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만으로 끝낼 수는 없습니다. 공격적인 각오와 헌신이 있어야 합니다. 공사의 모든 사업을 지역의 가능성과 능력을 고려한 수요자 중심의 성공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3월 12일 한국농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임수진 사장은 “우리 농업·농촌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책임이 무겁다”며 “농업인들이 희망과 용기를 갖고 새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뒤늦은 소감을 밝혔다.

십 수년을 지자체 수장으로서 실제 현장을 책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업과 농업인들이 정부의 각종 정책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데는 공급자 중심의 농업정책과 농업인의 정책 참여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명분이나 전시사업은 완전히 배제하고 고객의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협치 경영을 토대로 수요자 중심의 고객밀착형 경영, 현장중심의 분권형 책임경영을 정착시켜 모든 사업에 지역적 특성이 반영토록 하겠다는 임기 동안의 경영 방침도 세웠다.

임 사장은 “공사의 모든 평가시스템을 계량화시켜 실제 경영평가를 수치로 분석해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와 효율성 있는 투자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 사장은 취임 직후의 남모를 고민도 밝혔다.

임 사장은 “정부투자기관의 장이 임명되면 노동조합에서 낙하산이다 정치인사다 하는 잡음이 많기 마련이라 신경이 쓰였다”며 “부임 후 한달만에 노동조합의 성원을 이끌어낸 점을 가장 보람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임 사장은 “세계화, 개방화의 물결을 거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나 농업, 농민이 실의에 젖지 않고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희망의 길을 찾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모화·기계화, 유통체계의 개선, 농외소득 확충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직불제를 통한 소득감소분 보전과 전업농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공사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농촌지역개발사업에 대한 인식도 분명히 했다.

과거 공사가 추진한 문화마을사업 등 농촌개발이 정부주도의 하드웨어에 치중해 도시화된 농촌 만들기에 주력했다면 현재 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지역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주민간의 유대감을 갖는 권역을 묶어 지역에서 개발계획을 수립·추진하는 상향식 지역개발 방식이라는 게 임 사장의 생각이다.

따라서 임 사장은 “농촌사회 유지를 위한 다양한 농촌개발 사업을 발굴해 농촌을 쾌적한 정주공간으로 조성, 농촌에 활력을 심어나가겠다”면서 “1·2급직의 농촌지역개발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 개발과 필요한 법령을 만들어 나가고 내년에는 새로이 이사와 처장 2~3명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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