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농기원, ''이야기가 있는 충남의 맛'' 발간
- 황의선 과장, 향토음식 120가지 정리

충남농업기술원(원장 손종록)이 큰일 한 가지를 해냈다. 멋과 맛이 지천이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못했던 충남지방의 향토음식을 ‘이야기가 있는 충남의 맛’으로 총괄 정리해 책으로 내놨다. 2009년부터 시작된 3년간의 역작이다. 당초엔 5년 목표였는데 좀 당겨져 결과가 나왔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지휘는 황의선 충남농업기술원 생활개선과장이 맡았다. 기획, 교육, 세미나, 토론회, 전시회, 품평회를 통해 흩어진 음식 이야기들을 줍고, 간 봐가며 작품을 이뤄냈다.

일반적으로는 각 지역 음식들이 재료 양념 조리방법 위주로 접근 되었다면 이번 ‘충남의 맛’은 전래 동화 같은 유래와 변천사 등 이야기가 있는 음식의 문화적 접근을 시도했다. 16개 시군생활개선회원 1만 7000여 명도 힘을 보탰다. 각 지역에서 흔히 먹는 음식과 밥상 식단을 재연하고 평가 과정에서 지역농업 농산물 로컬푸드를 바탕으로 음식에 서린 한과 이야기를 간추리고 역사 문화 전통도 찾아냈다. 이 책은 5백여 가지의 충남지역 해안음식, 내륙음식을 추리고 간추려 120가지로 압축 정리했다.

향토음식 소재와 지역문화체험을 바탕으로 농가 맛 집, 연구회 활동을 통해 명품음식을 재연해 내고 충남음식의 큰 맥락도 잡았다. 충남음식 골간은 호박과 장류로 압축된다. 예컨대 태안지방의 게국지는 이 지역 주부들이 젓갈대신 게장국물을 대신 쓴데서 비롯되었지만 별반 관심 없던 시골 밥상으로 묻혀 버릴 뻔 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지금은 세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예부터 해안과 내륙의 풍성한 자원 덕택에 밥상도 걸고 넘쳐나는 인정미가 특징이다.

충남농업기술원은 5종의 명품밥상을 정리해 이중 2종은 상표등록이 끝냈으며 3종은 심사 중이다. 현충(顯忠)밥상(아산), 몽유도원도밥상(서산) 같은 예들이 그것이다. 또 심훈의 상록수에서 찾은 ‘상록수밥상’(당진) 등 고문을 뒤지고 문학작품의 길을 쫓으며 충남밥상의 뿌리를 찾아갔다. 그동안 찾아낸 농가 맛 집 9곳에 올해 6곳을 더 추가하고 2014년까지 32개를 더할 계획이다.

이야기가 있는 충남의 맛은 초쇄에 이어 2판 인쇄에 들어가 충남의 양반동네 음식이 제대로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황의선 과장은 “전통음식의 뿌리가 체계화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전승되지 못하고 그냥 소멸될 우려를 막았다는 면에서 좀 안심 된다”면서도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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