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농식품업계 ESG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다②구리농수산물공사
농산물 안정적 공급·'과일 드림·사랑 나눔' 실천까지…ESG 경영 선도
[농수축산신문=이두현 기자]
구리농수산물공사는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유통과 시설 등을 관리·운영하기 위해 1997년 설립됐다. 2023년 기준 농산물 취급금액이 8110억 원에 달하며 수도권 동북부 지역 농산물 공급의 큰 축을 일임하고 있는 구리도매시장의 관리 주체인 만큼 국내 농산물 유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구리공사는 적극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해 농산물 유통 업계의 ESG 경영 정착을 선도하며 공기업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본지가 주최한 ‘2024 대한민국 농식품 ESG 경영대상’에서 ‘대규모 농산물 도매 거래, 관련 시설물 관리 조직으로서 조직 특성에 맞는 환경, 사회공헌, 거버넌스·투명경영 분야에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으로 모범적인 ESG 경영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구리농수산물공사의 ESG 경영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살펴봤다.
# ESG 경영 내재화 집중…중장기 목표 추진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민간기업에서 주도하던 ESG 경영을 공공기관에도 도입·실천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자 선도적으로 ESG 경영 실천에 도전했다.
2020년 안전보건시스템(ISO 45001) 인증을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10월에는 지속해서 준비하던 사업장폐기물 종량제를 전면 시행했다. 특히 2022년에는 ‘ESG 경영 추진단 운영계획’을 수립해 ESG 경영 도입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2023년 ‘일 중심 성과지향’으로 조직을 개편한 후 ESG 총괄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이민선 구리공사 경영기획팀장은 “ESG 경영이 생소한 직원들을 위해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내부직원평가에 ESG 지표를 신설해 ESG 경영 내재화에 힘썼다”며 “이제 ESG 경영 전담부서까지 생긴 만큼 ESG 경영 실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리공사는 올 한해도 구리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산지 농업인을 위해 출하 농산물의 제값을 받고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공영도매시장 본연의 역할을 다하면서 ESG 경영을 선도해 나가는 데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30% 감축 △폐기물 발생량 20% 감축 △중대재해 제로(ZERO)화 △사회적책임(CSR)·공유가치창출(CSV) 경영 내재화 △케이(K)-ESG형 경영정보 공개 △부정부패 ZERO 등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추진한다.
# 지역 아동 대상으로 도매시장 특성 살린 사업 진행
현재 구리공사에서 추진하는 업무 대부분이 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연결돼 있을 만큼 구리공사의 ESG 경영 실천은 높은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해 새롭게 시작한 ‘과일 드림·사랑 나눔’ 사업 역시 사후 평가 결과 지역 사회에서 매우 높은 호응도를 보이며 원활하게 정착하고 있다. 과일 드림·사랑 나눔은 구리공사, 구리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 사랑나눔단이 함께 힘을 모아 지역아동센터 16개소, 430여 명의 아동에게 일주일에 두 차례 제철 과일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또한 지난해 시작한 ‘구리도매시장 어린이 장터놀이’ 사업도 구리 관내 6~7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도매시장 견학과 마술놀이·시장놀이 등을 진행했다. 사업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구리도매시장을 둘러보며 농산물 유통 현장을 오감으로 느끼고 마술을 통해 흥미 있게 올바른 식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특히 모형화폐로 직접 농산물을 구매하는 경험을 제공해 어린이들이 경제관념을 형성하는 데도 이바지했다.
김진수 구리공사 사장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바른 먹거리에 대한 식생활 교육, 경제 교육 등을 진행하니 부모와 관련 기관 등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고 교육하는 것은 ESG 경영 실천의 핵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외 ESG 경영 실천의 긍정적인 결과물도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장폐기물 종량제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구리도매시장에서 발생하는 일반폐기물이 시행 전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더불어 최근 4년 연속 온실가스 감출 실적도 목표 대비 5% 이상 초과 달성했다.
[Interview] 김진수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
"구리시와 협의체 구성, '친환경급식 지원 사업' 추진"
“기업의 단기적인 이익만 고려하지 않고 사회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고 결정하는 것이 ESG 경영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특히 공영도매시장은 농산물의 수급 안정을 통해 농업인·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게 설립 취지인 만큼 ESG 경영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진수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공영도매시장의 ESG 경영 도입 필요성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그는 2023년 취임 초기부터 구리공사의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ESG 경영 도입을 총괄할 수 있는 부서를 지정해 ESG 경영 실천에 나섰다.
그 결과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폐기물 감소, 온실가스 감축, 지역 사회공헌활동 증진,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부정부패 제로 등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는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할 ESG 경영 과제로 ‘친환경급식 지원 사업’을 꼽았다.
김 사장은 “학교급식은 민간 위탁에서 공공성을 추구하는 공공기관 대행사업으로 전화되는 분위기로 친환경급식 지원 사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친환경급식 지원 사업은 친환경 농산물 소비를 촉진해 환경보호와 탄소 저감을 실천하는 친환경 농업의 성장을 도울 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농산물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건강까지 돌볼 수 있는 그야말로 ESG 경영의 혼합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구리공사는 지난해 ‘구리형 친환경급식센터 운영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해 사업 추진 근거를 마련했다. 구리공사는 올해 구리시와 함께 유관기관·학부모·학교 등과 이해관계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친환경급식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