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한국종축개량협회 공동기획] 가축개량에서 찾은 인생역전기 ③안영삼 태영목장 대표
높은 생산성·강건성 두루 갖춘 젖소 생산이 목표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이론과 다른 현장에 어려움 많았지만
든든한 아버지 덕분에 위기 넘겨
“대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은 지역 축협이었습니다. 이표찍는 업무를 맡았었는데 농가와 직접 소통하며 소를 한 번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시작은 한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 평생을 낙농만 봐오던 제가 한우를 키우려니 어렵더라고요. 결국엔 2016년부터 아버지를 따라 낙농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큰 뜻을 이루자’는 뜻을 가진 태영목장은 안영삼 대표의 아버지 때부터 이어오고 있는 낙농 2세 목장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얼마나 고생하며 목장을 일궜는지 기억하고 있던 안 대표는 처음엔 목장을 이어받을 생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목장경영이라는 게 보통 결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며 “아버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3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개량 선도 농가로서 저력을 보이고 있다.
# 든든한 조력자, 아버지
안 대표는 목장 운영을 하기 전 낙농에 관한 공부를 위해 건국대 농축대학원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학술적인 내용을 배운 후 목장을 이어받기 위해 아버지 밑으로 들어갔지만 이론과 다른 현장 때문에 아버지와 많은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안 대표는 “낙농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농축대학원에 들어갔지만 현장은 달랐다”며 “필드 경험은 적지만 이론을 배운 나와 이론보단 필드 경험이 훨씬 많은 아버지의 의견 차이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단적인 예로 분만관리를 들며 “아버지는 젖소가 분만을 하면 새벽 2시가 됐던 새벽 1시가 됐던 무조건 현장으로 나가 송아지를 받고 수액을 달아줬다”며 “내일 수액을 맞춰도 되는데 그러지 않는 아버지를 보며 그게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제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며 지금 자기 모습에서 아버지가 보인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1세대와 2세대 사이의 갈등은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며 “이제는 아버지를 든든한 조력자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 내 목장에 대한 ‘운영 메뉴얼’ 숙지는 필수
안 대표는 앞으로 축산업에 뛰어들 후계자들을 위해 자신이 운영할 목장의 운영 매뉴얼을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선도 목장에 가서 견학을 하고 학교에 들어가 이론을 배우는 것은 나중 문제”라며 “일단 목장에 들어와 아버지의 운영 방법을 가장 먼저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안 대표는 운영 매뉴얼 숙지를 위한 방법으로 ‘SWAT’ 분석을 추천했다. 이는 기업의 강점과 약점, 환경적 기회와 위기를 파악해 효과적인 기업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분석 방법으로 안 대표 본인도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 적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그는 “내가 운영할 목장을 먼저 파악하고 난 뒤 공부를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외부에 있는 것들을 배웠을 때 목장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 최종 목표는 ‘밸런스 브리딩’
안 대표의 최종 목표는 젖소의 밸런스 브리딩이다. 높은 생산성과 질병에 강한 강건성, 쇼에 나갈 수 있는 생김새까지 두루 갖춘 젖소를 만드는 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밸런스 브리딩’이다.
그는 “젖소의 표현형만 보고는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유전체 분석 등을 통해 개량을 하고 있다”며 “젖소의 유두 배열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중요한 항목”이라고 전했다.
이어 안 대표는 젖소의 유두 배열에 대해 “유두가 너무 모이지 않은 유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언젠가는 태영목장에도 로봇착유기를 도입해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개량을 진행하고 있다”고 미래를 바라보는 개량을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