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수입개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의 판매사업은 산지의 시장교섭력을 높이고 국내산 농산물의 수요기반을 지키기 위해 도매와 소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협동조합학회는 지난 23일 서울 성내동 소재 농협서울지역본부 강당에서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2004 동계학술대회''를 가졌다.

김홍배 농협조사연구소 조사역은 `농산물 소매시장 변화와 농업협동조합의 역할''이란 주제발표에서 “대형 소매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수록 해외의 직접구매가 확대돼 농산물의 판로자체도 위협받을 수 있다”며 “시장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도매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조사역은 “산지농협에서는 품질고급화와 신상품 개발은 물론 인근 조합간 연합사업을 통해 규모화, 같은 품목의 연중출하가 가능하도록 이해를 조정해야 한다”며 “대형 소매업체와 공급망 관리시스템(SCM)을 구축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것은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소매업체의 과점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중·소 유통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 직접 또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슈퍼슈퍼마켓(SSM) 체인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 조사역은 “또 대형 소매업체의 자체브랜드(PB)전략에 대응해 농산물 수요기반을 지키고 소비자에게 산지브랜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소매기능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매매장 확충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기존의 조직과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협동조합학회는 이날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회장을 비롯 새로운 집행간부를 선정했다.

신임 회장으로 이건호 농협대학학장이 선출됐으며 부회장에는 우영균 상지대 교수와 전형수 대구대 교수, 감사에는 손형섭 목포대 교수와 신해식 강원대 교수가 맡게 됐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