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협동조합 개혁 새로운 돌파구 찾나"

1999-05-25     김진삼
" 협동조합 개혁과 관련, 축협이 그동안 독립법인 관철이라는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비법인화 형태를 수용하는 새로운 안을 농림부에 제출함으로써 농림부와 축협간 앞으로의 협상이 주목받고 있다.

축협중앙회 집행부가 마련한 새로운 안은 통합중앙회의 명칭을 「농·축협중앙회」로 하고 통합중앙회내에 총회기능을 갖는 조합장 대표자회의 및 이사회 기능을 갖는 경영위원회 설치가 주요 내용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경입장을 견지해온 축협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종준·경북중앙낙협장)는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파크호텔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중앙회 집행부가 농림부에 제출한 새로운 안을 추인했다. 비대위는 그러나 협동조합 중앙회를 통합해 단일법인으로 하지만 반드시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농림부가 축협에 독립법인이 아니더라도 통합시 독자적인 예산권, 연합회장 선출권 등을 부여해 비법인이지만 사실상의 독립법인화를 제시했다는 언론보도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농림부는 이 보도와 관련 사실과 다르다며 곧바로 해명자료를 발표했지만, 축협이 보도내용과 상충한 비법인을 수용하는 새로운 안의 제시 시기가 맞아 떨어져 최고 책임자??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같이 지난달 30일 축협 총회에서 독립법인 축협연합회를 공식안으로 결의한 후 1주일만에 비법인를 수용한 축협의 입장 변화는 정부측에 명분을 주고 실리를 찾겠다는 새로운 돌파구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축협의 실리추구가 실현되기까지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협동조합 개혁에 중심축인 농협이 「농축협중앙회」라는 통합중앙회 명칭과 경영위원회 도입문제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축협노조도 집행부와 비대위 결정에 반발 독립법인 관철을 위해 파업까지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특히 지난 17일 임시대의원를 개최해 파업지도부를 구성하고 장기전에 돌입하는 한편 6월과 7월 법개정에 맞춰 파업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축협중앙회 집행부가 이같은 농협의 반대 움직임과 축협노조 반발을 잠재우고 얼마만큼 실리를 추구할지는 예상하기 힘든 실정이다. 다만 박순용 회장이 비대위에서 『새로운 안의 관철을 위해 회장직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박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진삼 jinsam@af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