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류 수출물량 확보 비상"

1999-08-18     박유신

" 과실류 수출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에 발생한 호우와 태풍으로 과일류가 물량부족과 국내가격 상승 현상이 발생해 수출업체들이 수출할 물량을 확보치 못해 하반기 수출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특히 배는 경기 안성, 평택, 충남 논산, 전남 나주, 경북 상주, 연천 등 배수출단지의 낙과 피해가 워낙 심각해 하반기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 안성지역의 경우 올해 대미 수출목표를 1천톤으로 잡고 있으나 현재로선 계획된 물량의 40%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며, 그나마 바이어가 원하는 규격과 품질은 거의 확보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수출업체들의 전망이다.
게다가 배의 낙과피해로 국내 과일가격이 유례없는 고가를 형성할 것이 예상되면서 농가들이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로 조합과의 수매계약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며 수출업체들도 국내가격이 수출단가보다 높게 형성됨에 따라 수매를 연기하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김홍만 안성과수협동조합 이사는 『안성지역의 낙과율이 30%이상 발생해 국내 출하물량도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당초에 수출수매계약을 맺으려 했던 농가들이 수매계약을 꺼리고 있다』며 『이달안에 미국과 수출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수출단가가 국내가격보다 낮게 될 경우 물량확보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여 계약이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해 나주지역에서 목표로한 배수출물량은 2천1백40톤, 하지만 70%이상 낙과피해를 입은 상태에 있어 계획물량의 25%밖에 확보를 못한 상태에 있다.
이달 23일부터 선적을 하려고 했던 조생종 배의 수출시기를 다음달 1일로 연기한 상태이나 수출물량을 확보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나주 배원예농협 관계자는 『일부 수출업체들은 미국 및 캐나다와 이미 계약을 맺은 상태에 있어 위약금까지 물게될 상황에 처해 있다』며 『올해 수출에 차질을 빚게 될 경우 중국이나 일본에 상권을 빼았길 우려마져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림수산식품수출입조합은 올해 배수출물량을 지난해 1천7백톤보다 8백톤가량 증가한 2천5백톤정도로 잡았다. 하지만 배가격이 높아 수출업체들의 수출물량확보가 어렵고, 상품성도 떨어지는 등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실적이 지난해 수준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염정선 차장은 『업체들은 상승한 국내가와 상품성 저하로 선별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있어 수매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수출시장개척을 위해 바이어관리와 해외시장관리를 해왔던 것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어려움을 피력했다.
미국, 동남아, 유럽지역 등으로 수출되고 있는 사과도 충남과 경북지역에 주산지가 퍼져있어 이번 호우와 태풍피해로 10∼20% 낙과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올해 재배면적이 줄어든데다 국내가격이 올라 가격경쟁력면에서 중국이나 미국보다 낮아 수출이 극히 저조한 상태다.
예산능금협동조합은 올해 50톤가량을 러시아에 수출할 계획이었으나 올해는 1톤도 수출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장성중 판매계장은 『72년부터 사과 수출을 시작한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것 같다』며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사과가격을 수출단가와 어느정도 맞춰줄 수 있을 것인가 이다』고 말했다.
메론의 경우도 피해가 심각하다.
일본으로 메론을 수출하고 있는 전남 나주 세지농협은 올해 메론재배량의 95%이상이 태풍피해를 입어 하반기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나종대 세지농협 판매지도과장은 『태풍이후에 파종한 메론이 10월말이 돼서야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국내 수급물량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수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이때문에 세지농협은 올해 대일 수출물량을 지난해 67톤보다 3배가량 많은 2백톤가량으로 잡았으나 현재까지 47톤만 수출됐다.
키위주산지인 전남 해남의 경우 올해 1만3천톤가량의 생산을 예상했다가 태풍피해로 50%이상이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6천톤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키위의 경우 열매는 물론 잎사귀와 가지가 한꺼번에 날아가버리는 엄청난 피해를 입은 농가가 대부분이라 생산차질이 내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실정이다.
영농조합법인 참다래유통사업단의 정운천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뉴질랜드와 단경기에 70만달러어치의 교환수출을 계획했던 당초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면서 『일본바이어와의 5백톤 수출을 하기로 한 계약도 파기가 불가피하나 내년을 위해 1백톤만이라도 출혈수출을 감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림부관계자는 『당초에 계획 했던 수출 수매계약이 미비한데다 낙과피해까지 겹쳐 물량확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