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뭐 한 게 있나요.”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 덕에 ‘논두렁 아저씨’로 불리는 황상철 청양군 기술센터소장이 정년대기로 40년 봉사해온 직장을 떠났다.

항상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농민들에게 꾸벅 인사를 건내는 그의 또 다른 별명은 ‘굿모닝 아저씨’.

말단공무원에서 출발해 주경야독으로 현장에서 농민들과 함께 해 온 40년의 세월, 그라고 왜 할 말이 없겠는가. 그러나 그는 담담한 어투로 별직의 소회를 정리한다.

“내 임기 중에 신청사로 옮긴 것 말고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기대하는 것은 있지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앞으로 후배들이 더욱 잘 할 것으로 믿습니다.”

황 소장이 이끌어온 청양센터는 경제 여건이 그리 좋지 않은 낙후 오지지만 ‘청정’을 내세워 청양고추, 청양구기자, 청양메론에 청정 한우 사육지 명품지역, ‘그린컴 청양’으로 다시 태어난 것.

자전거를 타고 정부의 통일벼 육성권장방침을 전하러 다니며 농민들과 씨름하고 논두렁에서 세월을 보낸 그 이기에 더더욱 고향의 인정에, 고향의 농정에 아린심정을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이런저런 말을 다 하고 싶지는 않다는 투다.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와는 초등학교 동창 사이로 구슬치기하고 말 타기하던 어린 시절 얘기 보따리를 구수하게 풀어놓을 만큼의 사이. 그리고 이제는 둘 다 야인으로 돌아간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게 됐다.

“은퇴 후에도 농업과 관련된 무엇이라도 계속 해야죠.”

그의 넉넉하고 후덕한 인품 덕일까. 슬하에 둔 두 아들은 내로라하는 그룹사에 다니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식에 후덕한 인덕, 넉넉한 황혼기를 맞은 그를 주위에서 부러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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