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예정인 WTO(세계무역기구)각료회의에서 DDA(도하개발아젠다)농업협상의 모델리티(세부원칙) 타결을 위한 시도가 있을 겁니다.”

대외 농업협상의 야전사령관인 이명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지난 3월말 모델리티 타결시한을 넘긴후 분위기가 침체돼 있지만 DDA협상이 2004년말 완전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중간단계”라고 진단하고 “전체적인 방향은 그대로 가며, 앞으로 칸쿤회의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감축대상 국내보조에 대한 세부적인 개념정립 등을 위한 기술적인 협의(Technical Consultation)가 있을 예정이며, 오는 6월과 7월 2차례의 WTO농업협상위원회 특별회의를 거쳐 오는 9월 칸쿤회의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와함께 “오는 6월 열릴 것으로 보이는 EU(유럽연합) 정상회의도 DDA농업협상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농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대외협상은 DDA농업협상만이 아니다. 내년에 매듭을 지어야하는 쌀재협상도 발등의 불이나 다름없다.

이와관련 이 국장은 “만인이 다 알듯 쌀재협상이 내년에 시작해 내년에 끝나도록 돼 있다”며 “쌀 재협상의 중요한 변수인 DDA농업협상의 모델리티가 현재 확정되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월말 타결 예정 시한을 넘긴 모델리티협상이 내년말까지 계속가는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쌀 재협상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요인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어려월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국장은 “UR협상에서 쌀의 특성을 감안해 10년간 관세화 유예를 받았으며, 우리가 특혜를 받은 상태에서 다시 관세화 유예를 받으려면 그만큼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고 우리나라가 직면한 상황을 설명하고 “연구용역과 내부분석을 하면서 모델리티협상을 감안해 정부의 입장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R협정문에 `추가적이고 수락 가능한 양허''를 규정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쌀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상대측으로부터 무리한 요구가 있을 수 있는 실정으로 올해 쌀재협상과 관련한 손익분기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연구용역을 하는 한편 토론을 통해 따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다수가 국내외 가격차이에 역점을 두다 보니까 쌀재협상에서 관세화 유예를 원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칼끝을 잡고 재협상을 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에 있는 실정”이라고 우리가 처한 방어적이고 수세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손익분기점이 나오면 이를 놓고 농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쌀 재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김영진 장관 취임이후 국제농업국에 농업협상과를 신설하는 등 대외협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국장은 “그동안 국제농업국은 대외협상과 함께 수출정책을 중시해왔다”고 밝히고 “농림부 조직개편을 통해 수출관련 업무를 농산물유통국으로 넘기고 현재 임시조직인 WTO농업협상대책반을 상시조직인 농업협상과로 확대 개편해 국제농업국이 대외협상에 전념하는 국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농가와 농업이 어렵습니다. 특히 농업 내부적 문제보다 대외적 충격에 의한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 농업계는 대외협상을 얼마나 잘하느냐 하는 점과 대내적으로 민관이 합심해 변화된 상황에 어떻게 연착륙을 하느냐 하는 2개의 과제를 않고 있습니다.”
이 국장은 “협상팀은 대외적으로 점진적이고 신축적인 개혁입장을 연착륙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함께 “UR에서 배울 게 있다면 그 당시에는 협상타결이후 대책을 세우느라고 바뻤는데 DDA농업협상은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한 만큼 하루라도 빨리 충격을 흡수하고 파고를 넘는 게 중요하다”며 “농가와 정부가 공감대속에 닥쳐올 위기에 대처하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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