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협상은 사실상 지금부터라 할 수 있습니다. 1, 2차 협상에서 양국은 사실상 탐색전을 벌이며 서로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의 협상을 하는데 머물렀습니다. 때문에 진짜 협상은 양허안이 교환되는 3차 협상이 될 것이며 이 때부터 보이지 않은 불꽃전이 본격화될 것입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이슈인 농업분과를 총괄하는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의 말이다.

배 국장은 농림부에 몸담으면서 줄곧 가장 어렵다는 농업협상을 전담해온, 자타가 공인하는 배테랑 협상전문가.

배 국장은 3차 협상때부터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득실을 면밀히 분석, 본격적인 요구 조건들을 주장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미 FTA협상에서 미국측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단연 농업이다.

이는 미국측이 이번 협상을 통해 가장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농업분야라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반대로 우리 입장에서 가장 손실을 볼 수 있는 부분도 농업이다.

이 때문에 우리로서는 협상 개시부터 농업분야에 대해서는 수세적인 입장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 국장은 이와 관련 다음달 초 양국이 교환하게 될 농업분과의 양허안은 최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양허안을 교환하게 되면 각국의 요구조건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인 만큼 3협상부터는 피말리는 협상전이 될 것으로 배 국장은 내다봤다.

양국 협상단 모두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앉아 있는 만큼 협상장은 사뭇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는 것.

고성이 오고가는 것은 물론 협상을 하다보면 볼펜을 집어던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설명이다.

배 국장은 “이번 협상에서는 무엇보다 농업의 민감성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지킬 것은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게 협상팀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배국장은 또 “농업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산업이라 우리가 미국측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성과를 내려고 노력할 것인 만큼 협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진통도 겪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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