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뒷마리살·꼬들살·닭 목살·엉덩이살 등
새로운 맛과 부위 선호하는 소비자 늘어…
축산물 소비 증가 청신호 될까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송형근·김소연 기자]

코로나19 영향홈술족 늘면서
직화곱창·돼지껍데기·불곱창·불막창
편의점 포차 안주 시리즈 인기몰이

부산물 위생 품질 제고
수입 부산물과의 차별화 위해서는
위생 관리 규정 확립과 시설투자 필요

MZ세대들의 관심과 외식 업계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안주류로 각광 받는 곱창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의미 있는 두 가지 통계가 있다. 하나는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검역기준 부산물 수입물량이다.

두 통계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늘어나고 다양한 상품수요가 증가하면서 축산물 유통시장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매장에서 눈으로 직접 살펴보며 농··수산물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모바일, 온라인쇼핑을 통해 구매하는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라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게다가 새로운 부위,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특수부위에 더해 부산물까지 축산물 소비가 다양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 편리함을 찾는 소비자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1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928946억 원으로 2020년 대비 21.0% 증가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381951억 원으로 약 71.6%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2020년 대비 27.6% 증가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냈다.

편리함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음식 배달도 활발해졌다.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256847억 원을 기록하면서 2020173336억 원 대비 약 48.2%가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식품 거래액은 지난해 327989억 원으로 2020258925억 원 대비 약 26.7% 증가했다. 지난해 식품 거래액 중 음·식료품 거래액은 248568억 원, ··수산물 거래액은 79421억 원으로 2020년 대비 각각 26.3%, 27.8% 증가했다.

 

# 미디어에 노출된 특수부위, 이제는 가정에서 직접 조리

지난해는 신축년, 흰 소의 해로 TV 프로그램, 유튜브 등에서 소에서 나오는 특수부위를 활용한 요리, 레시피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목을 받으면서 고급육, 특수부위에 대한 판매 역시 활발히 이뤄졌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1++등급의 프리미엄 한우 판매량은 2020년 대비 152% 늘어났다. 1+등급, 1등급 한우 판매량이 각각 51%, 40% 늘어난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마켓컬리 관계자에 따르면 “1++최고급 한우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은 소비자들이 한우를 고를 때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우선 순위에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소비자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면서 고객 선택지가 넓어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우 부위별로 살펴보면 등심이 전체 판매량의 10%를 차지했다. 양지 9%2위를 기록했으며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 스테이크로 많이 조리해 먹는 우둔 9%, 채끝 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마켓컬리 내 치마살 판매량은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506% 증가했으며 제비추리, 업진살이 각각 489%, 451%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돼지고기에서도 삼겹살, 목살, 항정살 외에 볼살, 뒷머리살 등 기존에 선호하지 않았던 특수 부위가 주목받고 있다.

돼지고기 특수 부위 중 돼지머리 볼 부분의 연하고 쫄깃한 볼살이 있다. 볼살은 돼지 한 마리당 2덩어리로 약 200~300g 밖에 나오지 않는다. 또한 꼬들꼬들한 식감으로 꼬들살로 불리는 뒷머리살은 목심과 연결된 돼지 뒷목 부위로 한 마리에서 한 움큼 나올 정도로 적은 양이다.

돼지고기 특수부위는 볼살, 꼬들살 외에도 횡경막 부위인 도래창과 토시살, 삼겹살과 뒷다리 연결 부위인 하얀살, 등심에 붙어 있는 등심꽃살, 엄지살, 오돌갈비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 닭 특수부위 시장도 확대

하림의 '한판 닭특수부위 닭목살구이'.

닭 특수부위의 역사는 닭 요리가 다양한 대구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대구 수성구 황금동을 중심으로 도계장과 양계농장이 들어서면서 대구에서 닭 유통이 많아졌으며 1970년 칠성시장에 계육가공회사가 생기면서 그 일대를 중심으로 닭내장볶음집이 많이 생겨났다.

그동안 닭 특수부위는 내장 중심으로 볶음과 탕으로 즐겼지만 닭고기 특수부위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닭고기 희소부위가 안창살, 엉덩이살 등의 이름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살보다 뼈가 많아 비선호 부위였던 닭목살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면서 구이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닭 특수부위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닭 내장, 꼬치용 특수부위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손질된 염통, 간 등 특수부위 가격대는 1kg7000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특수부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최근에는 하림에서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닭 목살 제품인 한판 닭특수부위 닭목살구이를 출시했다.

구이 외에도 덮밥 전문 프랜차이즈 덮덮밥에서 닭목살을 활용한 덮밥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닭목살은 적당한 기름기로 퍽퍽하지 않고 촉촉한 풍미가 더해져 호불호 없이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고 알려졌다.

