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부지이전 '갈등 격화'
어업인들, "상인들, 어업인·소비자 안중에도 없어"
이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노량진수산시장의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는 등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상인생계비상대책위원회와 중도매인조합 등 시장종사자들은 지난 15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비상대책총연합회’ 발대식을 갖고 수협 노량진수산(주)의 기존 시장 주차장 폐쇄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날 집회에서 비상대책총연합회는 기존 주차장 폐쇄에 대한 강명석 수협 노량진수산(주) 대표이사의 공식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수협 노량진수산(주)의 사옥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경찰이 사옥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제지하자 일부 상인들은 사옥 경비실과 출입문 등을 부수고 사옥에 난입하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졌고, 결국 경찰의 중재로 강명석 대표이사가 상인들과 면담에 나선다는 조건으로 해산했다.
이날 김갑수 노량진수산시장 중도매인조합장(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노량진수산시장의 문화유산적 가치와 전통을 훼손하지 않고 현대화가 진행되려면 현 시장의 기본 골격이 보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종사자들이 비상대책총연합회를 구성, 시장부지 이전에 반대목소리를 내는데 대해 시장의 주요고객인 어업인들은 상인들이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시장의 주인인 어업인과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선 수협의 한 조합장은 “노량진수산시장은 새벽바람을 맞으며 조업을 나가는 어업인들의 돈을 모아서 운영되고 있는 시장인데 새 시장의 건립에 돈 한푼도 안낸 상인들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시장 이전을 방해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성토하며 “시장 이전지연으로 발생하는 모든 손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조업하는 어업인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수협중앙회는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해 보다 단호한 입장을 취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조합장은 “노량진수산시장의 낙후된 시설 때문에 어업인들이 정성껏 생산한 수산물의 가치가 떨어지고 소비자들은 선도가 떨어진 수산물을 섭취해야하는데 그게 무슨 문화유산이고 전통인가”라고 물으며 “노량진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소수의 상인들이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고 수많은 어업인과 소비자를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을 보면 도매시장은 상인들이 억대매출을 내라고 존재하는 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상인들이 눈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시장의 주인인 어업인들과 서울시민들을 무시한다면 그 피해는 어업인과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상인들에게도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