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유통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농업인 및 산지 위주의 생산지향적 협동조합을 지향하기 보다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지향적 협동조합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기됐다.
지난 22일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 주최로 농협서울지역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2003 신유통심포지엄''에서는 농협 유통사업의 발전전략과 과제에 대한 각계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유통환경의 변화에 맞춰 농산물 유통의 최일선에 있는 농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유통사업도 민간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원철희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고객만족을 위한 신유통패러다임을 실천하고 수행하는 주체는 바로 농어인과, 농협, 영농조합법인”이라며 “이중 농협은 농업과 농촌 사회·경제·문화의 거점조직으로 그 역할과 사명이 막중하나 협동조합이 안고 있는 내부적 비효율성과 구조적 한계,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유통사업의 성과가 기대만큼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영범 (사)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는 `산지 유통사업의 발전전략과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농협이 산지유통의 주체로 발전하는 경로는 광역합병 조합, 거점조합, 사업연합 등 세가지로 나눠 볼 수 있으나 현재로선 판매조합적 성격의 사업연합법인이 가능하다”며 “사업연합이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농협법에 의한 제도화가 필요하며, 중앙회에 상적기능과 전국 차원의 유통사업 지원기능을 수행하는 판매전담기구가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도 `소비지 유통사업의 발전전략과 과제'' 주제발표에서 “농협의 소비지유통은 수입농산물에 대한 국산 농산물의 판로를 확보하고 대형유통업체의 독과점력을 견제하며, 소비자 정보의 신속한 수집과 다양한 홍보·판촉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평했다.
그는 그러나 “소비지 유통사업이 지나치게 생산자위주로 운영될 경우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시장에서 생존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철저히 소비자 중심적 시각에서 운영해 시장점유율을 현재 5.4%에서 20%까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기엽 농협중앙회 부부장은 `서구 농협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주제발표에서 “서구 농협도 생산지향성을 추구하는 전통모형 협동조합에서 시장지향적인 기업모형 협동조합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들 서구 농협은 사업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자본집약적 가공사업을 통한 수직통합의 확대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한 브랜드 파워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도 `농협 유통사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농협이 유통사업 발전을 위해 조합가입 조건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경제사업을 산지유통센터로 전환하는게 효과적”이라며 “회원농협의 규모화를 위해 조속한 부실조합 정리와 함께 강제적 합병전략보다는 서로간의 비전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며, 조합상호지원기금·조합육성기금·회원조합지원적립 등 영세조합 구조를 위한 지원을 규모화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지유통 중심의 새로운 협동조합 모델을 개발해 신용사업에 근거한 규정을 개선, 보다 자율성이 강화된 사업여건을 마련해 줄 것도 제의했다.
- 기자명 박유신
- 입력 2003.07.25 10:00
- 수정 2015.06.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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