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충남도 공무원연수원 강당. 400여명 사람들이 모여 ‘농어업·농어촌 혁신’ 대토론회를 열었다. 말하자면 농정 대 토론회이다. 박진도 충남발전연구원 원장의 충남농정의 비전과 과제에 관한 기조연설을 들은 후 4개 분과 토의를 거친 후 다시 종합토론을 벌인 4시간짜리 회합이었다.

박 원장의 연설 요지는 현행의 중앙집권적 수출주도 대기업육성위주 정책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균형발전과 선진화가 어려울 뿐 아니라 빈부격차의 양극화현상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지역중심의 국가발전을 지향하며 특히 농어업·농어촌의 발전을 통한 문제 해결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 요지. 이에 따르는 지역리더육성과 로컬 푸드, 거버넌스 확산 등은 현행 중앙집권적 규모경제의 모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중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안희정 도지사와 참석자들이 벌인 직접대화 형식의 종합토론. 민선5기 공약과 철학을 담아 정책현안 1번으로 올려놓고 밀어붙이는 안 지사의 농촌농업개혁 의욕에 비춰 이날 토론내용은 민선 3기, 4기 때부터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 수준의 즉 “이것 주시오, 이것 때문에 못하오”하는 청원과 님비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큰 설계의 토론이 왜 이런 수준에 그쳐야 할까하는 이유는 우선 참석대상자가 전혀 새로운 사람들이 아니고 옛날에도 많이 참석하던 사람들이란 얘기다. 속된 말로 ‘그 밥에 그 나물’로 참신한 아이디어나 발상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었다.

젊은 농대생, 귀농자, 전자상거래 농산물상인, 다문화여성농업인, 지선어민, 채소류 밭떼기상인, 축산물 유통업자 등 찾으면 얼마든지 참신한 인물이 많다.
안 지사 말마따나 “35년 이상씩 근속한 전문공무원과 생산농어민, 그리고 소비자들의 인식의 대전환 없이는 농업농촌문제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오히려 울림으로 다가선다고들 말했다. 특히 무슨 무슨 협회 단체장 이라는 사람들의 발언은 너무 진부하다 못해 한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통 해달라는 것뿐이다.

참석자 대부분이 공무원, 단체 인사들이라는 것도 문제. 한번 확 바꿔 보겠다는 의지로 어렵더라도 진짜 현장에서 농사짓는 풋풋한 농민들을 초청해 현장의 진심과 진정성담긴 육성을 들어보는 토론이 돼야 할 것 이라고들 입을 모았다. 물론 충남도가 지난 2개월간 6차례의 전문워크숍을 거쳐 중요 분야별 의견을 집약해 이날 그동안의 의견을 집대성 하려는 대 토론회를 주최한 노력과 의욕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대토론회에 운영상의 아쉬움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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