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농업의 효자품목으로 각광받던 화훼의 수출이 최근 시장개척의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한 듯 하다. 수출물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는 국내 화훼수출업계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같은 분위기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특히 대중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업자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일찍부터 체험하고 있어 “수출할 맛이 안난다”는 볼멘소리를 입버릇처럼 하고 있다.

중국에 심비디움을 수출하고 있는 업체의 한관계자는 “중국내에서 국산 화훼가 주로 들어가는 지역은 산동, 북경, 광주, 상해 등 4곳에 국한돼 있어 수출물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수출물량이 늘어나면 국내업체들끼리의 경쟁이 심화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물론 수출이 국내 화훼가격을 지지해 준다는데 더 큰 명분이 실리고 있음은 사실이다. 또 정부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화훼산업에서는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명분과 무역수지 흑자란 성과들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단발성에 그칠 우려가 있다는데 있다. “수출도 유통의 한 분야인 만큼 밑지는 장사를 누가 하겠느냐”는 수출업자의 반론이 괜한 소리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국에서 벌이는 국내 업체들끼리의 `제살깍아 먹기식 경쟁"은 국산 화훼에 대한 대외신뢰도 하락은 물론 국산 화훼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그럴 경우 이를 회복하기란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게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따라서 화훼수출업계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수출보다는 수출시장의 규모에 맞는 수출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개별업체들의 과잉수출을 제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수요를 생각치 않는 과잉수출이 과연 장기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길경민kmkil@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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