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양축농가의 차단방역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AI발생 이후 양축농가의 소독·방역시설에 대한 신규설치와 기존 시설 개·보수 등의 농가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소독약품, 방역복 등의 방역자재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AI사태가 농가의 차단방역 의식제고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AI 발생 이후 농가의 방역시설·자재 구매 변화, 의식제고 등을 알아봤다.
# 가금농가, 방역시설 개보수·신규설치 늘어
지난해 말 AI 발병 후 가금농가의 방역시설 개보수와 신규설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 방역시설업체 관계자는 “올 1월에만 인근 지역과 타 지역 가금농가 20곳에 신규시설을 설치했고, 기존 시설을 보수 한 곳은 30곳이 넘는다”며 “한 가금농가는 고장으로 작동이 되지 않는 방역시설을 2년째 방치하다 이번 AI사태 후 질병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아예 신규시설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에 대한 우려가 질병에 대한 가금농가의 경각심을 높인 것 같다”며 “하지만 방역시설의 신규설치나 보수도 해야 하지만 지속적인 점검·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농가가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역시설업계는 양축농가에서 현재와 같은 질병발생기나 정부 보조금 확대에 따라 나타나는 부실업체들의 불량시설설치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 방역시설업체 관계자는 “전례를 보면 가축질병이 발생하거나 정부 보조금이 확대되는 시기를 노려 부실업체의 불량시설들이 난립했었는데 올해도 이와 같은 상황이 우려된다”면서 “농가는 방역시설 구입 시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농협 계통구매, 방역자재 매출 전년대비 123% 증가
AI 파동으로 방역시설 뿐 아니라 방역자재 구매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협 축산자재몰을 통한 방역자재 계통구매 실적이 크게 늘었다.
이는 AI 대응 농협이나 시·군지역의 방역자재 수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각 개별 농가의 방역자재 수요 역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 계통구매(방역자재) 자료에 따르면 AI가 확산된 시점인 올해 1~2월 방역자재 매출은 총 3억6200만원으로 전년 동기간 1억6200만원 보다 매출이 1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생석회가 지난해 100만원에서 올해 5400만원으로 매출이 54배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으며 방역복은 5800만원에서 1억4800만원, 소독·분무기는 100만원에서 1000만원, 방역악세사리는 300만원에서 1400만원, 기타 7500만원에서 1억1500만원으로 방역관련 모든 품목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농협 축산자재몰 관계자는 “축산자재몰을 통한 방역자재의 계통구매 실적이 전년 동월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농가의 방역자재 소비가 늘어난 것이 매출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정부 방역대책 추진…방역업계 ‘시너지’ 기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반복되는 AI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역대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방역시설업계는 정부의 근본대책마련이 양축농가의 방역의식 제고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방역대책에 따르면 이번 AI종식 이후 위험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방역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AI 위험지구 내 가금농장의 신규진입을 제한하고 기존 농장을 이주할 시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또 전국 축사시설 일제 점검을 통해 올해 편성된 축사시설현대화자금 3817억원을 ‘가금시설 리모델링 플랜’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정부 대책에 따라 농가의 방역시설 교체와 투자가 늘어나 방역시설시장의 활기가 점쳐진다.
C 방역시설업체 관계자는 “가축질병 종결 이후 방역시설이나 방역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관리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와 같은 정부 대책에 맞춰 우수한 방역시설 공급은 물론 시설점검·관리는 방역시설업체들의 역할로 민·관이 함께 차단방역에 노력한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화성에 위치한 한 육계농장주는 “지난해 방역시설을 점검하면서 다행히 AI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에 힘입어 농가는 철저한 차단방역 준비태세를 갖춤으로써 가축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기자명 김민규
- 입력 2014.03.03 10:00
- 수정 2015.06.29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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