스템, 3차년도 돈육 전지 발골 공정 자동화 시스템, 4~5차년도 실증과 양산성 확보 5G 기반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유영철 성민글로벌 상무는 최종적인 연구목표는 생산효율을 시간당 30마리로 현재 20마리보다 50% 이상 끌어올리고, ·후지 잔여육 비율도 5%수준까지 최대한 낮출 계획이라며 식육포장처리업계의 인력난 해소는 물론 향후 개발된 시스템의 수출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 돼지고기 브랜드 중 하나인 도드람은 안성과 김제에 설치된 자동등급판정기계인 오토폼(AutofomIII)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 지난 3월 이마트와 슬림 삼겹살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도드람에 따르면 오토폼 시스템은 초음파 어레이, 컨트롤 패널, 오토폼 슈트로 이뤄져 초음파를 사용해 돼지도체를 스캔하고 산출된 정육률에 따라 도체를 구분하고 이를 데이터화한다.

도드람 관계자는 오토폼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를 기초로 소비자가 원하는 근간지방을 분석해 10.0~11.9%의 삼겹살 부위만을 선별해 슬림 삼겹살을 공급하고 있다생산된 데이터들은 생산, 유통, 품질 등 각 부서에서 활용해 도체 정보 분석을 통한 사료 개선과 개발, 육종 개선 등 생산성 향상에 지속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 축산경제, 데이터 기반 디지털 축산업 확산 계획

농협 축산경제도 올해 데이터 기반 디지털 축산업 확산 계획을 세워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축산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팜 토탈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농협 축산경제는 축산업에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자 2019년 한우종합·한우핵심데이터베이스(DB) 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시작, 낙농분야 젖소 개량·검정 빅데이터 1억 건을 구축했으며 향후 양돈·양계 분야의 빅데이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농협 축산경제는 2025년까지 1만 호에 스마트팜 토탈 솔루션을 보급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단계적으로 내년 2800, 20234650호를 목표로 강소가족형 농가 맞춤 스마트팜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 축산경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별 추진계획으로 1단계 솔루션 구축을 통한 시범사업(한우·낙농), 2단계 솔루션 보급 확대, 3단계 솔루션 기능 안정화·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김태환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스마트팜 토탈 솔루션의 최종 목표는 국내 최대 축산 빅데이터 허브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솔루션이 범농협의 인프라와 축산업 사업기반 전체를 망라하는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면, 축산농가 중심의 다양한 경제사업 접점 확대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블록체인 기술로 농식품 안전하게 거래 가능 

거래이력 효율적·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

농식품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농축산물 유통 블록체인기술이 온라인 농축산물 구매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어그테크(AGTech) 선도기업인 이지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 블로서리를 개발, 자사가 운영하는 소비자 대상 농축산물 예약구매 쇼핑몰인 마켓블리에서 식품을 구매할 때 화폐처럼 사용 할 수 있도록 했다.

블록체인은 중앙감독기관이 없이도 거래이력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데다 농축산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생산이력, 유통이력, 판매정보를 위·변조 없이 블록체인 상에 기록할 수 있다.

블로서리 서비스는 소수의 대형 유통업체들만이 가능한 대량 예약구매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는 농축산물 생산단계에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미리 구매할 수 있으며 생산자는 소비자와 직접 거래가 가능해 유통비용이 제거돼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술을 이용한 블로서리 서비스는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거래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도록 보증할 수 있는데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프로그래밍된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을 이행하는 자동화 계약시스템이다.

생산자는 농축산물을 생산단계에 팔기 위해 토큰을 예치해야 한다. 생산자 예치토큰은 블로서리 서비스에서 농축산물을 거래할 때 생산자가 농축산물 품질, 배송시기 등을 기록한 생산이력과 판매정보가 다를 경우 패널티로 사용한다.

소비자가 예약구매 대금으로 결제한 토큰은 스마트 컨트랙트에 안전하게 예치돼 배송 후 구매확정 시점에 생산자에게 지급된다. 예약판매를 한 상품의 가격이 폭등할 경우를 대비해 계약 시마다 토큰을 예치해 생산자의 임의 계약 파기를 방어하는 기능도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으로 수행된다.

블로서리 토큰 블리(BLY)는 총 10억 개 토큰을 발행하고 추가 발행은 불가능하다. 단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BLY 토큰은 소각될 수 있다.

한편 이지팜은 블로서리 서비스가 한국에서 검증되면 온라인 농축산물 시장이 가장 큰 중국에 진출한 후 시장규모에 따라 일본, 미국, 영국과 프랑스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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