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농기평, R&D로 K-푸드테크에 날개를...650억 투자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 기술사업화지원 등 4개 사업 지원

2024-08-23     박세준 기자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전경

‘110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과거보다 훨씬 세심하게 취향, 체질, 가치 등 개인 맞춤형 소비를 요구하는 초개인화현상이 식품 소비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푸드테크(FoodTech)’ 산업은 첨단기술을 식품산업에 접목함으로써 식품시장의 초개인화를 실현하고 있다.

과거 소비 내역을 분석해 나의 취향에 가장 맞는 배달메뉴를 추천하거나 바쁠 때 편하면서 맛도 뛰어난 가정간편식(HMR),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고기 등 모두 푸드테크의 산물이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서 식품의 제조, 가공, 조리, 유통, 판매, 배달, 소비 등 식품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가치사슬 단계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3D프린팅, 생명공학(BT), 로봇공학 등 혁신기술을 접목한 분야다. 구체적으로 온라인플랫폼, 간편식, 식물성 대체식품, 메디푸드, 조리·서빙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식품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마켓컬리 등 유명 스타트업의 상당수가 푸드테크 기업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푸드테크는 식품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분야로 이미 자리매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푸드테크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61조 원에 달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일본 닛케이BP종합연구소가 2017년부터 내년까지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를 연평균 7% 성장, 3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는 등 전망이 밝다.

이에 정부는 202212월 푸드테크 산업 지원의 마스터플랜이라 할 수 있는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제4(2023~2027) 식품산업진흥 기본계획에 푸드테크를 5대 추진 전략 중 하나로 넣는 등 푸드테크 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 원활한 산··학 거버넌스를 위해 지난해 2월에는 농식품부 장관과 백현동 건국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푸드테크 산업 발전협의회가 출범하기도 했다.

 

# 농기평, 푸드테크 R&D 사업에 650억 투자

첨단기술을 응용하는 푸드테크 특성상 산업계는 연구개발(R&D)에 사활을 걸면서 관련 정책과 지원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식품 분야 연구관리 전문기관인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에 산··연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건 이 때문이다.

2009년 설립된 농기평은 R&D의 기획부터 성과 산업화까지 전 주기에 걸쳐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관의 능력 있는 연구자들이 농식품 산업 발전을 이끌 혁신 기술을 개발·확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다.

농기평은 푸드테크에 대해서도 농식품 산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서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노수현 농기평 원장도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깨끗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 새롭고 다양한 식문화에 대한 국민의 수요와 유통·전달체계 다변화 등의 트렌드에 부응하고 K-푸드테크 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지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올해 농기평이 주관하는 푸드테크와 관련된 R&D 사업은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 기술사업화지원 국제협력기반 수출농업 경쟁력강화 기술개발 농생명마이크로바이옴혁신기술기반구축이 있으며 네 사업의 올해 예산규모는 총 6491500만 원에 달한다,

·관의 각별한 관심에 힘입어 주목받는 R&D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엠테라파마()프로바이오틱스 기반 생애 주기별 인지능력 개선 제품 개발과제를 통해 장 미세환경 조절을 통한 인지기능 개선 효능을 가진 ‘MT104’라는 유익균 복합소재를 국내 최초 개발 성공했으며 2020~20212년간 누적 매출액 134억 원을 달성했다.

우리식품은 스팀조리 호환성 향상 및 전용푸드 개발과제를 통해 개발한 기술로 전통찜 방식의 스팀조리를 HMR로 상품화에 성공, 매출액 49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농기평의 푸드테크 R&D 성과는 케이푸드(K-Food)의 수출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상은 식물성 대체고기 제조기술 및 이를 활용한 수출전략형 한식기반 제품개발과제를 통해 식물성 대체고기를 활용한 수출전략형 만두를 개발,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 7개 국에 41톤을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에코맘의 산골이유식농업회사법인도 진공·저온 조리 기술을 이용한 면역증진 기능성 이유식 및 영유아 건강식품의 사업화과제를 통해 국산 유기농 소재를 활용한 면역증진 기능성 영유아 식품을 개발해 국내 대형 유통망 입점은 물론 미국, 호주 등지에 20억 원의 수출도 달성했다.

원광대는 수출용 파프리카 생산·품질관리 기술 및 수출 전략 모델 개발과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파프리카 수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는 농기평의 농식품 분야 R&D 사업 전문성에 기인한다는 게 기업인들의 평가다.

식물성 대체식품 스타트업 더플랜잇의 양재식 대표는 다른 기관에도 식품바이오기업이 지원받을 수 있지만 농기평은 농식품 분야에 특화돼 있어 농식품 업체들이 전문화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매년 동일한 사업 과제명을 가지고 연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등 기초개발 이후 응용개발이나 전문화 개발로 넘어갈 수 있는 체계가 있어 좋은 R&D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더플랜잇도 농기평과 함께 2019~2021비유전자조작(Non-GM) 육종, 빅데이터, 단백질 분획 기술을 활용한 국내산 육류 대체 원천 소재 및 제품 개발과제를 통해 100% 수입에 의존했던 대체육류 원료 개발, 육류대체 신규 제품화 7건 등 성과를 거둔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이 성과를 확대하기 위한 후속 R&D정전분리 장치를 활용한 식물성 단백질 분리 및 제품개발과제를 진행 중이다.

노 원장은 우리 농식품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식품소재, 메디푸드 개발 등 다양한 R&D 지원을 통해 미래형 혁신식품 기술개발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농수축산신문·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