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의 재배작물이나 토양상태에 따라 요구되는 퇴비는 다릅니다. 사람에게도 필요한 영양분이 있듯이 토양 역시 그렇습니다. 농가에서 작물재배 시 필요한 퇴비를 공급하는 것이 퇴비생산업체들의 의무이자 책임인 셈이죠.”

농가에서 재배하는 작물이나 토양상태에 따라 알맞은 퇴비를 공급하는 것이 퇴비생산업체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문희혁 옥창농경 대표. 그는 농업의 자원 순환을 이루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퇴비산업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평소 퇴비업계에서 계분을 이용한 퇴비 전문가로 소문난 문 대표를 만났다.

# 각 지역 작물·토양 고려한 퇴비 만들어야

문 대표는 각 지역의 재배작물과 토양상태 등을 고려해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퇴비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계절과 지역의 토양상태, 재배작물에 따라 필요한 퇴비가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계분만을 사용해 퇴비를 생산하기 때문에 다른 가축분퇴비에 비해 질소 등의 함량이 높아 강원 평창에서 정선에 이르기까지 고랭지 채소재배 농가에서 지력증진을 위해 계분 퇴비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포도재배 농가의 경우 계분 퇴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농가에서 자신들이 필요한 퇴비를 더 잘 알고 있지만 어쩌다 필요한 퇴비를 사용하지 않아 한해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발생한다”면서 “자신이 재배하는 작물과 땅에 알맞은 퇴비를 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계분만을 활용, 악취 잡은 것이 경쟁력

문 대표는 퇴비 생산에 있어 계분만을 사용하고 톱밥 등의 다른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가축분퇴비의 발효와 수분함량조절 등을 위해 톱밥 등을 사용하지만 그는 톱밥을 사용하지 않아도 양질의 퇴비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양계농장 30곳의 계분을 관리·수거하는 한편 일정기간 이상 발효된 계분만을 수거해 사용한다. 이는 양계농장에서 계사 내 온·습도 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깔짚이나 왕겨 등이 계분과 섞여 있기 때문에 충분한 부숙이 이뤄지면 그 자체만으로 퇴비가 되며 여기에 문 대표만의 비법인 게르마늄 추출 미생물제제를 이용, 악취를 잡음으로써 양질의 계분 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계분만을 사용해 퇴비를 생산하는 곳은 업계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며 “농장에서 어느 정도 부숙된 계분만을 수거해 사용하고 여기에 게르마늄 추출 미생물제제를 사용함으로써 악취도 없애고 양질의 계분 퇴비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 공정규격 가공계분 유해성분 기준, 현실 반영해야

문 대표는 현행 공정규격의 가공계분 유해성분 기준 등을 현실을 반영해 재조정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가공계분의 경우 현행 공정규격에서 정하는 유해성분 기준은 건물 중에 대해 아연 400mg/kg, 크롬 90mg/kg, 납 50mg/kg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가공계분을 비료로 활성화 시키는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비료 공정규격 설정 및 지정’ 중 일부개정(안)에서 가공계분 비료 유해성분 기준에 대한 현실화 개선내용을 내 놓았지만 그것 역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개선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문 대표는 “농진청이 공고한 개정안에서 가공계분 비료 유해성분 기준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실을 고려한 기준을 다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 ‘자율적 생산 방식’을 지향

문 대표는 퇴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정보다는 퇴비생산업체가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퇴비를 자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규정된 틀 안에서 퇴비를 생산하다보면 결국 모두가 똑같은 퇴비를 생산할 수 밖에 없어 산업이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따라서 자율적인 생산 방식을 도입해 업체 스스로가 최고 품질의 퇴비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레 업체 간 품질 및 가격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가는 자신들이 필요한 퇴비를 공급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퇴비업체들은 자율경쟁을 통해 양질의 퇴비생산에 주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경우 퇴비생산업체들의 자율경쟁을 통해 각 업체에서 만든 퇴비 성분이나 품질 등에 따라 스스로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며 “퇴비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발전하기 위해서 우리도 자율 생산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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