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2돌 특별기획/ 힘내라! 기자재산업-농약
농민 밀착 `필드마케팅''으로 승부
농약사용법서 병해충관리까지 `기술서비스''
`안전성''에 포커스 맞춘 `친환경·저독성 신제품''에도 기대
농약업체인 A사가 기존 제조업과는 별도로 유통전문조직을 신설하기로 해 관련업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이 업체는 나아가 유통전문조직의 역할에 따라 그 규모를 더욱 확대해 독립된 법인체로 분리한다는 계획이어서 농약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농약의 수요는 당해년도의 기상상태 등 여러요인에 따라 들쭉날쭉해 생산과 소비를 원활히 하기 위한 유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점을 고려해 볼 때 A사의 이같은 계획은 가히 `쇼킹''한 것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
최근 농약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는 단순히 병충해발생저하 및 벼 재배면적의 감소로 인한 농약수요의 급감때문이 아닌 생산과 소비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해 근 1년치의 재고가 쌓여있는데 기인한 것으로 이는 결국 농약유통의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라는 업계의 지적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특히 유통전문회사가 신설될 경우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부풀려진 농약가격의 현실화를 유도하는 것을 비롯해 농약판매상 몫으로 빠져나가는 판매장려금을 농민에게 되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농약산업 전후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 성장일변로를 추구해온 농약업계가 실직적인 농가서비스와 내실경영을 통해 질적성장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어있다고 할 수 있다.
농약업계에 팽배해 있는 위기감은 비단 A사뿐만이 아니다.
특히 2002년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농약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7%가량 줄어든 9300억원으로 떨어진데다 올해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모든 농약업체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영하를 밑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농약업계는 이에따라 A사와는 다르지만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대부분의 농약업체들이 불황타개책으로 선택한 방법이 필드마케팅.
정밀화학산업이란 특수성으로 제품개발에 한계를 느낀 업체들로서는 농가에게 얼마나 올바른 농약사용법을 알려주느냐와 병해충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등 기술적인 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신젠타코리아가 필드마케팅팀을 운영하며 현장을 발로뛰며 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거나 해결해주는 것을 비롯해 동부한농, 경농 등 모든 농약업체들이 기술보급팀을 운영, 이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그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농약업체들의 영업대상은 시중농약판매상이었으나 최근에는 농민과 밀착되지 않으면 영업을 할 수 없다”고 기술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농이 2년전부터 벌이고 있는 `농약안전사용캠페인''도 이와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농약업계는 이밖에도 친환경농약개발, 저독성농약개발 등 안전성을 강조하는 시대적조류에도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WTO/DDA농업협상, FTA체결 등 수입농산물의 개방확대, 농산물 과잉생산으로 인한 농가의 소득감소 등 국내농업의 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약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활로모색이 농약업계와 국내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