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정감사]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옵티머스 펀드 사태·수입 농축산물 사용 등 농협 역할론 뭇매

2020-10-20     송형근·이문예 기자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이문예 기자]

농협 경영 악화에도 불구
직원 억대연봉자 비율 크게 늘어
'자기 배 불리기' 지적

낮은 가격에 납품 받고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아

농협유통의 양계농가 갑질 근절돼야

지난 1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사진 왼쪽)이 장철훈 농업경제대표이사(사진 오른쪽)와 함께 체크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동취재단]

지난 1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옵티머스 사태와 농협의 역할론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루며 국감장을 달궜다.

특히 역할론과 관련해서는 농업 현장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농협의 성과 나눠먹기가 주요 지적사항으로 제기됐다.


# 농업경영 악화 심화...농협직원 4명 중 1명은 ‘억대연봉자’

경영 악화로 어려운 농업인의 현실을 망각한 채 농협 직원들의 ‘자기 배 불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 영암·무안·신안)은 “농업인의 농업소득 비중이 줄고 도시근로자와의 소득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과 계열사의 당기순이익, 억대연봉자 비율은 크게 늘었다”며 “이 같은 사실에 농업인들이 얼마나 큰 박탈감을 느끼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서 의원은 “농협이 농업인의 지위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왔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1980년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의 비중은 65.4%였지만 지난해에는 24.9%로 40.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의 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도 95.7%에서 61.8%로 크게 감소해 도시근로자와의 소득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반면 농협과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2012년 7509억 원에서 지난해 2조5547억 원으로 3.4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억대연봉자 비율도 크게 늘어 2016년 전체의 11%에 불과했던 억대연봉자는 지난해에는 25%, 4명 중 1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의 최근 5년간의 1인당 성과급 지급액도 2배 이상 늘었다. 성과급은 2015년 155억 원에서 지난해 214억 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1인당 지급액으로 계산하면 약 400만 원에서 800만 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와 관련 정운천 의원(국민의힘, 비례)도 “‘농협은 신의 직장’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는데 억대연봉자 급증, 성과급 잔치 등은 농협의 설립 취지를 망각하는 것이며 농업인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의 농협은 ‘농업인을 위한 농협’이 아닌 ‘농협 직원을 위한 농협’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농협 하나로유통 前대표 1260억 넘는 허위 임대계약 도마위

농협하나로유통의 김모 전 대표가 1260억 원이 넘는 임대계약을 단독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선교 의원(국민의힘, 여주·양평)은 “2017년 1월 1일 취임한 김모 전대표가 2주후인 1월 17일 용인시 처인구 역북지구 소재 상가건물에 하나로유통이 신규 입점하는 임대계약을 보증금 60억 원, 연임대료 60억 원, 임대기간 20년 조건(1260억 원+α)으로 단독 체결했다”며 “이를 근거로 계약 상대방은 KB국민은행을 주간사로 하는 대주단에게 1250억 원의 부동산 PF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당시 하나로유통측은 해당 건물에 입점할 계획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김모 전대표의 계약체결은 사실상 사기행위”라고 질타했다.

임대계약의 문제로 김 의원은 이사회 의결 등 하나로유통 내부규정상 절차 생략과 사전 출점 검토시 부적합 판단, 계약서 원본의 미존재, 사전 검증없이 대출실행 등을 꼽았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은 김모 전대표가 참여한 사기행각일 가능성이 높다”며 “검찰수사를 통해 그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 농협 PB상품에 수입 농축산물 원료 사용...시정 촉구

농협의 자체 브랜드인 PB(자사상표)제품의 상당수에 국내산이 아닌 수입산 농축산물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정이 촉구됐다.

안병길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은 “농협 PB제품 985개 중 33%인 323개가 수입 농축산물 원료가 포함된 제품이다”며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오케이쿡’은 198개 중 56%인 110개 제품이 수입 농축산물 원료를 포함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이는 농업인들에 대한 배신 행위, 농촌을 무시하는 행위,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며 빠른 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서삼석 의원도 “코로나19로 인해 식량자급이 국가안보차원의 핵심 농정과제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내 조달이 가능한 원료를 수입 농축산물로 사용하는 것은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농협의 설립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국산원료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대책 등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옵티머스 사태에 질문 집중포화

이날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은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집중 추궁을 이어갔다.

이만희 의원(국민의힘, 영천·청도)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NH투자증권의 펀드 판매승인 이전에 옵티머스 관계자를 만난 적 있느냐”고 물었고, 정 사장은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이 사내 상품 담당자를 소개해 달라고 해 관련 쪽지를 넘겼다고 답변, 직원들에게 일종의 압박을 넣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왜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옵티머스의 자산보유 현황을 확인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는데, 이에 정 사장은 “사기적 운용을 방지하지 못한 것은 치명적 실수”라면서도 “판매사가 확인할 법적 자격이 없다”고 해명했다.


# 충남 배합사료 공동사업,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이달 초 사료 품질 제고와 계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협사료와 당진축협, 보령축협, 홍성축협이 추진하고 있는 충남 배합사료 공동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홍문표 의원(국민의힘, 홍성·예산)은 “농협이 추진하는 충남 배합사료 공동사업을 통해 충남 지역 축산업 기반 확대와 더불어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축협간 동반상생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농협 축산경제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환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지난 6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이후 연내 참여조합 총회 의결과 본 계약 체결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일 계획이다”며 “이번 공동사업 추진으로 품질 향상, 물류비 절감, 영업력 강화 등을 통해 충남지역 양축농가의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농협유통의 양계농가에 대한 갑질, 근절돼야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 인천 남동갑)은 농협유통이 양계농가들에게는 낮은 가격에 납품 받고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맹 의원은 “농업인과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농협유통이 안심계란 양계농가로부터 1년 내내 행사가로 계란을 납품받고 소비자들에게는 비싸게 판매해 중간 마진을 너무 많이 챙겨가고 있다”며 “농가들과 소비자들이 중심이 되는 공정유통거래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말말말]

△“빨대로(路)란 말 들어봤나. 농협 신경분리 이후 금융분야에서 돈 벌어 농촌으로 이익배당하는 것을 비아냥 거리며 직원들이 하는 말이다.”

정운천 의원(국민의힘, 비례)이 회원조합에 대한 배당 문제를 환기시키기 위해.

△“저는 이런 상황이라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것 같다.”

위성곤(더불어민주, 서귀포)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한 질의 중 옵티머스 사태의 피해 규모를 언급하며.

△“농산물이 이제 농협에서 사도 저렴하지 않은데. 알고 계십니까?”

최인호 의원(더불어민주, 부산 사하갑)이 농협의 소비자 편익이 2018년 기준 13억 원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산물과 일반 소매 농산물의 가격 차이가 적다는 것을 지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