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단순히 1차 산업으로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문화적 기능을 갖고 있는 복합 자산입니다. 이 자산을 잘 활용한다면 다른 선진 농업국가처럼 우리도 지금보다 5배 가량은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숲살리기에 이어 이번에는 농촌 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의 말이다.

대통령자문 사람입국신경쟁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문사장은 농촌 복원을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시키는 방안을 제시, 주목되고 있다.

문사장의 말처럼 지금 보다 5배나 소득이 올라간다면 여느 도시근로자 못지 않게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만약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농가라면 무려 `1억원''으로 소득이 껑충 뛰어오르게 되는 것이다.

문사장은 5배로 소득을 올리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1차적으로 산업차원의 경쟁력을 올려 부가가치를 높이고 유통개혁으로 비용을 줄이고, 다양한 문화·역사 등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다른 산업과 연계시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첫째로 농업이 산업차원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품질경쟁력을 높여 고부가가치 상품이 돼야 한다는 게 문사장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기능성이나 환경친화적 상품, 정과 혼이 담긴 상품 등을 적극 개발하고 브랜드 파워를 높여 시장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생활협동조합이나 1사1촌, 도·농교류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개발, 원가를 줄이면서 유통비용을 줄여 수익을 최대화시킨다면 지금보다 2~3배 가량은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농촌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 생활이야기 등을 다양한 컨텐츠로 개발, 체험·문화 관광 등으로 연계시켜 도시민들의 문화적 예술적 욕구를 수용하게 되면 또다른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것.

문사장은 이와 관련 현재 4만5000개 마을마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지역문화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사장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경험이 녹아있는 마을의 이야기는 잠재적 가치를 지닌 우리의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며 “현재 잊혀가는 지명, 풍습, 전설, 민담 등에 대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고 역설했다.

그는 또 농업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산''과 달리 지역마다 특성이 다 다르고 성공과 실패의 괴리가 너무 커서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벌써 23년 동안 펼쳐오고 있는 숲가꾸기 사업이 성공한 데에는 무엇보다 200만 임업인들이 숲을 살려야 한다는 데 누구라 할 것 없이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여기에는 임업인뿐 아니라 학계와 시민단체, 기업까지 가세해 숲을 살려나가자고 외치며 실천해 나갔다는 것이다.

농업계 내에서 농촌을 살리는 문제에 대해 각각의 목소리만 높이며 `합의''를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국토가 작아 도·농 상생이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농촌''문제를 그져 `남의 집''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도 했다.

문사장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 우리 농촌이 과거 어느때보다도 심각한 위기상태에 쳐해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와 대학, 단체, 농업인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농업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뛰어넘어 시민과 기업이 힘을 합칠 때가 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IMF때 신정부의 일자리 창출전략으로 각광받았던 것처럼 100만명을 육박하는 대졸청년 인력을 농촌으로 흡수하고, 기업과 시민단체가 같이 연계해 농촌을 복원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사장은 이를 위해서 농촌도 도시민들에게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정 농지를 도시민도 소유할 수 있도록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도시자본을 유치하고 전원주택 등도 지어 도시민들이 손쉽게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자발적으로 인력과 자본이 농촌으로 스며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사장은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119조원 투융자 사업은 농업계로서는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때문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절박한 상태에 놓여있는 농촌에 돈만 투입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농업의 문제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그리고 `휴먼웨어''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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