 

# 소 부산물, 수입량 감소에 부산물 가격 강세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소머리, 소내장 등 부산물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축산물 공판장 기준, 소 머리의 경우 지난해 47000원에서 올해 10만 원까지 올랐고 내장도 지난해 11만 원에서 올해 19만 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마장동의 한 부산물 도매업자는 부산물 업자가 판매하는 도소매 가격은 체감상 세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느껴진다실제로 부산물 재고가 지난해에 비해 적어진 상황으로 부산물 가격이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산물 가격상승은 수입 물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 창자의 경우 2020년 수입물량 12800톤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5800톤으로 12월 수입물량을 감안하더라도 수입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부산물 수입물량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수입물량이 줄어들면서 두내장 등의 입찰 가격 자체가 2배 이상 올라 전체적인 부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 돼지 부산물, 지난해 수입 전년 대비 증가

부산물 수입물량은 검역기준으로 지난해 소가 68052, 돼지는 139636톤이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돼지 부산물은 지난해 2월과 8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월별 수입량이 1만 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2020년 소, 돼지 부산물 수입량인 76026, 11825톤과 비교해보면 소 부산물은 7974톤이 감소한 반면 돼지 부산물은 28811톤이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 돼지 부산물 수입량이 한 해 동안 195771톤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입량이 본격적인 증가세는 아니지만 올해 국내 돼지 도매가격과 부산물 가격, 수요 등에 따라 돼지 부산물 수입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국내 돼지 부산물 가격은 지난해 평균 kg당 두내장은(마리당) 9064, 등뼈 2177, 족발 5556, A지방 1655, 돈피 1246원을 나타냈다. 이는 2020년 두내장 9431, 등뼈 1821, 족발 4517, A지방 1426, 돈피 1228원과 비교해 두내장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한덕래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부장은 올해는 소, 돼지 부산물 수입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현지 공장 가동률과 물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최근 국내 부산물 두내장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은 수요 보다는 공급부문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은 부산물 가격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곱창·대창 인기높아져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부산물 가격상승을 단순한 공급 부족 현상이 아닌 부산물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 가격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양승용 한국축산부산물업중앙회장은 부산물 수입량이 줄면서 공급부족으로 국내 부산물 가격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로 배달과 가정식 수요가 늘면서 부산물 수요도 늘어났다부산물을 활용한 음식들이 늘었고 특히 유통에서는 대창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창, 곱창 등 구이류로 외식식당에서 소비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소 부산물은 최근 대창을 이용한 쌀국수, 곱창전골 등 국물요리에서도 새로운 소비처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청정원의 '안주야 직화불막창'
청정원의 '안주야 직화불막창'

특히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안주류 판매가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국내 한 편의점 기준, 지난달 안주매출은 전달 대비 냉장안주 25.8%, 냉동안주 22.2%, 마른안주 28.8% 증가하는 등 전 카테고리가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안주류의 인기로 직화곱창, 돼지껍데기, 불곱창, 불막창 등 포차 안주 시리즈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편의점 업계의 전언이다.

대상의 '직화곱창 시카고 피자'.
대상의 '직화곱창 시카고 피자'.

곱창의 인기는 이색 음식 출시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상은 최근 곱창 토핑이 듬뿍 들어간 직화곱창 시카고 피자를 출시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들은 연예인 등 셀럽들의 곱창 먹방으로 곱창이나 대창 등 내장류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거기에 외식업계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식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부산물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인 미트박스에 따르면 구체적인 수치는 비공개 했지만 부산물 거래 금액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트박스 플랫폼 내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방식의 부산물 거래액은 2020년 대비 지난해 약 40% 성장했다. 소를 기준으로 지난해 미트박스의 부산물 거래기준 판매 순위는 곱창, 대창, 막창, 홍창, 양의 순서로 나타났다.

 

# 부산물 유통 투명성 제고는 과제

특수부위 외에도 술안주로 부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물 유통 과정의 투명성 확보, 관련 통계자료 작성과 공개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물은 보통 축산물공판장이나 도축장에 가축을 출하하면 지육과 부산물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며 전국 도축장과 축산물공판장마다 부산물 유통의 사정은 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음성축산물공판장 기준으로 보면 대체적으로 수의계약 60%, 경쟁입찰 40% 형태로 부산물이 유통되고 있다. 특히 소가죽의 경우 100% 경쟁입찰로 유통중이다.

현재 축산물 등급제, 이력제 시스템으로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하게 유통이 이뤄지고 있지만 부산물에 대한 유통정보는 소비자들이 한눈에 확인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내산 부산물의 경우 도축 후 전문 업체를 통해 주로 냉장 상태로 거래가 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선 냉장 보관과 유통, 박스 형태의 상품화 문제 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박스형태 보관과 판매가 가능한 일부 국내산 냉동 상품과 수입 부산물의 판매를 선호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부산물의 경우 위생과 품질 제고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면서 국내산 부산물과 수입 부산물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부산물 위생관리 규정 확립과 위생 안전성을 보다 높이기 위한 시설투자 등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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