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선물세트 인기·한우 선물세트 강세 '없어서 못 팔았다'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박현렬 기자, 김소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선물 증가와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상향되면서 설 선물세트 시장은 대형유통업체의 신장이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마트의 설 선물세트 본 판매 모습.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선물 증가와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상향되면서 설 선물세트 시장은 대형유통업체의 신장이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마트의 설 선물세트 본 판매 모습.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개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하 청탁금지법)’으로 유통업체들이 설 대목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선물 증가와 청탁금지법상 명절에 선물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의 가액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되면서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신장된 것이다.

설 명절 ‘활짝’ 웃은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매상황을 업태별로 살펴봤다.

■ 농식품

# 저탄소·이색 선물세트 인기

이마트는 사전예약판매부터 본 판매에 이르는 47일간 설 선물세트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비 7.7%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만~20만 원 미만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보다 22.8% 증가했으며 20만 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20.4% 더 팔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20만 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10만 원 이상의 과일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보다 6배 정도 증가했다”며 “명절 연휴기간 홈술을 즐기는 소비자들도 늘어나 주류 판매 매출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저탄소, 유기농 선물세트를 확대해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저탄소 등 올가닉 신선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42.8% 정도 신장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마트는 설 대목을 앞두고 저탄소 샤인머스캣, 저탄소 천혜향 혼합세트, 유기농 참기름 세트를 개발하는 등 저탄소·유기농 세트 수를 30종으로 확대했다. 이 중 저탄소 사과, 배 세트 매출은 지난해 대비 43.7% 증가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저탄소 청도반건시 세트는 1500개 이상 판매됐다. 

롯데마트도 사전예약판매 기간 중 10만~20만 원대 선물세트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51.5%나 늘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본 판매 기간 프리미엄 선물 물량을 20%, 10만~20만 원 대의 선물세트도 10% 이상 확대 판매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호랑이 해를 기념해 이색선물세트로 곶감세트를 선보였다.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 기간 곶감 선물세트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67%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곶감 최대 산지인 경북 상주에서 구비한 ‘호랑이도 감탄한 상주 왕 곶감세트’와 와인과 잘 어울리고 핑거푸드로 활용할 수 있는 ‘호랑이도 감탄한 크림치즈와 호두 품은 곶감세트’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 혼합 선물세트 판매 신장 두드러져

홈플러스에서는 혼합 선물세트의 신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12월 9일~지난달 23일까지 신선식품 선물세트 판매 분석 결과 혼합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대비 35% 이상 신장했다. 품목별 매출 상위 상품 10위 안에도 혼합 선물세트 비중이 42%를 차지했다.

이 중 혼합 과일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60% 상승하며 전체 과일 신장을 견인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적은 인원의 가족들이 명절을 보내면서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신선식품을 두 가지 이상으로 구성한 선물세트 비중을 31% 확대 구비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업계에서도 10만~20만 원 이하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2월 24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10만~20만 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23.2% 늘었다. 

또한 신세계백화점 프리미엄 선물세트 브랜드인 5스타 매출도 25.8%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1~27일 선물세트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대비 판매 금액이 18.2% 증가했다. 청과부류 선물세트는 28.4%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10만 원대 선물세트 판매는 지난해보다 57.8%나 증가했다. 전체 선물세트 매출이 30% 가량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10만 원대 선물세트 판매가 2배가량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명절이 지속되면서 가족, 친지들에게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보내려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는 특히 청탁금지법상 선물 한도 가액이 기존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변경돼 이 가격대의 선물세트 판매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 축산물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가정조리가 늘어나면서 축산물은 명절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특히 올해 설은 청탁금지법상 명절기간 농수축산물 선물가액이 2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선물로 선호도가 높은 한우가 큰 수혜를 받았다.

또한 10~20만 원대 선물세트 비중이 70% 이상으로 선물세트 단가가 높은 한우는 올해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량이 업태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 설보다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대형마트, 프리미엄 선물 세트 ‘강세’

이번 설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선물세트가 강세를 보였다. 대형마트에서는 10만 원~20만 원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증가한 가운데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마트의 축산세트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7%가량 신장됐다. 특히 프리미엄 냉장한우는 지난해 설 대비 25.4%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이마트에서는 올 설 프리미엄 한우 냉장세트 물량을 10% 가량 확대했으며 구이용 등심과 갈비, 불고기 세트 등 10만 원~20만 원대 한우 선물세트 물량도 10%가량 확대했다.

홈플러스도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12% 신장하면서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대한 강세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축산 카테고리에서 설 사전예약 선물세트 중 매출 1위는 한우 선물세트인 ‘농협안심한우 정육갈비혼합 냉동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형마트에서는 명절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본 판매보다 사전예약 판매 비중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설 이후로 개인 판매 매출이 증가하면서 명절 선물세트의 사전 예약 실적이 본 판매 실적을 넘어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당시 전체 선물세트 매출 중 사전예약 비중이 60% 정도로 본 판매 실적보다 많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 백화점, 몸값 비싼 제품 ‘없어 못 팔아’

백화점에서는 100만 원을 호가하는 한우 선물세트가 완판되면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을 연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에는 고가의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선물세트 판매 실적에 따르면 정육의 경우 지난해보다 판매액이 26.3% 증가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20만 원 상향 조정을 겨냥한 19만8000원 기획 한우세트의 경우 초기에 완판돼 추가 물량을 확보해 파는 등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는 후문이다. 1++등급 중 최상위 등급인 No.9 한우의 최고급 부위로 구성한 300만 원과 200만 원짜리 선물 세트는 80% 이상 소진되면서 프리미엄 상품의 인기를 자랑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최고급 선물 브랜드인 ‘5스타’가 지난해보다 25.8% 더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도 100만 원 이상의 정육세트가 지난해보다 40% 이상 더 팔리는 등 백화점 프리미엄 상품들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 온라인, 가성비 선물세트 ‘인기’

코로나19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온라인 업계는 이번 설에도 가성비 좋은 정육 선물세트로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대형마트들까지 온라인몰에 사전예약으로 완판행진을 기록하며 ‘사전예약 트렌드’가 ‘비대면’과 합쳐져 시너지를 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온라인몰 판매 실적이 지난해 설 대비 4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추석과 비교해도 약 21% 성장한 수치다.

SSG닷컴은 사전예약을 제대로 활용했다. 올해 설 전 사전예약 판매 기간에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가격대인 20만 원 이상 프리미엄 세트 물량을 늘리고 시장공략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온라인 식자재 몰인 마켓컬리도 축산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 설 대비 축산 선물세트 매출이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높은 매출을 보인 상품은 ‘소호好담 남도우애 무항생제 1++ 한우 실속 모둠세트’로 회원 할인가 12만 원짜리 상품이다.

온라인 몰의 한 바이어는 “비대면 구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설 선물세트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다만 온라인에서는 10만 원대 초중반의 가성비를 갖춘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짙어 이를 겨냥한 제품들이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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