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정감사] 한국농어촌공사·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림수산식품기술교육문화정보원

옵티머스 펀드·비축배추 품위·적자투성이 로컬푸드 직매장

2020-10-13     박현렬·서정학 기자

[농수축산신문=박현렬·서정학 기자]

지난 12일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사진 왼쪽)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공동취재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2일 국회 농해수위 회의실에서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농림수산식품기술교육문화정보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농해수위 의원들은 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할 때 별다른 검증절차를 갖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aT에 대해서는 공공비축 농산물의 수매, 비축, 방출 과정의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농금원은 농업정책보험의 손해율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농정원은 농약 안전사용 키트 구성품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한국농어촌공사]

# 옵티머스 펀드 투자로 손실 질타

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 펀드 등에 투자한 수십여 억 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농어촌공사는 최근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 원을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전액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 인천남동갑)은 “농어촌공사 임직원이 옵티머스 펀드의 수익률과 위험성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화통화를 통해 2.8%의 수익을 볼 수 있다는 말만 믿고 투자를 했다”면서 “NH투자증권이 농어촌공사에 제시한 제안서나 펀드 약관에 상품 위험도나 상품조건, 투자대상, 만기일정 등 상세내용이 전혀 기재돼 있지 않은 데도 별다른 검증 없이 공사가 투자했다 손실이 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양수 의원(국민의힘, 속초·인제·고성·양양)도 “농어촌공사가 NH투자증권에서 옵티머스 펀드 상품 투자 제안서를 받은 지난 2월 27일 당일날 이사회를 열어 자금투자를 결정했다”고 지적하며 “수십억 원의 기금을 투자하는데 하루도 검토하지 않고 투자를 결정하는 건 요식행위이며 그 결과가 기금 손실이다”고 말했다.

# 공사 사업 현장 산업안전재해 끊이지 않아

농어촌공사 관리 사업 현장에서 산업안전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 서귀포)은 “농어촌공사 관리 산업현장에서 최근 5년간 6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15명에 달하며 공사 사장은 이에 대해 중대재해 경고조치까지 받았다”고 지적하며 “농어촌공사가 사장직속의 안전경영추진단 등을 신설해 대책을 마련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터지는 건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농어촌공사 발주 사업현장에서 사상자가 나오는 건 매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사안임에도 사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7월 안전경영추진단을 신설해 사업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추진단 설립 이후에도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김인식 사장은 “안전경영추진단을 신설해 안전관리 매뉴얼을 정비하고 현장관리를 강화하고자 했으나 시공업체의 보고 누락, 주말 관리·감독의 어려움 등 애로점이 많다”면서 “더 확실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자연재해로 인한 농경지 피해 최소화해야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농경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설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 영암·무암·신안)은 “올해 기록적인 폭우가 있었는데 영산강 하구댐 등 일부 댐이나 하굿둑에서 기록적으로 쏟아지는 호우를 감당하지 못해 수해가 일어나는 곳이 있었다”면서 “또한 제방 둑보다 낮은 곳에 물을 끌어올리는 펌핌장이 설치돼 있어 실질적으로 수해피해 방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곳도 있는데, 공사는 예산부족이라는 핑계만 대면서 이에 대한 개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농업기반시설이 폭우나 집중 호우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적극 키워줄 것을 요청했다.

상습침수구역에 대한 정보를 최신화해야 한다는 요청도 있었다.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 김제·부안)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빈도나 강도가 바뀌는 현상이 체감되는 시기에 전국의 상습침수구역에 대한 실태조사는 1972년도에 진행된 이후 실시되지 않고 있다”면서 “농업인이 수해를 입지 않도록 추진하는 사업에 기초가 되는 자료인만큼 전국상습침수구역에 대한 조사와 자료 최신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 비축 배추 품위 저조...직배 과정 문제 발생

