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 운동이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지도 19년이 되었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도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슬로푸드 운동은 전 세계에 7만5000명의 회원을 가진 국제운동으로 발전됐다.

우리나라에서는 7차 교육과정에 슬로푸드 운동이 포함되었고, 슬로푸드 운동 한국지부인 슬로푸드 한국위원회가 생겨나 활동을 하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은 그 외연이 넓기 때문에 그 운동의 방향은 국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압축적 과정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생활전반에 빨리 빨리가 일상화 됐다.

그런가하면 세계무역기구 체제하에서 농산물의 수입개방과 패스트푸드의 확산으로 국민들은 슬로푸드로부터 멀어져 정체불명의 먹거리를 먹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슬로푸드운동의 방향은 생활에서 제대로 된 속도를 찾고, 음식에서는 슬로푸드를 더 가까이 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했기 때문에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시하는 관행이 자리하고, 효율성은 지상의 가치가 되었다. 느림은 게으름으로 낙인찍혔고, 생활전반에 빨리 빨리가 자리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제일먼저 듣고 배우는 말이 빨리 빨리가 되었다. 빨리 빨리를 통해 그 동안 많은 것을 성취했지만, 그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각종 사고로 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었다. 이제는 정상적인 속도와 리듬을 통해 인간다운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슬로푸드 운동은 슬로라이프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원래 음식은 슬로푸드이다. 각종 발효음식, 김치, 막걸리, 장류, 젓갈류 모두 살아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우리 전통음식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슬로푸드 운동은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그것을 되살리는 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 농업이 좋은 식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우리 농업의 회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빠른 속도가 효율성은 보장하지만, 삭막한 생활을 가져온다.

또 패스트푸드가 건강, 환경, 가족 등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슬로푸드 운동의 메시지는 앞으로 더욱 더 호소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슬로푸드 운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발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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