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한축기협의 현황과 한계
(下) 개선방안은

(사)한국축산환경시설기계협회(이하 한축기협)는 우리나라의 축산시설·기계 및 기구 관련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회원 상호간 기업윤리기반을 확립하고, 상부상조로 축산기자재산업의 계열간 협업을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국내 400여개의 축산기자재 업체 중 50개 업체만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어 협회의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양축농가들 사이에서 협회에 대한 홍보가 전무하다보니 업체들은 협회 가입을 놓고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축기협이 갖는 한계를 짚어보고 축산기자재산업 발전 방안을 살펴봤다.

# 대표성이 없다

국내 축산기자재 업체들의 이익 대변을 위해 설립된 한축기협의 대표성이 전무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협회 회원사는 50개로 국내 축산기자재 업체를 대략 400개로 추정했을 때 전체 12.5% 가량만이 협회에 가입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협회에 가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협회가 대표성이 없기 때문에 가입에 대한 동기를 통감하지 못하거나 협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독·방역시설을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한축기협에 대한 정보가 없고 주변으로부터 가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듣질 못했다”며 “업체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회원사로 가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협회의 회원사들의 참여 역시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열린 정기총회에는 50개 회원사 중 7개 회원사만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난해 회비는 15개 업체만이 납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 협회 존재가치 미미

한축기협의 존재가치에 대해 의문점을 갖는 축산기자재 업체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가 정부로부터 정책적인 지원을 유도하거나 공동 발전을 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회원사를 위해 존재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물론 협회에서 박람회나 전시회 등이 있을 경우 축산기자재 종합카탈로그를 발간해 배포하고 있고 분기별로 가축분뇨처리기계·장비 가격 정보집 등을 발간하고 있지만 홍보력이 없다보니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협회 사무국 유지를 위한 수입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협회를 탈퇴한 한 업체 관계자는 “가입했을 당시 회비는 내고 있지만 회비 지출에 비해 효과가 없어 돈이 아까울 정도였다”면서 “회원사를 위한 대정부 정책제언이나 업계 발전을 위한 활동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 기술도용 만연 ‘속수무책’

협회 설립 목적을 보면 축산기자재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회원 상호간 기업윤리기반을 확립한다는 내용이 분명 명시돼 있다.

하지만 축산기자재 업체들의 잦은 개·폐업과 기술도용에 따른 복제제품 만연 등의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같은 문제로 피해를 보는 회원사들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회원사 보호를 위한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원 상호간 기업윤리기반을 확립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명백히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규모가 꽤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 지역의 한 회원사는 보조사업에 맞춰 해당 물품을 복제해 일정기간 판매하고 이후 A/S요청을 했을 경우 더 이상 그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A/S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사후봉사이행체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농가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양질의 축산기자재와 A/S 능력을 갖고 있는 다른 회원사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데도 협회 는 할 수 있는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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