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이 살길=강소농, 기술농업
- 농업공직자 37년 외길...250여 마을 현장 지도

‘봄풀은 채 꿈에서 깨지도 않았는데 / 계단 앞의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을 알리는 구나’

가을걷이가 다 끝나고 계절이 엄동을 재촉하는 만추. 괜히 한번 읊조려지는 문장이다.
외줄인생 농업공직자로 한 눈 팔 사이도 없이 37년을 줄달음질쳐 왔는데 어느 새 정년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는 김성제 보령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맞는 가을의 소회는 남다르다.

그는 “지난 7일부터 이틀간 1만5000명이 참가한 보령시농업인의 축제 겸 농산물 판매행사를 성공리에 끝낸 것처럼 지나온 공직생활을 대과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직장동료, 선후배들의 협조와 사랑이었던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보령시 웅천면 성동리 출신 평범한 시골 어린이는 자라나 농촌지도직 공무원이 되어 홍성군에서 첫 직장을 잡고 2년 후 고향 보령시로 내려와서 35년 동안 관내 250여개 농사짓는 마을은 죄다 한 곳 빠짐없이 현장지도를 해왔다. 그런 노력으로 1994년 지도기획 계장 시절 문민정부에서 ‘최우수기관 최우수 부서 상’을 받기도 했다.

“사실 자랑할 것도 없고, 또 누구나 하는 지도직 일이지만 새마을운동, 사방공사, 통일벼, 소주밀식, 퇴비증산 운동 등 격동의 농업현장을 겪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농업도 이만큼 커졌구나 하고 느낄 때는 뿌듯함도 있지요.”

보령시농업기술센터는 전국에서도 수위를 달리는 EM제제 특화센터로 올 연초 겪은 극심한 구제역 때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보령머드축제, 폐광지역 버섯단지, 만세보령 농축산물 등 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가 내세움직 한 브랜드지만 김 소장은 자랑보다는 더 발전시켜야 함을 강조한다. 요즈음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발원한 강소농을 강조하며 기술 농업만이 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올 가을 고추문제만 보더라도 5배 비싸도 우리고추를 찾잖아요. 기술만이 경쟁력이고 FTA도 이길 수 있습니다.”
2012년 6월말로 공직을 떠나야하는 그는 지금도 “기술직 공무원은 농민보다 높은 수준의 실력으로 그들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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