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미래 농업을 위한 발걸음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지금 농업은 예전하고 다릅니다. 주변에 농부를 꿈꾸는 어린이가 있다면 부모님들도 적극 고려해보세요.”
주말을 맞아 아이와 함께 방문한 국립농업박물관. 우리 농업의 역사와 미래 농업을 엿볼 수 있도록 구성된 농업관에서 전시 해설사는 이같이 설명했다.
농업 생산비는 폭등하고 기후 위기로 재배의 불확실성은 증대되는 반면 농산물 가격과 소득에 대한 불안이 커져 어려워지고만 있는 농업의 현주소에만 집중하다 보니 농업을 통한 밝은 미래를 잠시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끄러움도 일었다. 말로는 식량안보와 미래 농업을 이야기하면서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에 지속가능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책무를 도외시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됐다.
농업의 미래가 정말로 밝은가에 대해 지금 농업·농촌의 현주소만을 두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래 농업의 방향성과 청사진은 조금씩 그려지고 있다. 편한 농사, 재해로부터 안전한 농사,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농업이 그 방향성이 되고 있다. 지금의 농업기술 역시 이러한 방향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 보급되고 있지만 아직은 상용화 단계라고 칭하기에는 많은 투자가 요구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얼마 전 대기업에 근무하다 ‘농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퇴사해 현재는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40대 농장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대기업의 제조시설에 익숙해져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설비들이 농업에서 첨단 설비가 되는 상황을 보며 성공의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농업 분야에 많은 성장 가능성이 깨어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는 말처럼 느껴졌다.
이처럼 농업계에서만 바라보는 농업·농촌의 모습과 외부에서 바라보는 농업·농촌의 모습은 큰 차이가 있다. 오히려 인류의 문명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여전히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농업을 농업계가 아니라 외부에서 보다 냉정하게 보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스스로 한계를 규정짓고 주저하고 있지만 우리가 꿈꾸는 농업·농촌의 미래는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의 도약 의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가끔은 고달픈 현재보다 희망찬 미래에 눈을 두고 발걸음을 재촉해봄직도 하다.