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봉양면에서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 이해극(55세)씨. 현재 그의 이름뒤에는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한가지골 친환경작목반 반장, 청년회장, 농민발명가협회 회장 등 공식 직함에서부터 친환경농업 전도사, 통일농업의 선구자 등 다양하다.

그러나 그가 제일 듣고 싶어하는 수식어는 `정통 농사꾼'' 이다. 여기다가 하나정도 덧붙인다면 통일농업의 희망을 일구는 사람 정도이다.

군대제대 직후 약관의 나이인 20세때부터 채소농사를 하기 시작한 이씨는 그동안 강원 평창의 육백마지기 농장과 봉양의 4000평 비닐온실 등을 일구며 오직 한길만을 걸어왔다.

특히 `농사로도 잘살 수 있다''는 신념아래 고추재배기술에 대한 연구 및 스스로의 농법을 개발해 1985년 전국 고추증산왕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이 기술을 이웃에 전파에 정부훈장인 `새마을운동 노력포장''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씨는 “각 품목별로 전국에 거점지역을 조성, 관리만 제대로 하면 해당 품목의 수확량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럴 경우 수급조절실패로 인한 농산물값 하락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오랜기간의 현장경험을 통해 영농에 필요한 농자재를 스스로 개발하기도 했다. 특히 비닐온실의 천·측창 개폐정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안한 투명 자동개폐기는 비닐온실 자동화를 한층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씨가 유기농업으로 농법을 전환한 시기는 1992년부터.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유기농업으로 전환한 이씨는 이때부터 육백마지기 농장과 봉양 비닐온실에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

지난해의 경우 병해충이 발생해 무 2000평 규모를 갈아엎기도 하는 등 현재까지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나 유기농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씨는 유기농업을 하는 농민들이 스스로 자조금을 조성해 친환경인증농가를 상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하고, 적극적인 대국민홍보활동도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씨는 이밖에도 최근 봉양면 한가지골에 친환경생태마을을 조성해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기농업교육, 후배인력 양성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마을에는 유기농업포장을 비롯해 세미나실, 황토방 등 각종 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통일농업에 대한 이씨의 집념은 대단하다. 1998년 현대아산의 지원으로 북한 북고성 남새농장에 비닐온실 1만2000평과 삼일포에 3000평의 과수농장을 조성해 줬는가 하면 영농기술교육을 담당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씨는 “현재 북한에 우리기술, 우리자동화, 우리효소 등이 들어가 영농에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통일농업을 한층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곳 `한가지골 친환경생태마을''을 북한에도 똑같이 조성해 주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통일농업 선구자로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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