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수산물유통 2-직거래는 시대의 대세(下)

2003-09-20     신성아

국내 대형유통업체들이 산지에서 직접 수산물을 확보하는 것이 다반사가 된 가운데 이제는 수입에까지 직접 뛰어드는 현상이 점차 확대되는 것도 또다른 변화다.
국내 대형 할인점들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남획으로 인한 연근해 수산물 부족으로 인해 수산물 수입이 점차 증가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할인점에서는 그동안 도매상을 통해 구입하던 수입 수산물을 직접 구매하고 나섰다.
실제로 도매시장, 대형 할인마트와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수산물의 비중은 갈수록 매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거래된 수입수산물은 8월말 현재 전체거래물량 6만5025톤중 1만9862톤으로 전체 거래량의 30.5%를 차지해 지난해 같은기간의 경우 전체거래물량이 6만8236톤중 수입물량이 1만6026톤으로 전체의 23.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7.1%포인트 수입산 거래물량이 늘어났다.

2002년 역시 2만5965톤으로 2001년 1만8684톤에 비해 배가까이 급증했다.
강동수산은 8월말 현재 수입수산물 거래물량이 1만100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39톤에 비해 964톤이 늘었고 금액도 20억원 정도 증가했다.
이처럼 수산물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 어업생산의 저조로 중국과 러시아 등 외국으로부터의 수산물 확보가 불가피한데따라 대형 유통업체들은 도매시장에서 납품형식으로 들여오던 것에서 탈피해 수입수산물 유통의 새로운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생태는 일본 아바시리 지역 혹은 태평양 무로란 지역에서 직접 수입하고 있고 연어는 시오자끼 지역에서 염처리 연어를 수입하고 있으며 무로란, 마찌마에산 등도 수입하고 있다.
장어는 보통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생태와 참조기, 부세조기 역시 중국산이 많다.
이밖에 인도네시아에서 블랙타이거와 화이트 새우등을 수입하고 있다.
2001아울렛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새우를 직수입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갈치, 노르웨이와 대만에서 고등어 등을 직수입하고 있다.

2001아울렛 정이권대리는 “현재 새우와 동태전 등 3~4개 정도만 직수입하고 있지만 앞으로 대중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품목을 신중히 선택해 점차 수입품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수입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이마트의 경우 2분기 대구 매출액이 2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0%이상 늘었고 명태는 5억5200만원의 매출을 기록, 38%이상 급증했다.
또한 민물장어는 18억7000만원이 판매돼 역시 10% 신장됐다.
이와관련 이마트 금석헌 과장은 “그동안 수산물 수입량이 적어 할인업체가 벤더 역할 정도에 그쳤으나 수입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통관업무를 제외하고 직접 수입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산물 직수입이 늘어나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금 과장은 “값싼 외국산이 국내산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일단 앞서고 국내산에 비해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충분한 이익을 낼수 있는 수입 수산물을 직접 수입할 경우 승산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는 달리 LG유통(주)에서는 그 동안 수입수산물을 직거래해오다가 최근 다시 업체를 통한 구매로 돌아섰다.
이에대해 LG유통(주)박승재 과장은 “현재 필리핀 등지에서 새우(대하)와 중국에서 낙지 등을 업체를 통해 구입하고 있다”고 밝히고 “직접 수입을 하면 많은 물량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보관료 등 경비가 발생돼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거래하던 업체가 갑자기 도산하거나 계약시 약정했던 생선의 품질이 아닌 경우가 많다”면서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직수입거래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과장은 “국내 수산물 자원 고갈로 인해 앞으로 수입수산물 직거래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는 분명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런맥락에서 롯데마트 등 적잖은 업체들이 수산물 직수입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상사(주)는 최근 가락동시장에 지정판매 대행업체를 두고 수입수산물 판매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상사의 이같은 행보에 따라 대형할인업체들이 수입 수산물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수산물유통 변화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