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균형있는 영양분 섭취·홈트족 증가…
단백질 시장 확대
온라인 시장 가속화

[농수축산신문=안희경·송형근·김소연 기자]

요리 간편한 계란 소비 늘어
1분기 가구당 평균 계란 구매량 137.7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

건강관리 하는 젊은층 크게 늘어
단백질 제품군 지속적 강화

온라인 시장 확대로
축산물 소비시장도 보다 전문화
축산물 비롯한 신선식품도
특화된 육류 브랜드 개발·마케팅 중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세계는 펜데믹 공포에 접어들었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위드 코로나시대를 맞는 등, 세계는 코로나19 초기의 상황과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도 코로나19 초기 언택트가 최대 키워드였다면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새로운 구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 당일배송, 새벽배송이 온라인 구매의 전성시대를 가져왔다면 이제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직거래 등으로 구매 경로가 다양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달라지고 있는 대한민국 축산업계의 변화를 살펴보고 향후 축산업의 발전방향을 가늠해 본다.

 

#축산물 총 생산액 8.4% 가량 올라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0년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통계에 따르면 식품, 축산물, 건강기능식품 등을 포함한 지난해 식품 생산실적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별 생산실적 상위 3개 품목이 돼지고기, 소고기, 양념육류로 모두 축산물이 차지했다. 실제로 지난해 축산물 총 생산액은 27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조 원 넘는 8.4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집밥 수요 증가로 돼지고기 판매가격이 올라 포장육 생산실적이 늘었고 코로나19로 외식을 자제하게 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같은 축산물 소비 증가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축산물 수요가 늘어나다보니 축산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가장 많은 상승세를 보인 것은 냉장 삼겹살로 지난해 6월에 비해 올해 66.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 단백질 시장 확대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단순히 외식 수요 감소와 집밥 수요 증가로 축산물 판매가 증가했다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균형 있는 영양분 섭취와 자기관리를 위해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족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건강관리를 자기개발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MZ세대의 등장으로 단백질 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제품 시장은 2018890억 원에서 지난해 2460억 원에서 올해는 3000억 원대 중반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저출산으로 분유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업체는 기존의 분유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성인 단백질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고 있다. 이에 유업체에서도 커지고 있는 단백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단백질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매일유업에서 출시한 단백질 제품군.
매일유업에서 출시한 단백질 제품군.

매일유업은 지난 2018년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를 업계에서 처음 론칭한 이후 올해 7월까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매일유업은 건강관리를 하는 젊은층이 크게 늘고 노인 인구도 증가하고 있어 단백질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단백질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고령친화식품 하루근력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맛있는 두유GT’ 하이프로틴'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hy(한국야쿠르트)는 식물성 단백질 브랜드 프로틴코드를 출시해 시장 차별화에 나섰다. 빙그레도 지난 5월 단백질 전문 브랜드 :단백을 론칭했다. 일동후디스도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통해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 집콕족 증가, 계란 소비 늘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상대적으로 요리가 쉬운 계란 소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구당 평균 계란 구매량은 137.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계란 판매량도 전년대비 10.2% 증가했다. 농협 주요매장 66개소의 계란 판매량을 살펴보면 5월 판매량은 지난해 14771개에서 올해 16276개로 조사됐다.

지난해 겨울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계란 한판 가격이 9000원대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계란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계란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아이들 반찬으로 계란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나고 있는 계란 소비량에 비해 계란 공급이 안정화되지 않아 계란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육 프리미엄 시장 확대, 시장 공략 거세

코로나19 발생 초기 각국이 자국 내 축산물과 곡물 등의 수출을 규제했으나 이 규제들이 철회되면서 수입육 시장의 각축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틈새시장 공략의 승자는 미국으로 올해 미국 소고기의 기록적인 생산과 최대 수출물량 기록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강세였던 호주의 생산 감소와 아르헨티나의 수출물량 부족이 미국 소고기 수출 확대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 소고기 수출량은 사상 최대인 150만 톤으로 지난해보다 16%, 2018년 수출량보다 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이에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미국 소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금액기준 30% 증가한 상황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수입 소고기의 냉장육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수입단가도 상승하고 있다.

황명철 전국한우협회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펜데믹 이후 수입 소고기는 미국 냉장육을 중심으로 품질경쟁력을 높이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냉장 수입육 kg당 단가도 지난해 10.1달러에서 11달러로 약 9% 가량 상승해 같은 기간 6.1% 상승한 한우를 앞질렀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향후 수요가 위축되면 자급률 하락 등 한우고기 시장 잠식이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유통 벗어나 새로운 트렌드 준비해야

