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국민에게 친근하고 이득이 되는 산림으로 가꾸는데 앞장서다

이보식 선생은 우리나라 산림녹화의 기적적 성공을 ‘국민에게 친근하고 이득이 되는 산림’으로 가꾸는데 앞장선 산림 정책의 총수였습니다. 그분은 산림청 영림국장 시절 ‘조림’에서 ‘육림(育林)과 산림이용’으로 산림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작업을 추진, 유형별 보육 기술을 개발, 보급하여 우량 천연림의 보육을 확대, 체계화하였고 육림 시범단지를 조성, 육림작업의 시범교육장으로 활용하도록 하였으며 조림지의 사후관리요령을 마련, 산림을 본격적으로 가꾸도록 유도하였습니다. 또한 건전하고 우량한 묘목 생산을 위해 종자 채취는 국가가 지정하는 채종원이나 채종림에서만 실시하도록 하고 종자 검사와 수급을 국가에서 직접 관장하도록 하는 등 종묘의 국가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동시에 이미 조성된 채종원은 집약관리토록 하고 채종원의 신규 조성과 우량 도입 수종의 채종림 지정을 확대하는 시책을 강구하였습니다.

이 선생은 1993년 1월부터 5년간 임목육종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생물공학 기술을 응용하여 ‘주목의 열매로부터 항암제인 택솔을 대량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외에 특허 등록을 한 뒤에 12억 원을 받고 기업체에 특허권을 매각, 기술이전을 해줌으로써 임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첨단 사업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항암제 택솔의 대량생산 기술은 실용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1995년 10월에 특허청과 중앙일보사가 공동으로 시상하는 특허기술상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 특허대상 충무공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여기서 축적된 경험과 기술은 1999년 임업연구원에서 개발한 ‘산삼의 대량복제’ 기술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그분은 임목육종 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참나무류를 비롯한 우량 활엽수의 개량과 환경보전 및 생태계의 다양성 보존을 위한 친환경수종, 내공해성 품종과 실용적 임업기술을 개발하도록 독려하였고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연구 시설과 장비를 확보하여 침체된 임목육종 연구를 활성화함으로써 스승 현 박사가 설립한 임목육종연구소를 세계적인 연구소로 키우는데 헌신하였습니다.

산림청 차장으로 재직 시에는 그때까지의 산림정책 추진 성과를 바탕으로 21세기 산림의 비전을 정립하여 산지와 산림, 산주와 산촌, 국민 모두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산림정책으로 한 차원 높게 향상시키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그분은 산지이용체계를 개편, 산림이용 기본도를 작성하고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 1997년 2월 14일자로 이용목적에 따라 생산임지, 공익임지, 준보전임지로 구분하여 지정 고시, 산지의 보전과 개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확립함과 아울러 임업기계화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우리 여건에 맞는 한국형 임업기계와 장비의 개발 보급을 적극 추진하였습니다. 최근 인기를 날로 더해가고 있는 ‘자연휴양림’ 제도도 이 선생이 주도하여 1996년에 총 159개소의 대상 지역을 선정하였고, 산촌지역의 임산자원을 이용한 특산품 개발과 농산촌 주거환경 개선을 병행하는 ‘산촌 종합개발사업’도 그분이 특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이었습니다.

이 선생은 1997년 8월 8일 산림청장으로 취임하여 1999년 5월 25일 퇴임할 때까지 ‘숲 가꾸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그분은 IMF 사태로 우리 경제가 어려웠을 때 ‘숲 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을 창안하여 2년간 760만 명을 동원, 19만 ha의 숲을 가꾸면서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 ‘환경운동연합’, ‘그린 패밀리’ 등 시민단체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여 범국민 숲 가꾸기 운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분은 한편으로 ‘산지소득증대 종합대책’과 ‘산림농업 육성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산림의 공익기능 증진을 위한 ‘녹색복권’제도를 도입하였고 산림경영에 걸림돌이 되어온 규제를 과감히 폐지 또는 완화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다하였습니다. 그분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제 4차 산림기본계획을 수립하여 2차년도 사업까지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금강산 솔잎혹파리의 남북 공동방제사업을 구상, 실현가능한 추진계획을 마련하였고 1999년 5월 산림청 직속으로 광릉에 ‘국립수목원’을 설립하였습니다. 이 선생은 퇴임 후에도 1999~2002년의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직과 2004~2006년에 금산에서 열린 ‘세계인삼 엑스포’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헌신하였고 2003년 ‘한국녹색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 2008년부터는 독일인 뮐러 씨가 조성하여 우리나라에 기증한 ‘천리포 수목원’의 원장으로 봉사하다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때에 아깝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 다음은 ‘김성호’ 편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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