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소만이라도 이동제한이 풀렸다니 다행입니다. 날씨도 같이 풀리니 좀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정말 구제역은 치명적이네요. 벌써 거의 3개월 째 모든 것이 올 스톱된 겁니다. 그나마 농촌의 목돈은 축산에서 나왔었는데 이렇게 한심한 지경이 됐으니 정말 잘 챙겨서 새로 추스르지 않고는 어렵다고 봅니다.”

충남 홍성 갈산농협 이상구조합장은 지난해 곤파스 피해에 구제역이 겹친 이곳 농촌 분위기를 전달하며 농촌리더로서의 심정을 토로했다.

“변화의 시기가 온 것은 맞지만 1800명이 다니던 초등학교 학생수가 120여명으로 줄고 70세 고령인구만 고스란히 남았다.

농촌의 공동화로 젊은 인구 대체가 안 되는 농촌 현실을 어떻게 타개 할 것인지가 큰 문제다.”

예컨대 작년부터 농협법이 바뀌어 조합원 등록이 광역화되었지만 실제 조합 간 이동은 거의 한명도 없는데 이 또한 농촌에 의욕 넘치는 젊은 인구가 없는 것이 단적인 요인이라는 것이 이조합장의 견해이다.

지역 특산품인 ‘게르마늄 쌀’ ‘갈산한우’의 서울 이동판매로 히트치고 2010년 전국종합업적 전국2위에 상호금융 최우수상 수상기관인 갈산농협. 조합원 1510명에 직원 29명의 단출한 살림이지만 서울 분점까지 두면서 왕성한 의욕으로 농산물 판매 사업을 선도하며 유명세를 탄 강소조합이다.

예수금 135%성장에 판매141%, 공제 140%, RPC 91%성장 등 총사업122% 성장에 순이익 17억5000만원을 낸 실적을 보이는 농협의 조합장이지만 모처럼 할 말은 해야겠다고 작심한 듯 농촌애로를 쏟아 놓는다.

이 조합장에 따르면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이쪽 서부충남은 지난해 곤파스로 인한 백수피해로 벼 등 농산물 수확량이 30% 감소되어 본격 영농 철을 맞은 지금 농민들 주머니에 돈이 바닥났다”며 “영농채비가 제대로 안되는데 봄에 일시적으로 받는 영농자금마저 제대로 수령할 농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영농자금이면 농사준비자금으로 일괄 융통 해줘야 하는데 개인별 한도를 따지니 이미 받아쓴 다른 자금 항목에 걸려 그나마 쓸 수가 없단 얘기다.

갈산농협의 경우 지난해 2억 3000만원이 내려왔지만 채 2억을 못 넘기고 나머지는 반납했을 정도란다.

그는 또 “지난 2~3년 쌀값하락으로 죽을 쑤고 있는 농협의 적자보전 대책이 없고 내구연한이 다된 조합별 미곡처리장 시설보완에 대해서도 전혀 대책이 없다”며 “현재수준의 농정시각으로는 여기저기서 엇박자와 부작용이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갈산농협도 미곡종합처리장 개보수에 1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을 한 번에 빼내면 다른 사업이 휘청 할 정도라는 설명이다.

30년 농촌리더로서 보고 느낀 현장의 고뇌를 전한 그는 70년대 후계자육성부터 농기계 반값지원, 유리온실, 통합 RPC 사업 등을 죽 열거하면서 지금은 작목단위 공동생산·공동지원 시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목생산액에 따른 자금지원으로 연중 일정한 생산이 되어야 소비처에서도 안정구매를 할 수 있지 지금처럼 너울성 파도타기생산으로는 농산물의 유통 안정을 기하기도 어렵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농업농촌문제를 해결키도 어렵다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보자는 것이 아니라 올 봄은 특히 농촌농민의 사기앙양이 중요해졌다는 뜻에서 현장 조합의 실정을 말한 것입니다.”

재선인 이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대의원조합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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