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장기화…건강식품·친환경 포장재·푸드테크 '이목집중'
원물간식 과일칩·채소칩 개발…농가 소득 제고
비닐 대체한 종이 포장재…친환경 관심 증대
인력난·최저임금 인상 영향 '서빙로봇'도 인기
2021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서도 주목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배수영 기자]

코로나19 이후 건강식에 대한 수요 증가로 원물 간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탄소중립과 더불어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친환경 용기·포장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도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을 통한 농식품 구매 급증으로 원물, 식품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포장재는 배송 시 필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농식품 시장의 트렌드는 지난 27~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삶의 가치를 높이는 푸드테크 트렌드’를 주제로 열린 2021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SEOUL FOOD 2021)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유통 환경만큼이나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농식품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코로나19로 건강식품 소비 급증…가장 많이 오른 것은 ‘원물 간식’이 1위

식품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엄선’을 운영하는 엄선데이터랩이 지난 1~5월 실시한 ‘코로나19 발생 전후 식품 트렌드 변화’에 따르면 건강식품 소비가 급증한 가운데 원물 간식 순위가 기존보다 9단계 상승하며 4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원물 간식인 과일칩은 생과일을 동결 건조하며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 ‘일반 간식에 비해 영양적으로 건강하다’는 평가와 함께 소비자 선호도 높다. 

과일칩은 오래 두고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맛과 품질에는 문제가 없음에도 외관상 상품성 문제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과일들을 이용할 수 있다. 농가 입장 에서 과일칩은 팔기는 어렵고 버리기는 아까운 과일로 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반가운 제품이다.

복숭아 농가 도원두레의 동결건조 과일 '황도스낵, 백도스낵'
복숭아 농가 도원두레의 동결건조 과일 '황도스낵, 백도스낵'

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도 농식품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장호원 황도 스낵’과 ‘별애별참 제주 감귤칩’을 볼 수 있었다. 장호원 황도 스낵은 경기 이천의 복숭아 농가 ‘도원두레’에서 만든 제품으로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복숭아를 신선한 상태로 가공, 신선도 유지가 가능하다. 주로 엄마들이 아이 간식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판매는 이천 롯데아울렛 향토브랜드관에서 이뤄진다.

별애별참 제주 감귤칩
별애별참 제주 감귤칩

별애별참 제주 감귤칩은 ㈜제우스의 제품으로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당도 12브릭스 이상의 타이백 감귤을 선별해 건조한 과일칩이다. 무설탕, 무보존료, 무향료, 무색소가 특징이다.

이하림 제우스 매니저는 “제주도 내에서 품질과 당도는 좋지만 외관상 문제로 못 파는 귤을 수매해 감귤칩을 제조하고 있으며 현재 채소칩도 개발 중”이라며 “섭취에 큰 문제가 없음에도 외관상의 문제로 폐기되는 농산물이 많았는데 이를 가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다가 과일칩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매니저는 “농산물의 본래 성분 그대로 섭취할 수 있으며 농산물 생산이 과잉됐을 때 폐기하는 대신 칩으로 만들어 판매함으로써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우스가 만드는 과일칩은 품질에는 문제가 없으나 외관상 이유로 출하가 어려운 과일이나 잉여 생산물로 버려지는 채소를 이용해 만든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 환경문제로 ‘친환경 용기·포장재’ 급부상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과 코로나19로 인한 일회용품 사용 증가로 환경오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업과 소비자들이 친환경 용기·포장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플라스틱과 비닐을 소각할 때 독성물질이 배출될 뿐만 아니라 해양오염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진행될 경우 2050년에는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물고기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하나, 둘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제식품산업대전 전시장 입구 시작부터 ‘친환경 포장 용기’가 진열된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식품시장의 트렌드 중 하나는 친환경이다. 

환경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서울시에서는 카페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 단속을 시행했지만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해 단속을 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문제는 종이컵의 겉면은 종이지만 내면은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돼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활용 비율은 5~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솔제지의 친환경 용기 브랜드 '테라바스'
한솔제지의 친환경 용기 브랜드 '테라바스'

한솔제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물에 녹는 수성 코팅제’를 개발해 재활용과 생분해성을 갖춘 종이 용기를 만들었다. 한솔제지가 만든 ‘테라바스’는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는 친환경 종이 용기이며 ‘프로테고’는 비닐을 대체한 친환경 종이 포장재다. 

오상원 한솔제지 팀장은 “수성 코팅은 물에서 분해될 뿐만 아니라 PE 코팅과 다르게 소각해도 유해 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며 “매립 시 생분해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 팀장은 이어 “이 제품들은 10년 정도 전에 기술 개발이 끝났지만 당시에는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적어 단가가 높은 친환경 소재를 쓰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시장 진출이 어려웠다”며 “지금은 단가가 높아도 친환경 소재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로폼 대체재인 친환경 보온·보냉 박스도 식품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친환경 포장용기 스티로폼 대체제 '에어젠박스'
친환경 포장용기 스티로폼 대체제 '에어젠박스'

포장 시 사용되는 스티로폼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보온·보냉박스를 만들고 있는 에어젠박스는 지구를 구하는 정직한 포장을 표방하고 있다.

회사명과 동일한 제품 명을 가진 ‘에어젠박스’는 에어셀에 공기를 충전해 열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폐기 시에는 공기를 제거해 부피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재활용도 되는 친환경 포장재다. 또한 이산화탄소가 절감될 뿐만 아니라 이물질이 묻어도 세척 후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다.

박스 크기별로 제작돼 농산물 원물 크기, 농식품 구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사용이 가능해 과일이나 계란 등 식료품 포장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방세준 에어젠박스 차장은 "에어젠박스는 지난 1년 동안 현대백화점 신선제품매장 물류 포장재로 사용됐다"며 “신선제품을 취급하는 매장들이 상품에 관심을 갖고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지 여부를 끊임없이 문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빙로봇 '베어로보틱스'가 킨텍스 전시장을 누비고 있다.
서빙로봇 '베어로보틱스'가 킨텍스 전시장을 누비고 있다.

# 첨단 기술 융합 푸드테크 적용 모델 이목 집중
 
식품 관련 산업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푸드테크도 이목을 끌었다. 청소로봇이나 음식·커피를 제조하는 로봇이 각광을 받으면서 안내 로봇, 서빙 로봇 등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을 선호하고 인력난·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서빙 로봇을 찾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황지영 베어로보틱스 직원은 “서빙 로봇 하단에 부착된 카메라로 동선을 인식해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트레이마다 무게센서가 있어 음식을 빼면 무게 감지 후 원래 위치로 스스로 돌아간다”며 “무게 센서로 움직이는 기술은 베오로보틱스가 업계 최초”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