aT가 국민 식생활의 기초 품목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수매, 비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직배 배추의 대부분이 썩었으며 팩스로 선착순 신청을 받는 등 시대에 맞지 않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양수 의원은 “aT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김치공장에 직배물량 3894톤, 118만 포기의 배추를 판매했는데 배추의 대부분이 썩어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aT가 겉면을 도려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속이 썩은 배추도 적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보관한계일을 초과한 배추를 저장해 썩을 수밖에 없었으며 지난해 공급된 직배 배추는 160톤을 1kg에 1원에 판매했다”며 “썩은 배추 공급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삼석 의원은 “aT가 팩스를 통해 선착순으로 업체들에게 판매한 배추가 상품성이 좋지 않은 물량이 대거 포함되는 등 비축농산물 관리에 허점을 나타냈다”며 “상품성 하락으로 대금을 환불받은 비축 배추 물량은 2018년 207톤, 2019년 280톤, 지난달 기준 140톤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팩스로 신청을 받는 것은 내부지침에도 없는 자의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며 다섯 번 중복된 업체가 3개, 4번 이상 중복된 업체가 4개, 2번 이상 중복된 업체는 27개에 달하는 등 한 개 업체가 중복해서 물량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18세기도 아니고 팩스로 선착순 신청을 받는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이병호 aT 사장은 “팩스 선착순 방식은 이번에 처음 시도했으며 입금자 순으로 물량을 배분했던 전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라며 “신청기간을 설정한 후 추첨을 통해 배분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로컬푸드 직매장 적자 심각... 운영방법 개선해야

맹성규 의원은 “국고를 지원받아 설치된 124개 로컬푸드 직매장 중 41개가 적자매장”이라며 “로컬푸드 직매장이 소농들과 소비자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생각하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운영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맹 의원은 “aT가 직매장 경영활성화 지원을 위해 5억6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육지원, 홍보지원, 교육기관 운영, 컨설팅 지원 등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며 “소비자 구매편리성 제고를 위해 온라인플랫폼이나 근거리 배송 지원 방법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 농업정책보험 손해율 낮춰야

농업정책보험의 손해율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자연재해와 농작업으로 인한 농업인의 피해와 손실을 보존하고자 농업정책보험 제도 하에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수입보장보험, 농업인 안전보험, 농기계 종합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정책보험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보험금 지원률은 약 60~90%이다.

이와 관련 맹성규 의원은 “농업정책보험 중 수입보장보험의 경우 2018년 손해율이 765%,농작물재해보험과 농기계종합보험 손해율도 지난해 각각 186.2%, 123%로 올라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손해율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연태 농금원장은 “일부 농업정책보험의 손해율이 높은 것은 자연재해로 인한 영향이 크며 재해율에 따라 손해율의 등락도 달라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험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보험금 지급을 위한 안정적 예산확보장치를 마련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농림수산식품기술교육문화정보원]

# 농약 안전 사용 키트... 흡수성이 우수한 마스크 지급 논란

농림수산식품기술교육문화정보원에서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농약 안전사용 키트에 보안경, 장화, 방제복은 빠져 있는 반면 흡수성이 우수한 마스크나 쿨토시가 포함돼 구성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양수 의원은 “농정원에서 올해 농약허용기준 강화제도(PLS) 홍보사업으로 제작한 농약안전사용 키트 물품은 농약 계량컵, 팔토시, 마스크, 모자, 장갑, 휴대용 돋보기 등으로 농약 안전 사용지침과 전혀 맞지 않는다”며 “농약이 피부에 튈 때 흡수를 도와주는 얇은 마스크와 햇볕에 피부가 타는 것을 방지하면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일명 쿨토시, 팔토시가 포함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정부가 생색내기용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안전용품을 배포하는 것은 농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농약 사용 안전지침에 따라 키트 구성품 중 마스크와 보호장갑은 안전지침에 맞는 제품으로 교체하고 방제복과 장화, 보안경 등은 추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말말]

○…“그럼 안전경영추진단을 구성했는데도 4명이나 사망한 거네요.” - 산업재해 경감을 위해 농어촌공사가 지난해 안전경영추진단을 구성해 대응했다는 점을 강조하자 위성곤 의원이 반박하며

○…“aT는 왜 옵티머스에 투자 안했어요. 사내복지기금 규모가 56억 원 밖에 되지 않아 투자 관련 연락도 못 받은 것 아니세요.” - 권성동 의원(국민의힘, 강릉)이 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본 것을 지적하며
  
○…“신선농산물을 주로 판매해야 하는 해외 안테나숍에서 검역과 재고처리가 용이한 과자, 음료, 커피믹스, 즉석밥 등의 가공식품과 공산품을 주로 판매해 개인슈퍼마켓인지 안테숍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 해남·완도·진도)이 24개 해외 안테나숍 중 신선농산물을 판매하는 곳은 6개소에 불과하다고 꼬집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