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한국종축개량협회 공동기획] 가축개량에서 찾은 인생역전기 ④ 유준우 용소목장 대표

개량·선형심사 참여·꾸준함…목장 성적향상의 ‘열쇠’

2024-07-16     김신지 기자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유준우 용소목장 대표가 목장의 소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근 목장 젖소들의 폐사가 이어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소들을 돌보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소들이 죽으니 힘들었죠.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다시 한번 꾸준하게 목장을 운영하는 게 힘든 일이구나 생각했습니다. 태어난 육성우를 잘 키워 목장 기반을 만들고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젖소 능력을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24세의 나이에 아버지가 운영하던 목장에 들어와 벌써 12년째 젖소를 키우고 있는 2세가 있다. 유준우 용소목장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용소목장은 그가 직접 인공수정까지 담당하면서 개량에 힘을 쓴 결과 대학에 다닐 때 700kg이던 쿼터가 현재 1톤900kg으로 크게 늘어났다. 목장 성적의 향상을 위해선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유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2023 코리아 홀스타인 스프링쇼'에서 주니어 챔피언을 수상한 '용소 까모 유닉스 272호'.

# 개량동호회가 이끌어 준 홀스타인품평회

용소목장은 ‘2023 코리아 홀스타인 스프링쇼’에서 주니어 챔피언에 오른 개량 선도농가로 유 대표가 품평회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바로 개량동호회에 가입하면서부터다.

그는 개량동호회인 ‘밀크마스터’에 가입해 정액 선발 기준, 개량과 관련된 정보, 좋은 소를 보는 눈 등을 배웠고 이를 용소목장에 적용해 발전하고 있다.

유 대표는 “처음 개량을 시작했을 때는 하다 보면 좋은 소가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며 “밀크마스터에 가입해 활동하며 신뢰도 높은 정액 사용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하게 되면서 좋은 소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량을 하다 보니 외형이 예쁜 소들이 착유량도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걸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개량해 홀스타인 품평회에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개량의 시작, 선형심사부터

유 대표는 대학 시절 실습으로 일한 목장에서 처음으로 정액을 담은 질소통과 선형심사 하는 모습을 보며 개량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그가 실습하던 목장은 품평회도 나가며 개량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곳으로 그 당시 인공수정마저 수정사에게 일임하던 용소목장과 확연히 달랐다. 유 대표는 그 모습을 보고 질소통과 정액을 구매하며 젖소 개량에 뛰어들었다.

그는 “개량을 시작하기 전 용소목장은 인공수정사가 지정하는 몇 천원하는 정액을 사용해 인공수정을 하고 있었다”면서 “계획교배는 물론 선형심사도 하지 않는 목장이었지만 실습을 통해 개량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개량에 있어서 한국종축개량협회의 도움이 컸다며 그 중 상반기와 하반기에 있는 선형심사가 가장 큰 도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형심사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우리 목장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선형심사를 받기 시작하면 이를 위해 번식에 소홀하지 않게 되고 젖소뿐만 아니라 목장 관리까지 신경 쓰게 돼 나태한 생각이 들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자신에게 있어 선형심사는 내 모든 치부를 보이는 것과 같아 항상 긴장된다며 목장 경영은 혼자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나태해지기 쉬운데 이러한 긴장감을 통해 꼼꼼한 관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 낙농업을 하는 동생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얘기가 있는데 바로 선형심사를 꼭 하라는 것”이라며 “선형심사를 하면 목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겨 처음 낙농업을 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아버지

유 대표가 대학을 마치고 돌아오자 그의 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이 유 대표에게 목장 관리를 맡겼다. 유 대표가 직접 정액을 선발하겠다고 했을 당시 아무런 말 없이 그의 결정을 존중해 준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그의 결정에 이의 제기 없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유 대표는 자신이 후계자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아버지의 지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목장을 맡기면서 아예 목장 출근을 하지 않아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고 알아서 해보라며 믿음을 줬기 때문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홀스타인 품평회 또한 아버지가 이해해 주지 않았다면 이어가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후계자로서 목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아버지의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