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어획후관리가 경쟁력이다 (3) 성공사례 - 수협중앙회 안심고등어
부산공동어시장에는 하루에 20kg기준으로 10만~20만 박스 정도의 고등어가 입고되며 이들 고등어는 전국 소비지로 판매된다.
이 중 어떤 고등어가 상품성이 우수할까. 전문가들조차 쉽게 답하지 못한 이 질문에는 해답이 있다.
바로 수협중앙회가 지난해 출시한 안심고등어다.
국내 최초로 어획후 관리 개념을 도입해 유통하고 있는 안심고등어의 생산현장을 찾아봤다.
# 전 공정 4~6°C 유지
수협중앙회 안심고등어의 선도관리 비결은 경매 이후 이뤄지는 모든 공정에서 4~6°C 이내의 온도를 유지한다는데 있다.
새벽녘 경매를 마친 고등어는 수협중앙회가 자체 제작한 대용량 박스에 0°C 내외의 물, 얼음과 함께 담겨져 지게차가 대용량 박스를 수송차량에 싣는다.
수송차량에 적재된 고등어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약 20분 가량 떨어진 수협 감천항물류센터로 이동, 선별과 포장이 이뤄진다.
하지만 여기서 이뤄지는 선별과 포장역시 일반 고등어 선어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고등어가 경매가 이뤄진 곳에서 바닥에 깔아두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하는 반면 안심고등어는 자체 제작한 대용량 박스에서 내려지자마자 선별장으로 이동, 자동선별기로 빠르고 정확하게 선별된다.
수협중앙회가 청하기계에 의뢰해 제작한 자동선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고등어의 크기가 균일하며 선별속도도 빨라 작업과정에서 선도가 저하될 우려가 없다.
아직 라인이 설치된 지 오래되지 않은 터라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은 받지 못했지만 감천항물류센터가 HACCP인증을 받은 시설로 근무자들도 HACCP 교육을 항상 받고 있기 때문에 수산물을 비위생적으로 취급하는 일 역시 없다.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부터 포장돼 출하를 앞둔 제품으로 판매될때까지 선도유지는 물론 위생이나 안전성 관리도 최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배철우 수협중앙회 유통영업부 팀장은 “주기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비위생적인 도매시장들의 문제점을 개선해보자는 데서 어획후 관리를 도입한 안심고등어를 출시하게 됐다”며 “어업인들의 대표단체인 수협이 만드는 제품인만큼 다른 곳에 비해 위생과 안전성에 있어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만전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 위생·안전성 차별화로 유통업체 ‘호평’
지난해 출시한 안심고등어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수협 안심고등어는 농협과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수협유통, 중소형 마트 등에 납품되고 있다.
안심고등어 출시 이후 안심고등어 생산현장을 찾았던 농협, 롯데마트, 현대백화점의 구매담당자가 모두 안심고등어의 생산시설과 공정 등에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롯데마트에서는 여러 납품업체가 고등어를 납품하고 있지만 수협 안심고등어 출시 이후 납품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정도다.
유통업체에서 호평을 받는 것과 달리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낮다는 점과 안정적인 작업을 위한 고등어 물량 확보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현재 안심고등어의 생산비는 일반 고등어에 비해 약 10~20% 가량 높은 수준으로 수협중앙회는 안정적인 판로개척을 위해 판매마진을 줄여 다른 고등어 납품업체와 동일한 가격으로 납품하고 있다.
또한 사업이 지난해부터 진행된데다 지난해 고등어 어획량이 저조하고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등 고등어 물량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배철우 팀장은 “실질적으로는 위생·안전성에 있어 차별화를 이뤄냈지만 소매단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할 만큼 차별화된 인식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수협의 역할은 어업인이 잡은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인만큼 안심고등어의 마진을 줄이더라도 안정적으로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선은 고등어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수협 안심고등어를 홍보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작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모니터를 통해 틀어놓으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고등어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대대적인 소비자 홍보를 통해 안심고등어 생산방법을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안심고등어의 프리미엄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선상경매시 위생·안전관리 일원화 ‘가능’
수협 안심고등어의 중장기적 목표는 선상경매 실시를 통한 위생·안전성 관리의 일원화다.
이는 노르웨이와 유사한 형태의 어획후 관리방법으로 대형선망어선이 고등어를 어획하면 어선단위로 선상에서 이를 구매, 운반선으로 항구일대까지 운송하고 피쉬펌프를 활용해 양륙하게 된다.
양륙된 고등어는 별도의 경매절차 없이 바로 작업공정에 돌입, 안심고등어의 위생·안전성도 한층 더 높인다는 것이다.
선상경매를 통해 고등어를 매입할 경우 단순히 위생·안전성만 제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구매방법으로는 위판수수료를 지급해야하지만 선상경매가 이뤄질 경우 위판수수료를 줄여 고등어 원물의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 팀장은 “선상에서 경매를 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부분도 해결해야겠지만 우선 수협에서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의 한도를 1일 50톤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선상경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협중앙회의 판매역량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협은 고등어를 시작으로 다른 대중성어종들도 어획후 관리를 도입한 안심수산물 시리즈를 점차 확대해나 갈 계획”이라며 “현재 우리가 하는 어획후 관리방식은 다른 유사업종에서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만큼 안심고등어 사업이 성공하면 다른 업종들도 우리의 모델을 따라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