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가 지난 3일 `FTA협상단''을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전개될 FTA(자유무역협정)협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농림부의 설명이다. 이같은 발표를 접하면서 좀더 일찍 `FTA협상단''을 신설할 수는 없었는가 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러나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앞으로 진행될 FTA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니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발효된 한·칠레FTA를 필두로 싱가폴과도 이미 FTA를 체결한 상태이다. 특히 세계경제 구도가 국가간·지역간 FTA를 체결해 블럭화하는 형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많은 나라들과 FTA를 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현재 일본·EFTA(유럽자유무역연합)·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FTA협상을 진행중이고, 미국·캐나다와 예비실무회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인도·멕시코·MERCOSUR(남미공동시장)과 FTA관련 산·관·학 공동연구가 진행중이거나 추진될 예정으로 있다는 점이 이를 사실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이는 한·칠레 FTA타결 및 국회비준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홍역이 앞으로도 농업계를 에워싸고 있다는 점을 예고한다.

이 같은 점에서 농림부의 FTA협상단 신설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나아가 농림부의 FTA협상단은 앞으로 추진될 많은 나라들과의 FTA협상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주길 기대한다. 다시 말해 한·칠레 FTA체결과정에서 제기됐던 `상대국가를 잘못 선정했다느니'' `사전 준비도 없지 않았느냐'' 하는 사전 준비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특히 협상과정에서 농업계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물론 극대화시킬 수 있는 FTA협상단이 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최근 한·칠레 FTA가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을 줬다는 무역통계자료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특히 이들 자료는 공통적으로 공산물 수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우려했던 농축수산물 수입은 당초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초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 칠레산 돼지고기가 봇물수입을 이루며 한·칠체 FTA 첫해에 국내 수입돼지고기시장 점유율 1위로 자리매김했다. 이같은 칠레산 돼지고기 사례는 앞으로 많은 나라들과의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보다 철저하고 치밀한 현실진단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농림부 FTA협상단은 앞으로 추진될 FTA협상에서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책도 마련하고, 협상에서 이를 반영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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