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개량으로 높은 성적 달성한 ‘구암농장’
등심단면적 중심으로 꾸준히 개량에 매진…성공적 한우농장 일궈내 지난해 거세우 19마리 출하 1++ 등급63%·1+등급 이상 84% 1등급 이상 94%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성적…개량 성공 입증 가축 질병 청정농장 실현에도 솔선수범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30년 공직생활을 접고 소를 키우겠다고 했을 때 아내는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동명 구암농장 사장은 안정적인 노후가 보장되는 공무원의 길을 접고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다. 이 선택은 옳았다. 경북 영주에서 270마리 규모로 성공적인 한우농장을 일구고 있는 구암농장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보자.
#30년 공직생활 접고 한우농장 운영
어려서부터 목장운영이 꿈이었던 이 사장은 축산전문대학에 입학했지만 졸업 후 부모님의 뜻에 따라 경북 영주시청 축산과의 축산 공무원이 됐다. 축산 공무원으로 일한 30년은 농장 운영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 됐다. 아내 이상순 씨의 도움으로 농장을 임대해 한우 사육을 시작한 이 사장은 2007년 경북 영주시 문수면에 농장터를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다.
아내 이 씨는 “과수원과 다랭이 논밭을 매입해 3단계에 걸쳐 확장하고 가꾸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 15년여의 세월이 걸렸다”며 “농장을 새로 짓거나 사료 교체, 투자 등 크고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면 함께 숙고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2012년 구제역이 발생해 소값이 떨어져 축산업을 포기하고 폐업하는 농장들이 많았지만 부부는 농장을 확장하는 통 큰 결정을 내리며 구암농장이 획기적으로 커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개량으로 높은 성적 달성
이 사장은 등심단면적을 중심으로 꾸준히 개량에 매진해왔다. 지난해 거세우 19마리를 출하해서 1++등급 63%(전국 32%), 1+등급 이상 84%(전국 62%), 1등급 이상 94%(전국 88%)로 전국평균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개량의 성공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출하한 거세우는 육질 1++등급, 도체중 517kg, 등심단면적 135㎠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 사장은 그동안 등심단면적과 근내지방도에 중점을 둔 개량을 해 왔고 앞으로는 도체중과 등지방 두께 위주로 교배계획을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환경과 동떨어진 축산업은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농장 조경과 위생에도 생산성 못지않게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제가 축산 공무원일 때 추진했던 가축 질병 청정농장 실현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습니다.”
꽃이 만발하는 봄에는 친환경 구암농장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장은 한우산업과 지역 한우농가들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영주 지역 한우 경영인 단체인 우공회의 핵심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공회 개별 회원 농장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력을 키우고 우성사료는 회원 농가의 공통 분모를 찾아 서로가 만족하는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만 소 잘 키운다는 소리를 듣기보다는 정보와 기술을 공유해 궁극적으로 함께 잘 사는 한우 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사장의 최종목표는 한우 수정란 이식 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유전적 능력이 우수한 한우의 수태율을 높여 한우 농가의 수익향상을 통해 소 키우는 사람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하는 것이 이 사장의 진짜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