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시인의 ‘향수’의 한 구절처럼 꿈엔들 잊을 수 없는, 우리 농촌을 다시 살기 좋고 살고 싶은 곳으로 복원하는 대장정이 시작됐다.

젊은이들이 하나 둘씩 떠나 텅빈 농촌.

이제는 아이 울음소리마저 끊긴지 오래됐지만 주5일 근무제 등으로 농촌을 찾는 수요가점차 많아지고 1사1촌 운동 등 도․ 농교류의 물꼬가 트면서 농촌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처럼 농촌을 찾고 싶은 잠재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농촌은 아직 그 수요를 받아들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다.

오는 2013년까지 전국의 1000개 권역을 대상으로 총 7조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하는 이사업은 농촌과 도시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목표로 농촌을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시키고 이로써 도시민들도 적극 유치해 농가 소득도 창출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시행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섣부른 개발이 오히려 농촌이 갖고 있는 본래 자산만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때문이었다.

자칫 길닦고, 지붕 고치고, 건물이나 짓는 하드웨어적인 투자나 지자체의 생색내기식 사업에 치중할 경우 본래의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것.

농림부는 이같은 지적을 과감히 수용했다.

당초 지난해 추진될 16개 권역 사업을 전면 보류시켰다.
정부 사업을 이같이 보류시키는 경우는 드문 사례로 사업계획을 세워 놓았던 각 지자체는 적지 않게 당황했으며 이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7조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었던 만큼 돈을 잘 못 쓰는 것보다 차라리 안쓰는 게 더 낫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었던 것이다.

#지자체 사업계획 전면 수정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특히 각계 전문가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해 온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주체 역량 강화 등 소프트웨어측면을 재검토했다.

이같이 지난 1년간 사업시행을 보류하면서 공을 들여온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 지난달 30일 첫 착공식을 갖고 본격화됐다.

첫 삽을 뜬 곳은 지난 5월 대통령이 농촌체험차 다녀가면서 유명해진 충북 단양 ‘가곡권역’으로 이곳을 시작으로 올해 총 36개 권역 사업이 착공된다.

♦ 어떤 사업인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생활권이 같은 3~5개 마을을 소권역으로 정해 지역특성에 맞게 ‘균형발전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 추진해 나가는 사업이다.

특히 이사업은 주민과 지자체, 지역개발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에서부터 사업계획 수립까지 함께 참여하는 상향식 사업방식으로 추진된다.

또 정주권 개발에 치중한 기존 사업과 달리 농촌다움을 유지․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지역의 잠재자원을 활용, 농가 소득 증대와도 연계하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기본 계획에는 기초생활정비, 경관개선, 공동소득기반 확충, 주민역량강화 등의 사업을 종합적으로 추진토록 하고 있다.

물론 각 권역별 특성과 사업내용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개발돼야 한다.

#권역당 총 70억원 총 7조 투입

이 사업은 권역당 3~5년간, 국고 80%, 지방비 20% 비중으로 총 70억원씩 1000개 마을에 총 7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지원금액은 권역의 크기, 가구수, 기본 계획상의 사업내용, 유사정책사업 지원실적 등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또 마을도로나 주차장 등 기초생활시설이나 문화 ․ 복지 시설 등 공공이용시설은 전액 보조사업으로 시행되며 일부 특정인에게 수혜가 돌아갈 수 있는 공동소득기반시설은 부지와 시설비의 20%를 자부담해야 한다.

공동소득기반사업은 최소 5인 이상의 법인격 조직에 한한다.
예비타당성조사 예산 4000만원과 기본계획수립비 1000만원 등으로 농특회계에서 별도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주택 신 ․ 개축 사업비는 농특회계 융자금으로 별도 지원한다.

주택 신축(개축)의 경우 호당 2000만원까지 연리 5.5%로 5년거치 15년 상환으로 지원되며 주택개량(부분)은 호당 500만원까지 연리 4%로 3년거치 7년 상환 조건이다.

#농촌다움 복원

이 사업은 농촌을 단순 식량생산공간이 아닌 전원주거 ․ 휴양 ․ 전통문화 등의 기능을 갖춘 쾌적하고 농촌다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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