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탄방동에서 조그만한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선씨는 요즈음 화요일이 은근히 기다려진다. 김씨기 이날을 기다라는 이유는 인근 농협대전지역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직거래 장터에서 부식재료를 이것저것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들이 좋아하는 산나물 등 색다른 계절식단을 꾸미기 좋고, 마트나 차량구입 때 보다 재료비를 15~20%는 줄일 수 있어서이다.
농협대전지역본부(본부장 김종화)가 주1회 운영하는 농산물직거래 화요장터가 지난 3월부터 농협탄방동지점 뒤뜰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면서 인근 탄방동, 갈마동, 둔산 일대 주민들에게 편안한 장터로 다가서고 있다. 요즈음 수박 1덩어리 먹을 만한 상품은 보통 1만4000~1만5000원을 주어야 하지만 이 장터에서는 9000원이면 산다. 딸기도 1kg 1박스 5000원으로 다른 곳과 값은 같지만 신선도와 상품성이 앞선다. 토마토도 물이 좋고, 델라웨어 하우스포도가 벌써 나왔다. 산두룹, 죽순, 취나물, 엄나무, 옻순에 민들레 같은 산채식물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농축산물이 이 시장에서 팔린다.
수박, 참외, 딸기 등 과채류와 고추, 마늘, 양파에 시금치, 미나리, 호박, 아욱, 상추, 쑥갓 등 신선채소와 산나물에 잡곡, 인삼 맥문동 같은 약초류 그리고 축산물까지 대략 250가지 농축임산물이 유통되니 여기야말로 작지만 야무진 농산물 시장이라고 할 만 하다.
이 시장 특성은 일반 상인은 없다는 거다. 장사꾼 아닌 농민만이 팔 수 있다. 14개 대전지역농협의 조합원 농가들이거나 이들 조합이 추천하는 농민들이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하고 들어가는 새로운 스타일의 도심 시장이다. 그러니까 어떤 날은 판매자가 15명이 될 때도 있고 또 어느 주는 30명이 될 때도 있다. 요즘 같은 농번기는 출장시간이 늦어지는 농가도 많다. 주단위 시장이 성공 할 수 있을지는 점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일단 출발은 괜찮아 보인다. 원래 장시란 판매자와 구매고객은 물론 시정잡배에 약장수까지 어우러져 시끌벅적 해야 제 맛이 나지만 이제는 그런 5일장 보기는 쉽지 않게 되었고, 세월 따라 유행 따라 유통의 패턴도 많이 변화 하고 있다. 대형마트 할인점의 대 홍수 속에서 이렇게나마 틈새시장을 만들어 어떻게라도 농민이 쉽게 팔아 소득을 더 챙길 수 있게 해 주려는 노력들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농산물유통 이런 작은 부문에서부터 물꼬를 터야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국민세금 팍팍 써서 수십억씩 드는 유통센터 세워놓고 애물단지 되는 경우도 허다한 것 아닌가.
인근 하눅지적공사에서 근무하는 정순화씨는 “화요일에는 퇴근하면서 꼭 이 장터에서 장보기를 한다”고 말한다.
잡곡을 팔기위해 청양에서 온다는 농민 김석봉씨는“ 보통 50~60만원 판매로 소득이 큰 편은 아닌지만 차츰 장이 커질 것 같다”고 기대를 보인다. 또 다른 농민 조향자씨는 “힘들어도 내 물건을 내가 직접 팔고 일찍들 어가니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박찬옥 농협대전지역본부 차장은 “여기서는 수입산 농산물은 볼 수 없다. 보통 주 당 26농가 분들이 참여 하고 있는데 판매편리를 위하여 텐트와 매대 음악 등 준비와 인근 아파트 홍보를 대전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농민들과 소비자들이 다 좋아해 힘이 난다”고 설명 한다.
최원찬 과장은 “우리 관내에는 13개 농협과 1축협이 있어 농축산물을 다 다룰 수 있고, 지난 어린이 날 같은 경우 어린이 경품잔치를 하면서 우리농산물 알리기를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 행사를 기획하여 화요장터가 잘 되게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대전축협은 토바우고기를 비롯한 닭고기 달걀 등 축산물 판매를 담당 하는데 도시주부들에게 대전축협 이미지를 높이고 단체급식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신창수 상무의 말이다.
농협대전지역본부의 화요장터는 근교농업육성 프로그램 중의 일부로 볼 수 있다. 근교농업육성과 소비지유통확대는 김종화 본부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취임 당시 김종화 본부장은 “도시근교 원예농업을 육성과 소비확산에 진력 하겠다”고 밝혔었다.
현재의 장터위치가 비좁기는 하지만 우선 알차게 운영하면서 제2, 제3의 화요시장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이곳 대전 농협인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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