코로나19 시대 최대 키워드였던 언택트로 인한 온라인 쇼핑 증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더욱 두드러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16549억 원을 기록했다. 상품군별로 증가세를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음식 서비스는 62.2%, ·식료품 38.1%, 가전·전자·통신기기 19.7% 등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가 앞당긴 비대면 소비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음식 서비스의 다양화, 가정간편식 선호, 새벽배송 확대 등과 함께 가전제품의 대형화, 고급화 추세로 생활·주방가전 판매량 또한 증가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6% 증가한 114346억 원을 기록해 총 거래액 중 71.2%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증가한 6178억 원을 기록했으며, 상품군별 모바일쇼핑 거래액 중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5% 증가한 4642억 원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음식 서비스와 음·식료품 증가세가 전체 거래액 상승을 견인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축산물 소비시장도 보다 전문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노은정 동국대 산학교수는 육류 소비시장은 푸드테크 기업의 증가로 유통단계가 줄어들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와의 직거래(Direct to customer, 이하 D2C)가 확산될 전망이라며 이로 인해 당일 도축 닭고기, 도축한지 며칠이 되지 않은 돼지고기,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신선도와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노 교수는 따라서 축산업계는 기존의 획일적 육류생산, 유통방식에서 벗어나야하며 소비자들의 미식 소비 패턴, 동물복지 등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 트렌드에 맞는 디테일한 대응이 필요하다이와 함께 축산물을 비롯한 신선식품도 특화된 육류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생산현장, ‘스마트 한우경매시스템등 변화 시작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뿐만 아니라 유통의 첫 걸음인 축산물 경매 또한 비대면으로 바뀌어가는 추세다.

합천축협은 전국 어디에서나 경매응찰이 가능한 비대면 모바일기반의 스마트 한우경매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325일 스마트 한우경매시장을 개장했다.

합천축협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가축질병 등으로 인한 가축시장의 반복적인 휴장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했다.

합천축협의 스마트 한우경매시장은 한우경매.kr’로 접속한 뒤 간편한 본인인증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경매응찰에 참여할 수 있으며 아울러 경매시장 관전만을 할 경우 별도의 인증 없이 실시간 관전이 가능한 편리한 접근성이 장점이다.

김용욱 합천축협 조합장은 기존 오프라인 경매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장소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한우경매에 필요한 정보와 영상을 0.5초 이내에 실시간으로 응찰자와 관전자에게 제공한다올해 초 코로나19로 최장 2개월 정도 가축시장이 휴장하면서 축산농가들의 피해가 가중돼 왔는데 스마트 한우경매시장의 개장으로 출하농가는 안정적인 송아지 출하로 경영비를 절감하게 돼 농가소득 제고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또한 스마트폰과 개인 컴퓨터로 경매 실황 관전, 원격 응찰 등이 가능한 스마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개발에 매진 중이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서 개발 중인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 예시 화면.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서 개발 중인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 예시 화면.

농협 축산경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염병이나 가축질병 발생 등의 응급상황에서도 원활한 가축경매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특히 대면 집합경매 방식을 비대면 원격 방식으로 변경하며 온라인 영상 서비스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환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채 지속적인 가축경매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 도래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스마트 가축시장 플랫폼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90개 축협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경매시스템을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일원화해 하나의 서버에서 전국 가축시장 데이터를 취합하는 등 정보의 활용성을 높여 응찰자와 농가, 조합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농협 축산경제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플랫폼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며 가축시장 통합관리시스템 구축과 경매 서버를 통합해 오는 12월부터는 4개 조합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내년부터 전국 가축시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기고] 코로나19 장기화소비자 선호 변화에 관심 가질 때
-장재봉 건국대학교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코로나19는 기존의 축산물시장에 큰 영향을 준 구제역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과 비교해서 뚜렷하게 차별화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식에서의 축산물 소비가 줄고 대신 가정 내에서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기존 가정 내 소비 위주의 축산물(축산물의 특정 부위나 계란 등) 외에도 가정 내 소비를 위한 가정간편식(HMR)이나 전반적인 축산물의 소비가 증가했다.

집에서는 먹기 힘들었던 품목이나 요리들을 축산물 HMR이나 밀키트 등 가정 내 소비를 위한 제품이 다양화되고 기존의 간편함에 머물지 않고 맛, 안전, 건강 등에 부합하는 제품들이 계속 출시되면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이들 제품을 처음 접해 본 소비자들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제품들에 대한 소비 경험 유발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생각되며 기존의 단순 구이 중심의 육류 소비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축산물을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구매형태 증가가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소비자들이 축산물을 소비할 때 환경이나 동물복지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는 그 비중이 많지 않아 당장 일반 축산물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거나 식물성 고기 대체품의 소비가 단기에 증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현재 식물성 고기 대체품의 기술발전이나 배양육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되면 향후에는 육류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하고 가격 조건이 맞을 경우에는 이들 육류 대체품의 시장이 일정 부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축산물 소비에서의 이러한 예상은 생산자와 유통 업체들에게도 동일한 시사점을 줄 것이다. 외식이 아닌 집 등에서의 육류 소비의 다양성과 품질 고급화 선호로 기존의 간편성, 소포장 제품시장과 프리미엄 육류 제품시장으로의 다양화·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니즈, 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의 개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확대된 온라인 유통시장이 더욱 진화돼 기존의 온라인 중심 업체 외에도 오프라인 대형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시장으로의 전환 노력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더욱 빨라지는 유통 속도를 감안해서 품질을 유지시킬 수 있는 냉장유통 시스템의 확보·구축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인 시장 변화에 대응함과 동시에 향후 소비자의 선호 변화에도 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소위 대체육이라고 하는 식물성 고기 대체품은 최근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나 조금씩 논의가 증가하면서 이제야 축산업계에서는 약간의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환경, 탄소중립, 건강과 동물복지 등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논의되고 확대될 것이므로 당장 문제가 돼야 대응하는 기존의 행태로는 늘 한 박자 느린 대응만이 가능할 것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생산이나 경영, 탄소중립 등은 축산업이나 식품업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늦장 대응이 아닌 지금부터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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