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설 이후 과일류 수급·가격 전망

과도한 가격 상승 기대로 저장시 홍수 출하 우려 시세 살피며 적기에 출하해야

2025-02-11     이두현 기자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설 명절을 지내며 일반가정 내 과일이 많이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한파·폭설 등으로 과일 소비가 특별히 증가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산지에서 과도한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저장 물량을 갖고 있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살피며 지속적으로 출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난해 연이은 고온 등으로 배 작황이 부진해 설 명절 기간 배 가격이 급등할 것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실제 설 일주일 전의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 상품 7.5kg5만 원 중후반에서 거래돼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0%가량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석철 서울청과 과일부서장은 배 저장 물량이 그리 많지 않고 식당 등에서 배에 대한 기본 수요가 있는 만큼 가격은 어느 정도 지지가 될 것이라면서도 설 명절을 지내면서 가정 내 과일이 많아졌고 갑작스러운 한파가 들이닥치는 등 소비 시장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설 기간 배 소비가 예상처럼 원활하지 않아 중도매인들이 구매했던 배의 재고가 많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지난해산 배는 생육기 고온이 지속되고 강수량도 많아 저장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희 중앙청과 이사는 산지에서 가격 상승 기대만으로 저장 물량의 출하를 과도하게 늦추면 상품 감모에 따른 손해뿐만 아니라 막바지 홍수 출하로 인한 가격 폭락까지 발생할 수 있다시장 상황을 살피며 적정한 시세가 유지될 때 꾸준히 출하해야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과의 경우 설 명절 기간 정부의 대대적인 할인지원과 물량 공급 등으로 가락시장에서 설 전주 5kg 상품이 5만 원대 내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 원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사과는 소비도 원활하며 안정적인 수급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오히려 설 명절 기간 사과 저장 물량이 과도하게 시장에 공급돼 향후 수급 상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락시장의 한 유통인은 설 명절 시기 정부에서 사과 공급에 집중해 다소 과도하게 물량이 쏟아져 나와 산지 저장 물량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안다오는 7월 정도는 돼야 햇사과가 출하하기 시작할 텐데 3~4월부터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다소 급하게 상승할 수도 있는 만큼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 명절 만감류의 대표 주자인 레드향의 경우 설 대목장 출하 초반 반짝 가격이 높았지만 이내 kg1만 원대 아래로 떨어진 이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레드향 역시 지난해 고온 등으로 열과가 많이 발생하며 작황이 부진했지만 생산면적이 크게 늘며 전체 생산량 자체는 크게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수 서울청과 경매사는 기후 영향 등으로 레드향이 평년보다 숙기가 늦어지며 당도와 과즙 등 전반적인 품질이 하락하면서 설 명절 기간 소비가 원활하지 않았다이에 따라 설 이후에도 중도매인 점포에 레드향 재고가 많이 남아 하락한 시세가 회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레드향에 이어 성출하기를 맞는 천혜향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인머스캣은 설 명절 기간 가락시장에서 상품 2kg 기준 1만 원 이하에서 거래됐다. 산지에서는 2023년 샤인머스캣 가격이 다소 좋았던 것에 기대를 갖고 저장 물량을 늘렸으나 당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로 소비가 원활하지 않아 이달 초까지도 kg당 가격은 5000원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