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농업계의 우산
올해 농협 계통농약 기준가격이 역대 최대 규모인 평균 3.3% 인하됐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가격 인하로 농업인의 경영비가 219억원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선 조합들 역시 이번 농자재 가격 인하 소식에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이를 통계청의 지난해 농가 추정치인 107만호를 기준으로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농가당 2만원가량의 작물보호제(농약) 투입비가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농가의 경영 규모에 따라 많은 혜택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수치다.
반면 작물보호제 업계에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쌀 등 농작물 가격하락으로 농업인의 어려움을 공감하고는 있지만 원자재가격과 환율 상승 등으로 경영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번 계통가격 인하가 마진율 감소와 직결,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업계의 볼멘소리가 장기적으로 제품개발 등에 대한 투자 위축이나 서비스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제조사와 직접구매를 하는 조합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제조사가 계통구매 계약에서 이익이 감소한 만큼 직접구매에 대한 장려금 축소 방침 등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협은 농업인의 버팀목인 동시에 농업 관련 업계의 우산이라고 한다. 농업인 조합원들의 권익과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농업인뿐만 아니라 농업과 관련한 업계 모두의 성장발전을 견인하고, 이를 통한 농업의 위상 증대와 농업인의 수익증진을 도모해야 한다는 얘기다.
농산업계도 농업인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고, 함께 성장 발전해나가야 할 동반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농협이 농업인과 농산업계의 동반성장을 위한 농업계의 우산으로서 비바람을 막아주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버팀목이 돼주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