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아오자 조용하던 광천가축시장에 송아지 실은 1톤 봉고들이 몰려들었다.
지난 8일 찾은 광천가축시장. 이날 가축시장에 나온 송아지들은 제일 먼저 계근대에 올라 계체량을 측정한 후 상장 계류대에 묶인다.
이렇게 소를 내놓은 농가들은 홍성축협에서 내놓은 커피나 녹차를 한잔씩 하면서 이런 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며 지난 장 소 시세를 논하고 어떤 쪽에서는 아침부터 정치 이야기를 하면서 오르니 그르니 핏대를 세우기도 한다.
이렇게 왁자지껄하는 광천가축시장 사무실에서는 전산작업을 통한 경매준비가 진행되고 축협소속 수의사는 줄장 된 모든 송아지에 호흡기 예방백신을 연방 주사하느라 땀을 흘린다. 고분고분 순하게 맞아주는 놈도 많지만 어떤 소는 어린애처럼 보채며 뛰고 난리니 주사 놓는 수의사들이 애를 먹기도 한다.
이날 홍성축협 광천 가축시장에는 모두 60마리 송아지가 나와 58마리가 상장돼 2마리를 뺀 56두가 팔려 나갔다. 전달 장에는 100% 낙찰 되었는데 이날은 일부 안 팔려 유찰 된 송아지도 있었다. 그러나 가격이 좋아져 농민들은 다소 안정감을 찾은 듯 여유를 보이기도했다.이날 경매 평균가는 180만원을 형성했다 최고220만원짜리도 나왔다 전 장보다 많이 높아진 가격이라고 한다.
“오늘은 좋은 소가 많이 나왔다”고 직원 임창희씨는 귀띔했다. 이날 송아지를 갖고 나 온 조팔영씨는 “지난 장에는 기분이 안나데요 180kg 소가 내정가 120~130만원 붙었으니 환장 할 일 아니겠나요 오늘은 보통 170만원 붙었으니 많이 오른 거지유” 충청도 사투리로 송아지 가격에 대해 말한다.
축협직원과 농민 경매사로 구성된 가격산정 위원들이 여러 정황을 참작하여 그 날의 개별 소 가격을 붙이면 구매자들이 공시돤 내정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경쟁을 한다. 원래 큰 소시장으로는 전국서 내로라하는 광천우시장의 유명세도 거들었다고 봐야지만 광천가축시장이 등록우 시장으로 삽시간에 정착된 셈이다. 지난해 12월에 한우 등록우 시장을 정식 개장했으니 불과 9개월만에 전국 최고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홍성축협은 내친김에 광천가축시장을 더 넓힐 계획이란다.
유창균 조합장은 “홍성군은 원래 축산 세가 좋은데다 정액 수정 단계서부터 조합 지도를 받은 우수한 송아지를 내놓는 것이고, 또 소를 내놓기에 앞서 조합에서 나가보고 덜 큰 것은 더 키워 내도록 지도를 하니까 이 시장에 좋은 소가 많고 그래서 타 지역에서도 송아지 사러 원정을 오는 것”이라며 한우 등록시장 유용성을 힘주어 설명했다.
충남한우 ‘토바우’와 연계한 가축검정 개량 등록우사업은 우량 소 공급 효과가 1번이지만 2번으로는 농가가 소 값을 제대로 받는 것이다.
그 전에는 소시장에 나오면 소 장사들이 “후리망 야리생”운운하며 알아듣지도 못할 은어를 써가며 소위 ‘감아 싸 넘기기’를 하면 벌써 소 주인은 수십만원을 날리기도 했다. 눈 뜨고 당하던 시대였다. 이제 이런 일은 없다. 다 흘러간 옛 노래다.
지금은 전산등록에 공개 입찰. 그야말로 원리원칙 광명정대 그대로이다. 소 한마리에 1만원 수수료 내면 다 끝난다. 소장사 입 쳐다보면서 애를 끌일 일이 없다. 송아지 양쪽 귀에 붙은 바코드가 경매장에서도 다 행세를 한다. 이 노란 바코드 이표가 혈통서부터 이력추적 시스템에 유통경로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소 주민등록증이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농민 표병덕씨에게 요새 소를 넣을 만 할 때인가를 물었더니 사료 값이 문제라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큰 소 한 마리 팔아서 송아지 3마리를 샀는데 지금은 2마리 사기도 힘들다”라고 하소연하면서 “아무튼 소 중량 100kg을 늘리려면 1만1000원짜리 사료 50포는 먹이는데 계산이 안 맞는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광천가축시장에서 한우농가들에게서 다소 웃음을 찾을수 있었다. 쇠고기 수입재개, 사료값 폭등, 한우가격 하락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실에서 광천가축시장에서 만난 축산인들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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