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계약재배물량 3배 확대…강원을 새로운 산지로 전략 육성
농식품부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 마련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과수산업 정책의 패러다임이 기후변화 대응 강화와 소비자 요구(needs,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기후변화 진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들이 부담없이 국산 과일을 소비할 수 있는 생산·유통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2024~2030)’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과수 생산액은 2022년 기준 5조8000억 원으로 전체 농업 생산액에서 10%를 차지한다. 정부가 그동안 고품질화를 중점 추진하면서 품질 경쟁력은 갖췄지만 주요 생산국 대비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재해 대응 등 기후변화 준비도 미흡한 상황이다. 여기에 도매시장 유통 비중이 여전히 50% 수준으로 유통 비용 상승, 가격 변동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크기·외관 중심의 재배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 1인 가구 증가, 식습관 변화 등 소비 추세를 생산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해 2월부터 과수산업 발전포럼, 생산자 간담회 등을 개최해 다양한 과제를 논의하고 지난 1월부터는 부내 개혁추진단을 구성하여 대책을 검토 이번에 최종 확정했다.
중장기 경쟁력 제고 대책에는 ‘기후변화 대응력과 경쟁력을 갖춘 과수산업’을 비전으로 △재해·수급 대응 역량 제고 △생산기반 확보와 생산성 제고 △유통구조 효율화 △소비자 선택권 다양화 등 4대 전략이 담겼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사과 재배면적을 3만3000ha 이상 유지해 생산량 50만 톤 이상을 확보하고 사과·배 유통비용을 10%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하고 있다.
주요 추진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사과·배 기준 현재 재배면적의 1~16% 수준인 3대 재해(냉해·태풍·폭염) 예방시설의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로 확충해 재해 피해를 31% 가량 절감시킬 계획이다. 또 사과·배 계약재배물량을 지난해 각각 5만 톤, 4만 톤 수준에서 2030년 생산량의 30% 수준인 15만 톤, 6만 톤까지 확대해 안정적인 수급을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미래 재배적지를 중심으로 생산성 높은 생산기반 조성도 이뤄진다. 이를 위해 미래 재배적지를 중심으로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한다. 20ha 규모의 특화단지는 내년에 신규로 5개소를 조성하고 2030년까지 전체 사과 재배면적의 4% 수준인 60개소(1200ha)까지 늘려 사과 생산량의 8%를 공급할 예정이다. 더불어 재배적지 북상에 따라 강원 등 새로운 사과 산지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2030년까지 정선·양구 등 강원 5대 사과 산지 재배면적을 931ha에서 2배 늘어난 2000ha로 확대하고 스마트 과수원 조성, 거점 농산물유통센터(APC) 건립, 강원 사과 브랜드화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와 산지·소비지 직거래를 확대해 유통 단계 단축을 통한 유통비용 절감도 이뤄진다. 사과의 경우 2030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유통 비중을 전체 거래의 15%까지 확대하고 직거래 비중도 22.6%에서 35%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지와 소비지 다양한 유통 주체를 규모화·조직화해 참여를 유도한하고 산지는 거점·스마트APC를 중심으로 취급 물량을 확대하고, 소비지는 중소형마트·전통시장 등의 수요 물량을 규모화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과수 산지 조직화의 주요 주체인 거점APC 24개소에 대해서는 선별·저장시설 등을 확충하고 취급 물량도 2배 이상 확대,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와 직거래의 핵심 주체로 육성할 계획이다.
1인 가구 확대, 다양한 제품 선호 등 소비 추세를 반영해 노란 사과(골든볼), 초록 배(그린시스) 등 신품종 시장 확대도 도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장 기술지도 강화, 홍보·마케팅 집중 지원과 함께 일상 소비용 중소과 생산 규모를 전체 면적의 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신품종·중소과 특성을 반영해 규격·표시제도를 개선, 제수용 중심의 크기 규격을 완화하고 소비자 관심이 높은 당도 등 품질 표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기후변화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우리 앞에 직면한 현실”이라며 “전국민이 국산 과일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올해 생육 관리와 중장기 생산 체계 전환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유통 구조 개선, 소비 트렌드 반영 등을 통해 국산 과일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