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2015년 수산업, 어땠나

소형어 어획량↑ 연근해 수산물 가격 약세

2015-12-31     김동호 기자

  올해 수산업은 생산량은 어업별로 편차가 크지만 전반적인 수산물 가격은 경기위축에 따른 소비감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한해 수산업을 되짚어본다.

  # 연근해어업, 자원상황 악화 징조
  올해 연근해어업은 전반적인 생산량이 소폭 늘어나고 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연근해 어업 누계 생산량은 87만5733톤으로 전년대비 2%가량 늘었다.
  하지만 어획량에서 소형어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자원상황이 악화될 징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등어의 경우 하반기 들어 중·대형어의 어획비율이 높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소형어의 어획비중이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참조기 역시 중·대형어가 어획될 시기에도 소형어가 많이 잡히는 경향을 보였다.
  오징어와 갈치 역시 전반적으로 소형어의 어획량이 늘어나며 전반적인 연근해 수산물의 가격은 전년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 생산량을 살펴보면 이달 전기기준 고등어 생산량은 12만3672톤으로 전년대비 5.2% 가량 늘었으며, 갈치 생산량은 3만8750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23.5% 가량 줄었다.
  오징어 생산량은 11만6915톤으로 전년대비 3.4% 가량 늘었으며, 마른 멸치는 4만5050톤으로 전년대비 2.3% 가량 늘었다. 
  한편 해수부는 주요 연근해수산물의 자원관리를 위해 대중성 어종의 어획금지체장 설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양식어업, 품목별 편차 커
  양식수산물은 품목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어류의 경우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증가세에 있는 가운데 우럭만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으며, 전반적인 양식어류의 가격은 높게 형성되고 있다.
  광어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출하량이 3만5907톤으로 2014년 3만3683톤 대비 2000톤 이상 늘었으며, 우럭은 1만5330톤이 생산돼 전년동기대비 1700톤 가량 줄었다.
  또한 참돔과 농어는 생산량이 소폭 증가한 반면 감성돔과 숭어는 전년대비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패류는 굴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생산량이 775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43톤 대비 700톤 가량 감소, 수출량 증가 등과 맞물려 가격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전복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생산량이 1만500톤 수준으로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가량 늘어남에 따라 산지가격은 20% 가량 하락했다.

  # 원양어업, 어려움 가중
  원양어업은 대서양트롤어업의 IUU(불법·비보고·비규제)어업 문제와 엔저현상의 지속 등으로 전반적으로 원양업계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원양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원양어업 생산량은 54만톤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3% 가량 줄었다.
  업종별로는 꽁치생산량이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청어와 저서어류를 주로 생산하던 대서양 트롤어업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생산량이 30% 가량 줄었다. 
  연승어업과 선망어업에서 참치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엔화의 약세가 이어짐에 따라 수출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
  명태를 주로 생산하는 북양트롤어업 역시 조업쿼터와 척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전년대비 줄어들고 있다.
  연안국의 자원자국화가 심화되고 지역수산기구 등의 수산자원관리가 강화되고 있음에 따라 원양업계의 어려움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협, 상호금융·신용사업↑ 경제사업↓
  수협중앙회와 일선수협의 상호금융사업과 신용사업은 약진한 반면 경제사업은 유가하락 등과 맞물려 사업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상호금융사업 실적은 △예수금 17조9175억원 △정책자금 대출 2조2135억원 △대출금 12조7782억원 등을 기록했다. 
  상호금융사업의 세전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말 기준 1221억원 수준으로 지난 한해 당기순이익인 913억원보다 300억원 이상 많았다.
  수협은행의 신용사업도 약진을 이어갔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일반여신·해양수산투자여신 14조3385억원 △정책여신 3조7747억원 등으로 여신금액은 지난해 11월 말 대비 1조3890억원 늘어난 18조1132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신은 지난해 11월 말 대비 9290억원 늘어난 13조1908억원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신용사업 세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말 대비 140억원 이상 늘어난 750억원을 웃돌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경제사업은 판매사업 실적이 늘어났지만 유가하락 등과 맞물린 구매사업 실적 감소로 전체적인 실적은 큰 폭으로 줄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달 말 경제사업 실적 추정치는 1조2580억원 가량으로 면세유를 비롯한 구매사업 실적이 2300억원 가량 줄어든 반면 판매사업 등이 소폭 늘어나 전체적인 사업실적은 1800억원 가량 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수준인 1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에 따라 유형자산처분손실이 상각처리됨에 따라 전체적인 손익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산·어촌 예산증가 ‘미미’…해수부내 갈등 심화
  해양수산부의 정책은 FTA(자유무역협정) 등 개방화에도 불구하고 수산·어촌 분야의 예산증가가 미미한 수준인 가운데 인사 등을 두고 해양업계와 수산업계의 묵은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16년도 예산안 중 수산·어촌 분야 예산은 FTA 대책예산 367억원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예산 증액은 369억원(1.8%)에 머물렀다.
  FTA대책예산이 한·중 FTA 국회 비준 등으로 피해를 입을 어업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FTA예산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증액된 예산은 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그나마도 전년대비 1.8% 증액, 해양환경분야 10.2%, 해운·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6.5% 등의 증액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었다.
  수산·어촌분야의 예산 증액이 미미한 가운데 해수부내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수산업계에서는 다시 ‘수산홀대론’이 회자되고 있다.
  손재학 전 해수부 차관의 재임 당시 균형을 찾는 듯 보였던 해수부 조직은 이후 해양·해운·항만분야 공직자들이 부내 요직을 독점하며 승진, 해외파견 등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수산단체에서는 손 전 차관 이후로 해수부의 장·차관이 모두 해양·해운·항만 분야에 집중하고 있어 수산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정책적인 배려도 미약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현장의 어업인들은 체감되는 정책적인 지원이 농림수산식품부 시절보다 현저하게 줄었으며 해수부 출범 이후 우이산호 충돌사고나 여객선세월호침몰사고 등 잇단 해양사고로 수산업계가 피해만 보고 있다며 해수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