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은 강우, 기상이변...수확량 격감
- 탄저병, 바이러스 상품성도 악화

잦은 강우와 기상 이변으로 수확량이 확연히 줄어들자 건고추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미 건고추 양건 도매가격은 지난 6월 말 가락시장에서 1만원 대에 진입한데 이어 화건도 지난달 11일 1만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말부터는 양건, 화건 도매가격이 각각 1만8500원, 2만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서해안 일대의 잦은 강우와 태풍 무이파로 인해 충남 서산, 당진을 비롯해 전북 영광에 걸쳐 있는 고추밭이 탄저병과 바이러스로 상품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충북 괴산, 음성 그리고 경북 영양과 청송, 의성 등의 내륙지역도 흐린날씨가 지속되자 각종 바이러스가 발병해 고추 수확량이 현격하게 줄었다.

특히 서해안 일대 고추 주산지는 15%정도 가을 배추와 무로 작목을 전환하는 등 아예 고추농사를 포기한 농가도 있어 올해 실질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물량은 평년 대비 약 45% 밖에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국도 동북산성과 산동성 일대는 작황이 양호한 편이만 지린성 일대는 작황이 좋지 않아 수입 물량 확보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고 종자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건고추 가격은 화건의 경우 600g 기준 소비자 가격이 1만7000~2만 원대까지 상승했고 양건은 3만~3만5000원 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1일 가락시장에서 건고추 양건과 화건 600g 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지난달 1일 보다 각각 1만원씩 상승한 2만500원, 1만8500원에 형성됐다. 이는 5개년 평균 가격보다 양건은 290.6%, 화건은 335.6%까지 상승한 수치이다.
특히 1997년 건고추 가격이 1만원을 넘은 이후 15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김장철이 다가올수록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락시장 건고추 중도매인은 “고추 주산지마다 두 달 동안 일조량이 급감하자 출하되는 물량이 거의 없고 그나마 확보된 물량도 산지에서의 판매가 많다보니 도매시장에 반입되는 물량은 평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기가 좋아진다 해도 2~3물 수확을 끝낸 고추는 향후 많은 물량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영양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추는 2~3물 수확량이 가장 많은데 올해는 탄저병과 바이러스로 인해 전국 수확량이 현재까지 약 30~4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3~4물 관리를 제대로 해 많은 양을 출하할 수 있도록 농가 지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명환 농수산물유통공사 채소특작 팀장은 “우선 상반기 수입물량 1600톤을 지난달 31일부터 계약 판매하고 있다”면서 “추석이 지나면 민간 수입업자도 김장을 대비해 고춧가루를 들여올 것으로 보이고 경북지역 기상 호전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파악돼 현재로선 관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 관련 인터뷰- 고진수 몬산토코리아 TD본부 부장

- 주기적 추비로 초세 유지..측면가지 제거도.
- 고추 관리 요령

“바이러스는 특별한 약제가 없는 이상 초세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주기적인 추비를 통해 초세를 유지해 주고 특히 측면으로 가지가 많이 뻗쳐 나오면 본가지에 착과성이 떨어지므로 측면 가지를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국 4만ha에서 재배되는 고추가 올해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온갖 바이러스와 탄저병에 노출됐다. 이로 인해 1물, 2물 수확에 실패한 고추농가에게 고진수 몬산토코리아 TD본부 부장은 향후 고추 관리 요령을 밝혔다.

고 부장은 “3년 전부터 6~8월 사이 집중 호우를 비롯한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한창 수확기에 접어든 고추 농가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환경 변화에도 초세가 강하면 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고추이랑 주변에 호박, 콩 등을 같이 재배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한다”며 바이러스는 진딧물과 총채벌레 등이 옮기는 만큼 이들이 방제 시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주지 말고 좋아하는 콩 점액을 고추나무 주변에 두지 말라고 권고했다.
또 그는 “노끈을 매는 지주대가 70cm 미만이면 고추가 뻗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갖춰주지 못하므로 최소 120cm 정도의 높이를 유지해야 한다”며 “통풍성과 투과성이 좋아져 탄저병 등 곰팡이성병 예방에 좋고 농약치기, 수확 등이 수월한 한편 건고추 상품성을 높이는데도 탁월하다”고 말했다.

고 부장은 “현재 건고추 시세가 좋은 편이므로 우선 측면 시비를 통해 나무에 힘을 불어넣어주고 탄저병은 방제를 통해 병원균을 제거해야 한다”며 철저한 관리를 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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