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미국 식용콩 컨퍼런스

바이오연료 생산 주춤…불확실성 증폭·논지엠오 식용콩 관심은 '여전'

2025-03-25     안희경 기자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미국대두협회는 미국 식용콩의 파종, 작황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지난 17일 조선호텔에서 ‘미국 식용콩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약 15만 톤 가량의 콩이 생산됐다. 반면 식용콩 수입량은 29만1000톤 정도로 생산된 콩의 두 배가 수입됐다고 볼 수 있다. 수입되는 식용콩의 약 70% 가량은 미국식용콩으로 국내 식품산업에서 미국 식용콩의 수급과 작황 상황은 그만큼 중요한 정보가 되고 있다.

이에 미국대두협회는 매년 식용콩의 파종, 작황상황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17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미국 식용콩 컨퍼런스에는 네브라스카에서 식용콩을 생산하는 미국 농부를 비롯해 영양학자, 식용콩 공급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국 식용콩의 최신 정보를 교환했다.

이날 컨퍼런스 내용을 중심으로 향후 미국 곡물 시장의 향방을 가늠해 본다.

# 바이오 연료 생산 주춤, 트럼프정부 발 불확실성 가중돼

바이든 정부에서 생산량이 극대화되던 바이오연료는 최근 생산량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회사 스톤엑스의 알란 수더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대두 시장 전망’ 발표에서 중국의 수요가 둔화된 데다 미국내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에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섰지만 바이오 연료에 대한 정책 기조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란 수더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저탄소 기조로 대두유 착유 사업이 유리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소문에 불과하며 바이오 연료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중국 수요도 줄면서 대두유 수출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착유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 중서부 대두농가들의 재배면적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란 수더만 박사는 “15년 만에 미국 중서부의 재배면적이 변화될 수 있다”며 “종자 회사 데이터 등을 기초로 분석했을 때 옥수수 종자 판매가 늘고 대두 종자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중서부에서 이같은 변화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대두 공급량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 알란 수더만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다.

알란 수더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기후 리스크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두 공급량 부족현상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에서 대두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공급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촉발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에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대답을 내놨다.

알란 수더만 박사는 “최근 캐나다의 카놀라유 미국 수입이 늘어나고 이는 대부분 바이오 연료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산 대두유가 대체되고 있어 관세가 적용되면 대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요가 브라질로 옮겨졌을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트럼프 정부가 바이오 연료에 대한 가이드를 내놓고 있지 않아 대두생산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후이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대두 가격이 상승할 수 있고 과거 몇 년간 보지 못한 가격대로 진입할 수 있어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강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 논지엠오(Non-GMO) 생산량 감소에도 식용콩 관심은 여전

미국에서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윌 맥네어 미국대두협회 식용콩 디렉터는 미국의 논지엠오 대두 시장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발표, 큰 관심을 집중시켰다.

윌 맥네어 디렉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논지엠오 대두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식용콩의 재배면적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사료용 논지엠오 대두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지만 논지엠오 식용콩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며 “대부분 수출용으로 논지엠오 식용콩이 재배되고 있는데 대부분이 계약재배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논지엠오 대두의 경우 수확률이 떨어져 농부에게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선도계약 형태로 생산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윌 맥네어 디렉터는 “농부들이 논지엠오 대두를 재배할 때 데이터에 따르면 에이커당 8.8달러의 생산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논지엠오 대두를 생산하는 농부의 77%는 재배면적을 현재와 동일하거나 늘리겠다고 답했고, 재배면적을 줄이겠다고 답한 17%는 잡초문제 등 키우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답해 논지엠오 대두를 생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콩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의 혜택

미셸 브라운 SNI 박사는 ‘건강한 삶을 위한 콩’이라는 주제로 콩 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학술적으로 제시,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녀는 콩 식품이 심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탁월하며 중성지방, 나쁜 콜레스테롤 등을 조절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미셸 브라운 박사는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콩의 건강 기능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며 “미국 농무부에서도 확인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콩 음료를 24주 동안 섭취할 시 콩에 포함된 이소플라본이 피부와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확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대두를 60% 이상 사용했을 때만 부착할 수 있는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인증로고를 부착한 제품이 한국시장에서도 마케팅 효과를 거두면서 최근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인증로고를 부착,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식품업체 관계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박종현 공장장

박종현 아워홈 공장장은 “아워홈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패키징과 친환경 메뉴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며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인증 로고를 부착한 것도 그 일환으로 두부 제품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에 수출되는 두부 제품에도 로고를 부착,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시장에 각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대두 지속가능 인증로고를 붙여 매출이 26.9% 상승한 사조대림은 큐알코드를 제품에 삽입, 미국대두 홈페이지로 연결돼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희성 대리

유희성 사조대림 대리는 “미국대두 지속가능성 인증로고를 제품에 부착하고 매출이 상승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어 로고를 부착한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며 “친환경제품, 착한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그 그레빙 이사

 

[특별인터뷰] 그레그 그레빙 미국대두협회 이사

몇 대째 이어 농사를 짓고 있는 그레그 그레빙 미국대두협회 이사는 네브라스카에 정착해 대두와 옥수수, 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컨퍼런스에 미국 농부 대표로 참석, 미국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미국대두의 작황과 전망에 대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한 그레빙 이사의 발표는 많은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레빙 이사는 “네브라스카는 옥수수와 밀, 대두를 생산하는 미국내 주요 농업지역으로 팝콘용 옥수수 미국 최대 생산지로도 유명하다”며 “네덜란드에서 시작해 아이오와주와 캔자스주를 지나 1958년에 정착한 지금의 농장은 관계농업과 무경운, 피복작물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브라스카의 토양은 수분이 많지 않아 관계농업으로 농사를 짓는데 토지를 등급별로 나눠 다른 양의 물을 제공하고 비료가 필요 없는 지역이면 살포율을 줄이는 정밀농법으로 토지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지력을 보호하면서도 비료사용량은 줄어들고 헥타르당 수확률이 늘어나 환경과 생산성, 두가지 이득을 모두 볼 수 있다”며 “또한 정밀농법의 일환으로 오토스티어를 활용하는데 비료를 살포하지 않고 땅의 깊이를 조절해 옥수수 알갱이를 심는 방식으로 역시 환경도 생각하고 생산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피복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지력을 올리고 무경운으로 땅을 지키려는 친환경적 방법으로 무와 순무 등을 심어 토양에 스며들면 다음에 심는 작물의 뿌리가 잘 자라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이는 땅의 침식 작용을 완화하고 연중 재배가 가능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올해 53번째 농사를 짓고 있다는 그레빙 이사는 지속가능한 농법을 사용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위함이고 또 지금의 농업을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젊은 시절에 아시아 여행을 할 때 만난 사람이 계약서 보다는 직접 만나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충고했고 이는 나의 비즈니스 철학에 중심이 됐다”며 “한국의 소비자들을 직접 만난 것은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고 앞으로 한국의 소비자들이 보다 건강하고 품질 좋은 콩을 만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